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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
▲질의 중인 복기왕(국회 국토교통위원회·충남 아산갑) 국회의원 모습. /사진-복기왕 의원실[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토교통부 소관 공공기관에서 금품을 받고, 공금을 빼돌리고,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는 등 이른바 ‘돈 비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납품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발주 예정 자료를 넘기거나, 공사 법인카드로 가족·지인과 수십 차례 식사를 하는 등 ‘공공기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반복되고 있지만, 일부 중대 비위에 대한 징계 수위가 솜방망이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복기왕(국회 국토교통위원회·충남 아산갑) 국회의원이 국토교통부 소관 공공기관 17곳의 징계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4년 1월부터 2026년 5월까지 경제비위로 징계받은 사례는 모두 52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5년 9월 이후 최근 9개월 동안에만 18건이 발생하면서 ‘공공기관의 경제비위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 52건 중 29건이 ‘금품·향응’…공금 유용도 10건
기관별로 보면 LH가 20건으로 전체의 38.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국가철도공단, 한국국토정보공사, 코레일네트웍스가 각각 6건으로 나타났다.
비위 유형별로는 금품·향응 수수가 29건(55.8%)으로 절반을 넘었다.
공금 유용·횡령도 10건에 달했으며, 무허가 겸직 7건, 급여·수당 부정수급 6건이 뒤를 이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징계 강도가 높은 중대 비위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52건 가운데 ‘38건(73.1%)이 중징계’로 분류됐다.
전체 징계 건수 734건 가운데 경제비위는 7.1%에 불과했지만, 전체 파면 27건 가운데 경제비위가 13건(48.1%)을 차지했다.
그만큼 공공기관이 경제비위를 중대한 문제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문제는 ‘적발과 징계 이후에도 비위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17개 기관 가운데 11곳에서 경제비위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후 징계만으로는 공공기관 내부의 경제비위를 차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 LH 직원, 납품업체 돈 받고 발주정보 넘겨
사례는 충격적이다.
LH의 한 과장은 납품업체로부터 1,000만원을 받고 해당 업체에 발주 예정 자료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납품업체로부터는 9차례에 걸쳐 3,399만원을 무이자로 빌려 약 498만원 상당의 이자를 아낀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직원이 업무상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특정 업체에 이익을 제공하고, 금전적 이득까지 취한 셈이다.
두 사례 모두 파면 처분을 받았다.
■ “내 돈처럼 썼다”…LH 법인카드 77차례, 1,584만원
공사 법인카드를 사실상 개인카드처럼 사용한 사례도 적발됐다.
LH의 한 팀장은 2021년부터 2024년 3월까지 집 근처 식당과 카페에서 가족·지인과 식사하면서 공사 법인카드를 77차례 사용해 총 1,584만원을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실수가 아니라 장기간 반복된 사적 사용이었다.
한 번 결제할 때마다 평균 약 20만원을 사용한 셈이다.
이 직원 역시 파면됐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의 법인카드가 가족 외식과 사적인 식사비로 전용된 것이다.
■ 도로공사 대리, 주식정보 대가로 170만원
한국도로공사에서는 주식투자 정보 등을 제공하는 대가로 돈을 받은 직원이 적발됐다.
한 대리는 동료 직원 2명과 일반인 1명에게 주식투자 정보 등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17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해임됐다.
공공기관 직원의 업무상 지위와 정보를 사적인 경제적 이익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공직윤리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 ‘가명 골프·번호판 가리기’까지…그런데 징계는 감봉 2개월
국가철도공단에서는 더욱 황당한 사례가 드러났다.
한 처장은 직무관련자로부터 골프 비용을 제공받으면서 골프장 사용등록부에 가명을 적고, 자신의 차량 번호판에 흰색 테이프를 붙여 신원을 숨긴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관련자와의 골프 접대를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흔적을 감추려 한 것이다.
그런데 올해 2월 내려진 징계는 ‘감봉 2개월’에 그쳤다.
공단의 또 다른 사례에서도 올해 5월 국무조정실 점검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한 본부장은 공단 예산 77만원을 임의로 사용하고 직원에게 부당한 지시를 했으며, 한 부장은 물품 구매 예산 150만원을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에게 내려진 징계 역시 ‘정직 1개월’이었다.
■ “중대 경제비위, 징계만으로 끝내선 안 된다”
이번 자료가 보여주는 핵심은 단순히 비위 건수가 많다는 데 있지 않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에서 업무상 권한과 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하는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금품수수와 공금횡령, 법인카드 사적 사용, 납품업체와의 부적절한 거래 등은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직접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다.
더욱이 일부 사례에서는 비위의 고의성이 강하게 의심되는 행동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징계가 내려지면서 ‘징계가 비위를 억제하는 충분한 장치가 되고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 복기왕 “국민 세금과 공공 신뢰 훔치는 행위”
복기왕 의원은 이번 결과를 두고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복 의원은 “공공기관의 경제비위는 국민 세금과 공공 신뢰를 훔치는 행위”라며 “묵묵히 현장을 지키며 성실하게 일하는 대다수 직원들의 명예가 일부의 일탈로 함께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위 직원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복 의원의 주장이다.
반복되는 경제비위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기관별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비위 적발 이후 징계뿐 아니라 ‘사전 예방과 상시 감시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 “금품수수·공금횡령은 한 번이면 퇴출”…무관용 원칙 촉구
복 의원은 무엇보다 ‘금품수수와 공금횡령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강조했다.
복 의원은 “성실한 직원이 허탈해지지 않도록 금품수수·공금횡령은 한 번만 적발돼도 퇴출하는 무관용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의 경쟁력은 거창한 조직개편보다 국민 세금 한 푼을 투명하게 쓰고, 업무상 취득한 정보를 사익에 이용하지 않는 기본 원칙에서 시작된다는 지적이다.
■ ‘52건’이 던진 경고…공공기관 신뢰 회복이 관건
이번에 확인된 52건의 경제비위는 공공기관 전체 직원들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대다수 직원들이 원칙을 지키며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직원의 일탈이 ‘기관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은 국민의 세금과 공공자산을 관리하고 국가 주요 인프라를 책임지는 기관이다.
따라서 법인카드 한 장, 납품업체와의 만남 한 번, 업무상 취득한 정보 하나까지도 ‘국민의 재산과 직결된다는 엄격한 윤리의식’이 요구된다.
받고, 빼돌리고, 몰래 벌어온 돈의 대가는 결국 국민이 치른다.
52건의 경제비위가 던진 경고는 분명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적발 후 뒤늦은 징계가 아니라 ‘비위가 애초에 발생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강력한 내부통제와 실효성 있는 무관용 원칙’이다.
성실하게 일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이 허탈해하지 않고, 국민이 공공기관을 다시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이번 국토부 소관 공공기관 경제비위 실태가 던진 가장 무거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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