해변 쓰레긴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금보다 2배 비싼 '바다의 로또' 뭘까?

Awijaya13-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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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변에서 플라스틱 쓰레기처럼 보이는 덩어리가 발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겉모습은 흔한 돌멩이와 비슷했지만, 향유고래의 몸속에서 만들어지는 값비싼 천연 향료일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물질은 품질에 따라 금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고급 향수의 향기를 오래 유지하는 재료로 쓰여 '바다의 로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평범한 해변에서 발견된 의문의 덩어리는 과연 무엇일까.

해변에서 발견한 돌멩이의 놀라운 가격

미국 플로리다주 멜버른 해변에서 크리스틴 마빈 씨가 발견한 돌멩이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마빈 씨는 해변을 걷다가 흰색과 노란빛이 섞인 물체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바닷물에 떠밀려온 플라스틱 쓰레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손으로 들어보니 일반 돌멩이보다 가볍고 표면은 양초처럼 미끄러웠다.

마빈 씨는 이 물체가 향유고래의 몸속에서 만들어지는 '용연향(앰버그리스)'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집으로 가져와 물에 넣자 물체는 가라앉지 않고 떠 있었다. 뜨겁게 달군 바늘을 대었을 때는 표면이 녹으면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마빈 씨가 비슷한 물체를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두 차례 발견한 데 이어 세 번째로 용연향으로 추정되는 덩어리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용연향이 화제가 된 이유는 높은 가격이다. 일부 고품질 용연향은 1온스(약 28.35g)에 최대 1만 달러까지 거론된다. 1g당 약 353달러로, 환율에 따라 우리 돈 50만 원 안팎에 해당한다.

향유고래 몸속에서 만들어지는 희귀 물질

Shaiith-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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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연향은 향유고래의 소화기관에서 형성되는 밀랍과 비슷한 물질이다. 향유고래는 깊은 바다에서 오징어와 같은 해양생물을 잡아먹는다. 그런데 오징어의 입에 있는 단단한 부리 모양의 구조물은 쉽게 소화되지 않는다. 이러한 찌꺼기가 장 안쪽을 자극하면 주변에 기름기 있는 물질이 쌓이면서 덩어리가 만들어진다. 

모든 향유고래에게서 용연향이 발견되는 것도 아니다. 일부 개체에서만 형성되기 때문에 자연 상태에서 찾아내기 어렵다. 처음 만들어진 용연향은 검고 끈적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 냄새도 강하고 불쾌해 향수 원료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바다 위를 오랫동안 떠다니면서 모습이 달라진다. 햇빛과 공기, 바닷물에 노출되면서 표면의 색이 옅어지고 질감도 단단해진다. 처음에는 검은색이나 짙은 갈색을 띠다가 회색 또는 흰색에 가까워지기도 한다. 강했던 냄새도 서서히 줄어들면서 흙이나 나무를 떠올리게 하는 향이 나타날 수 있다.

명품 향수에 쓰이던 용연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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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연향이 오랫동안 귀한 재료로 취급된 이유는 향수의 향기를 오래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향수는 꽃이나 나무, 과일 등에서 얻은 여러 향료를 섞어 만든다. 향료마다 공기 중으로 날아가는 속도가 달라 뿌린 직후와 시간이 지난 뒤의 냄새에도 차이가 생긴다. 용연향은 향수에 소량을 섞어 다른 향료와 어우러지게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나는 잔향을 조절하는 재료로 사용돼 왔다.

용연향에는 '앰브레인'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성분 자체는 냄새가 강하지 않지만 공기와 빛에 노출되면서 생기는 물질들이 용연향의 향기에 관여한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냄새는 따뜻한 나무 향이나 흙냄새, 은은한 동물성 향 등으로 표현된다.

과거 향수 제조업자들은 용연향을 잘게 나눠 알코올에 오랫동안 담가두는 방식으로 향료 성분을 추출했다. 이렇게 얻은 액체를 소량씩 섞어 향수의 냄새를 조절했다.

해변에서 발견해도 마음대로 가져갈 수 없는 이유

용연향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해변에서 발견했다면 먼저 해당 국가의 법률을 살펴봐야 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향유고래가 보호 대상 동물로 지정돼 있어 고래에서 나온 물질도 법적 규제를 받는다. 미국에서는 관련 보호법에 따라 용연향을 임의로 수집하거나 보관하고 판매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이러한 규정은 과거 상업적인 포경으로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든 향유고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향유고래는 몸속에서 얻는 기름이 양초와 윤활유 등의 원료로 쓰이면서 오랫동안 대규모 포경의 대상이 됐다. 그 결과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었고, 현재는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오늘날 향유고래는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으며, 고래에서 얻는 물질의 거래도 여러 규정에 따라 관리된다. 다만 용연향에 관한 법률은 국가마다 차이가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해변에 자연적으로 밀려온 용연향의 거래를 허용하지만, 미국처럼 수집과 판매를 제한하는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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