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 속 항우의 고향에서 운하의 밤까지, 한국 여행업계가 걸어본 쑤첸 사흘

‘사면초가’와 ‘패왕별희’.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이 말들의 주인공 항우와 우희는 중국 강소성 쑤첸에서 태어났다.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여행업계 관계자와 인플루언서, 관광마케팅 관계자 등 21명으로 구성된 ‘한국시장 관광상품 개발 답사단’이 이들의 고향 쑤첸을 찾았다. 이번 방문은 쑤첸시 문화관광국이 관광지 입장료 등 현지 일정을 지원해 마련됐다.

◇ 초한지 이야기가 여행 코스가 되다

옛 성문을 지나 들어선 항왕고리에서 답사단을 가장 먼저 맞은 것은 우뚝 선 항우 조각상이었다. 안으로 들어가면 항우가 직접 심었다고 전해지는 회화나무와 항우의 옛집, 초한시대 이야기를 담은 전시관이 차례로 이어진다. 해설사의 설명에 따라 참가자들은 휴대폰을 꺼내 들며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인플루언서 임나영 씨는 “사면초가, 패왕별희 같은 말은 알았지만 그 주인공이 태어난 곳에 서 있다는 게 신기했다”며 “회화나무 앞에서 찍은 짧은 영상 하나로도 충분히 이야기가 된다”고 말했다.

여행사 플라이마이 정준남 대표는 “지금의 중장년층은 초한지를 읽고 자란 세대라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며 “역사 테마 상품의 첫 코스로 넣기 좋은 곳”이라고 평가했다.

◇ 술 익는 냄새 따라 걷는 양허

이어 찾은 양허주 문화관광구는 중국 백주 기업 양허의 술 빚는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산업 관광지다. 답사단은 술을 발효시키는 구덩이 수천 개가 늘어선 생산 현장과 ‘백년 지하 술 저장고’를 차례로 둘러봤다. 저장고 입구에 들어서자 짙은 백주 향이 코끝을 간질였고, 참가자들은 백주 향을 따라 저장고를 천천히 둘러봤다.

모아트래블 허도경 씨는 “중국 술을 마셔 본 사람은 많아도 만드는 곳을 직접 본 사람은 드물다”며 “견학과 시음을 묶으면 쑤첸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이 되고, 미식 여행 상품과도 잘 맞는다”고 말했다.

◇ 꽃밭 산책에서 운하의 밤까지

오후에는 삼태산 국가삼림공원의 약 153만㎡ 꽃밭을 거닐며 잠시 쉬어 가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운하 마을 조하진으로 향했다. 용왕묘행궁은 청나라 강희제 때 지어진 행궁으로, 건륭제가 강남 순행 길에 여러 차례 머문 곳이다. 건륭제의 시가 새겨진 팔각 정자와 300년 된 측백나무가 옛 모습을 지키고 있다. 바로 옆 조하룡운성에서는 우임금의 치수 이야기를 담은 5D 영상관 등을 통해 물길과 함께 살아온 이 지역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하루의 마무리는 물 위에서 펼쳐지는 실경 공연 ‘조하심몽’이었다. 어둠이 내린 물 위로 조명이 켜지고, 배와 배우들이 오가며 운하 마을의 옛 이야기를 풀어냈다.

인플루언서 김보라 씨는 “낮에 걸어 본 운하 마을이 밤에는 물 위 공연으로 다시 살아나 하루가 한 편의 드라마처럼 이어졌다”며 “야경 영상은 팔로워 반응이 특히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썬투어 허경화 씨는 “중국 지방 도시 여행은 저녁 일정이 비는 게 약점인데, 이런 야간 공연이 있으면 하룻밤 더 머물 이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 골프 휴양부터 가족 여행까지

23일 오전에는 삼태산 국가삼림공원 바로 옆 양허 멍즈란 골프장을 찾았다. 옛 광산 터를 정비해 2011년 문을 연 이곳은 중국의 유명 골퍼 장롄웨이가 설계한 27홀 규모의 구릉형 코스로, 12개의 천연 호수가 코스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2012년 ‘전국 10대 신규 골프장’, 2023년 ‘전국 100대 골프장’에 이름을 올렸다. 답사단은 코스와 인근 양신후 호텔을 둘러보며 골프와 휴양을 묶은 레저 상품의 가능성을 살폈다.

이어 분위기를 바꿔 자연과 동물을 만났다. 2025년 8월 문을 연 센디 야생동물세계는 300여 종의 동물이 사는 곳으로, 차를 타고 초원 구역을 달리는 사파리와 흰 사자 등이 인기다.

쓰훙 훙쩌후습지는 국가급 자연보호구로 지정된 넓은 호수 습지다. 240여 종의 새가 사는 곳이자, 동아시아와 호주를 오가는 철새들이 쉬어 가는 길목이다.

알파캠프 한상규 씨는 “역사 코스만으로는 가족 손님을 모으기 어려운데, 사파리와 습지를 넣으면 아이 있는 가족이 고를 만한 일정이 된다”며 “방학 시즌 상품으로 검토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 한국인이 다시 찾는 쑤첸으로

사흘 동안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관광지 사이의 이동 시간과 머무는 시간을 따지며 상품 구성을 검토했고, 인플루언서들은 현장에서 한국 여행객에게 소개할 콘텐츠를 촬영했다.

R2투어 정대삼 씨는 “쑤첸은 아직 한국인에게 낯선 이름이지만 역사·미식·자연을 한 번에 담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난징으로 들어와 쑤첸과 양저우를 함께 둘러보는 상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항에서 쑤첸까지 이동 시간은 상품을 짤 때 풀어야 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쑤첸시 문화관광국 치창칭 부국장(Qi Changqing)은 “쑤첸은 항우의 고향이자 운하와 호수, 백주 문화가 함께 있는 도시”라며 “아직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더 많은 한국인이 쑤첸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쑤첸을 찾는 여행객이 불편함이 없도록 여행사 대상 인바운드 관광 장려 정책을 내놓았고, 한국어 안내 자료를 만들었으며, 편안하고 편리한 교통을 지원하고, 외국 카드 환전·결제 서비스도 갖췄다”며 “이번 행사가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여행상품과 꾸준한 교류로 이어지도록 한국 여행업계와 계속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강소성 관광 마케팅센터 소개

강소성 관광 마케팅센터는 한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내국인 대상 관광 홍보 마케팅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국내에 강소성(장쑤성)의 다양한 관광 자원과 관광 매력을 알리며, 한중 관광의 교두보로서 양국의 해외 관광 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강소성 및 국내 관광 관계자와 함께하는 관광 설명회 및 포럼, 이벤트 및 행사를 진행하며, 온라인 홍보를 통해 한국인의 강소성 관광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언론연락처: 강소성 관광 마케팅센터 하성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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