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 경쟁력 세계 12위로 ‘껑충’…ICT 1위·여권 파워 2위

[투어코리아=유경훈 기자] 대한민국의 관광산업 경쟁력이 세계 12위까지 올라섰다. 정보통신기술(ICT) 준비 수준은 세계 1위를 기록했고, 여권 경쟁력도 2위에 올랐다. 반면 호텔과 단기 임대 숙소 등 가격경쟁력과 관광 분야 정부 지출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아 개선 과제로 남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25년 관광발전지수(TTDI)에서 한국이 평가 대상 110개국 가운데 종합 1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재산출된 2023년 순위 13위보다 한 계단 상승한 결과다. 당초 2023년 한국의 종합 순위는 14위였지만, WEF가 원자료와 기존 값을 조정하면서 13위로 수정됐다.

세계경제포럼은 2007년부터 각국의 관광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과 경쟁력을 평가해 왔다. 2021년에는 기존 관광경쟁력지수를 개편해 환경과 사회적 영향 등을 보다 폭넓게 반영하는 관광발전지수로 전환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글로벌 전환기, 문화가 이끄는 공동번영·공동성장을 주제로 열린 2026 세계경주포럼 개막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사진-문체부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글로벌 전환기, 문화가 이끄는 공동번영·공동성장을 주제로 열린 2026 세계경주포럼 개막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사진-문체부

한국, 5대 평가 분야 모두 순위 올라

올해 한국은 관광발전지수를 구성하는 5개 평가 분야에서 모두 순위가 상승했다.

가장 큰 변화는 ‘관광의 지속 가능성’에서 나타났다. 2023년 20위였던 순위가 올해 13위로 7계단 뛰었다. 이 분야는 환경 문제뿐 아니라 관광산업이 고용과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 관광수요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자연과 문화자원, 기업 출장과 교육 목적 관광 등을 평가하는 ‘관광 자원’ 분야는 2계단 상승한 14위를 기록했다.

관광사업을 운영하거나 투자하기 좋은 여건을 평가하는 ‘환경 조성’은 18위, 교통시설과 관광 서비스 수준을 살펴보는 ‘인프라 및 서비스’는 25위에 올랐다. 두 분야 모두 2023년보다 한 계단씩 상승했다.

정부 관광정책과 예산, 관광통계, 항공·여권 경쟁력, 여행 비용 등을 포함하는 ‘관광정책 및 기반 조성’ 분야 역시 한 계단 오른 47위를 기록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글로벌 전환기, 문화가 이끄는 공동번영·공동성장을 주제로 열린 2026 세계경주포럼 개막식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 사진-문체부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8일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글로벌 전환기, 문화가 이끄는 공동번영·공동성장을 주제로 열린 2026 세계경주포럼 개막식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 사진-문체부

ICT 준비 수준 세계 1위…문화자원도 10위

세부 평가에서도 한국의 강점이 드러났다. 관광발전지수를 구성하는 17개 부문 가운데 10개 부문의 순위가 2023년보다 상승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준비 수준’은 세계 1위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육상·항만 운송 인프라’와 ‘비레저 자원’은 각각 9위를 기록했고, ‘문화 자원’도 10위에 올라 총 4개 부문이 세계 상위 10위권에 포함됐다.

전체 102개 세부 지표로 범위를 넓히면 한국이 세계 10위 안에 들어간 항목은 27개였다.

이 가운데 6개 지표는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환경 조성 분야에서는 조직적 폭력, 기본 위생시설 이용률, 기본 식수 이용률, 병상 밀도 등 4개 지표가 1위에 올랐다.

관광의 지속 가능성 분야에서는 에너지 효율 규제가, 관광정책 및 기반 조성에서는 관광통계 제공의 적시성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해외 관광객 입국 계절성’은 2023년 33위에서 올해 4위까지 뛰어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특정 계절에 방한 외국인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현상이 완화되고 관광수요가 이전보다 안정적으로 분산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권 파워’ 세계 2위…해외여행 경쟁력도 강점

한국 여권의 경쟁력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가별 여행 자유도와 국제적 신뢰도를 반영하는 ‘여권 파워’는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월별·분기별 관광통계를 얼마나 신속하게 제공하는지를 평가하는 지표에서도 최상위권에 올랐다.

ICT와 교통 기반, 문화자원, 여권 경쟁력 등 관광객의 이동과 여행 편의를 뒷받침하는 인프라 측면에서 한국이 비교적 높은 경쟁력을 보인 셈이다.

호텔·숙박 가격경쟁력은 ‘50위권 밖’

전체 순위가 상승했지만 과제도 뚜렷했다. 관광정책 및 기반 조성 분야를 구성하는 12개 세부지표 가운데 세계 10위권에 들어간 항목은 2개에 그쳤다.

특히 가격경쟁력 부문의 호텔, 구매력 평가, 휘발유, 단기 임대 숙소 가격경쟁력 등 4개 지표가 모두 50위권 밖에 머물렀다.

정부 전체 예산에서 관광 분야에 투입되는 지출 비중은 76위에 그쳤으며, 항공 서비스 협정 수는 62위, 관광객이 느끼는 환대 수준과 관련한 환대 평판 지수는 65위였다.

문체부는 이 같은 결과가 관광 분야 재정 투자 확대와 항공 자유화, 관광객을 위한 환대 서비스 개선 등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세계 관광발전지수 1위는 일본

2025년 세계 관광발전지수 종합 순위에서는 일본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미국이 2위, 스페인이 3위, 호주가 4위, 프랑스가 5위를 기록했다. 독일 6위, 영국 7위, 중국 8위, 스위스 9위, 이탈리아가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르투갈이 11위를 기록했고 대한민국은 그 뒤를 이어 12위에 자리했다. 싱가포르는 13위, 캐나다는 14위였다.

다만 종합 순위가 높다고 모든 평가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은 아니었다.

스위스는 종합 순위 9위지만 ‘환경 조성’과 ‘인프라 및 서비스’ 분야에서 각각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관광정책 및 기반 조성에서는 종합 23위인 인도네시아가 1위를 차지했다.

관광 자원 분야에서는 중국이, 관광의 지속 가능성에서는 칠레가 각각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중국의 종합 순위는 8위, 칠레는 35위였다.

선진국은 인프라, 다른 국가는 가격·관광자원 강점

국가별 경쟁력의 특징도 달랐다. 세계경제포럼의 세부 분석에 따르면 1인당 소득이 1만3935달러를 넘는 고소득 국가는 기업환경과 안전·보안, ICT, 교통시설처럼 관광산업을 뒷받침하는 기반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기타 국가들은 자연·문화 등 관광자원이나 여행비용을 비롯한 가격경쟁력처럼 관광객을 직접 끌어들이는 요소에서 상대적인 강점을 보였다.

‘K-관광’ 세계 10위권 진입, 남은 과제는

한국은 종합 순위 12위까지 올라오면서 세계 관광 선도국과의 격차를 좁혔다.

특히 ICT와 교통 인프라, 문화자원, 여권 경쟁력처럼 한국 관광의 기본적인 여행 환경은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속가능성 순위가 20위에서 13위로 크게 오른 점도 눈에 띈다.

반대로 관광객이 실제 여행 과정에서 체감하는 비용 부담과 환대 서비스, 관광 분야 정부 투자 등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나타났다.

강정원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실장은 “이번에 발표된 관광발전지수의 종합 순위뿐 아니라 세부 분야와 부문별 결과를 통해 ‘K-관광’의 장단점을 상세히 분석하겠다”며 “우수한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는 발전시키고 개선이 필요한 지점은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5 세계경제포럼 관광발전지수 전체 순위 / 표-문체부2025 세계경제포럼 관광발전지수 전체 순위 / 표-문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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