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서 도구로, 도구에서 삶의 자리로… 기획전 ‘생각하는 손 - 연장하는 손’ 개최

아트노이드178(서울 성북구 삼선교로6길 8-5, B1)은 기획전 ‘생각하는 손 - 연장하는 손 / Thinking Hand - Extending Hand’를 10월 25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지원하고 씨앤피가 주최·주관하는 행사로, 도군, 유승호, 이종필, 한영권, 황동하 다섯 작가가 참여한다. 기획은 작가 한영권이 맡았다.

전시는 인간을 도구를 만들어 쓰는 존재로 규정한 ‘호모 파베르(homo faber)’ 개념에서 출발한다. 인류는 도구를 제작하고 사용하며 진화해 왔고, 그 중심에는 늘 손이 있었다. 손은 음식을 쥐고 무기를 들던 생존의 손이자, 붓을 쥐고 악기를 연주하는 창조의 손이다. 기도하고, 가리키고, 악수하고, 위로하는 손은 감정과 의지를 전하는 몸의 언어이기도 하다. 청각장애인에게 손은 보조 수단을 넘어 수어(手語)라는 시각 언어를 이루는 주된 소통 수단이다.

기획자는 손이 사람 자체를 가리켜 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영어 ‘manager’, ‘manual’, ‘manuscript’에는 ‘손’을 뜻하는 라틴어 ‘manus’가 들어 있다. 한자 ‘수(手)’도 가수(歌手), 목수(木手), 선수(選手)처럼 재주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이에 기획자는 예술가를 ‘예수(藝手)’라 불러 보자고 제안한다.

‘도구(道具)’라는 단어에 대한 새로운 읽기도 전시의 중심에 있다. 기획자는 한자 ‘도(道)’를 ‘생각하고 깨닫는다’는 뜻으로 읽고, ‘구(具)’는 두 손으로 솥을 받치는 모양에서 온 ‘손’의 뜻을 담은 글자로 본다. 이를 바탕으로 도구를 ‘생각하는 손’으로 풀이한다. 도구의 순우리말인 ‘연장’은 신체에서 갈라져 나온 제2의 손이자, 손의 능력을 늘이고(延長) 증폭하는 손이다. 도구는 손에 붙잡힌 포로가 아니라 독립된 자아다.

이번 전시는 손에 장애가 있는 기획자의 신체 경험과 인식에서 비롯됐다. 눈과 귀로 지각하는 세계만이 아니라 손에 도구를 쥐고 세계와 접속하는 일 또한 세상에 잠재된 진실과 새로운 질서를 마주하게 한다는 것이 전시의 문제의식이다. 손의 지문과 땀이 밴 도구에는 한 사람의 삶이 배어 있다. 손과 도구는 수단이자 표정이며 언어이고, 곧 ‘사람’이다.

기획자 한영권은 “빛이 사라진 곳을 지나려면 휘젓는 손과 도구가 필요하다”며 “이번 전시는 손과 도구를 맨 앞에 세워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을 새롭게 짜 보려는 시도다. 사람과 손, 도구는 서로에게 기대고 서로를 비추며, 기획자는 그 관계 속에서 ‘생각하는 손’이 사람을 다루고 창조하는 과정이 작품에서 고스란히 느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생각하는 손 - 연장하는 손’은 2026년 10월 20일부터 25일까지 성북구 일대에서 열리는 제1회 ‘2026 성북 아트위크(Seongbuk Artweek)’의 참여 전시이기도 하다. 성북구 내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 등이 함께하는 도시형 통합 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관객은 손과 도구, 그리고 사람의 삶을 되묻는 이번 전시를 더 깊이 만나볼 수 있다.

씨앤피 소개

2013년 서울문화재단 신당창작아케이드 레지던시 입주를 계기로 출발한 씨앤피는 미술을 전공한 작가들이 모여 저마다 독특한 생각과 감성으로 상호 간에 발생하는 이견과 공감이 가져다주는 역동성을 위해 가변적으로 협력 작업을 하는 단체다.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디자인, 건축, 공예 등 타 장르와 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작가 구성이나 내용의 지속성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비슷한 관심사가 생겼을 때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이 자연스럽고 익숙한 단체다.

언론연락처: 씨앤피 한영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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