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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
[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유통업계의 마케팅 무대가 온라인과 대형 매장을 넘어 골목과 축제, 지역 맛집, 러닝 코스까지 넓어지고 있다. 이른바 ‘로코노미(Local+Economy)’가 상품 개발을 넘어 오프라인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
엠브레인이 진행한 ‘2025 로코노미 활용 식품 관련 U&A 조사’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응답자의 81%가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향후 관련 식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83.5%에 달했다.
최근 유통업계는 이런 관심을 실제 방문으로 연결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영화제에 맞춘 한정 커피가 등장했고, 수원에서는 45년 된 지역 치킨집과 대형 식품기업이 손을 잡았다. 서울 해방촌에서는 주민과 상인이 만드는 축제에 글로벌 음료 브랜드가 참여했고, 파주에서는 치킨과 탄산음료 브랜드가 러닝 행사를 연다. 성수에서는 오피스 저층부 자체를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찾는 대형 푸드라운지로 만들었다.
부산 영화제에서만 맛본다…네스프레소의 ‘한정 커피’
네스프레소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스폰서로 참여해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두레광장에 브랜드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단순히 커피를 제공하는 협찬 방식과는 다르다. ‘버츄오 클라우드 월드’를 콘셉트로 구름 형태 의자와 분홍색 관람차 오브제, 포토부스, 럭키드로우 공간 등을 설치해 영화제 방문 자체가 브랜드 경험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만 현장에서 판매하는 한정 레시피 커피 2종이다. ‘애플 클라우드’는 시즌 한정 ‘시나몬 애플 크리스프향 커피’에 솜사탕을 더했고, ‘솔티드 팝콘 라테’는 영화관을 대표하는 간식인 팝콘을 커피 메뉴로 재해석했다. 장소와 행사의 성격을 메뉴에 그대로 담은 셈이다.
커피 구매 고객에게 머신과 액세서리 등을 받을 수 있는 럭키드로우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공식 계정을 팔로우한 방문객에게 팝콘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브랜드 접점은 영화의전당에만 머물지 않는다. 네스프레소는 두레광장 외에 더블콘 게스트 라운지와 벡스코 ACFM 카페테리아에서도 커피 공간을 운영하며 영화 관람객과 영화산업 관계자를 만나는 접점을 넓혔다.
45년 수원 노포와 오뚜기가 만났다
오뚜기는 지역 상권의 오래된 맛집 자체를 브랜드 협업 무대로 선택했다. 수원에서 45년간 영업해온 치킨 전문점 ‘진미통닭’과 손잡고 ‘오뚜기카레 통닭’과 ‘진짬뽕 통닭’ 등 협업 메뉴 2종을 선보였다.
오뚜기카레 통닭은 카레 소스를 치킨에 버무렸고, 진짬뽕 통닭은 진짬뽕 특유의 해물 풍미를 치킨에 더했다.

전국 어디에서나 동일하게 판매하는 신제품 대신 수원의 지역 맛집을 찾아가야 경험할 수 있는 메뉴라는 점에서 로컬 마케팅의 성격이 뚜렷하다. 두 메뉴는 올해 말까지 진미통닭 매장에서 판매된다.
오뚜기와 진미통닭은 오는 10월 16일부터 열리는 수원 통닭거리 축제에도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지역 유명점과 식품 브랜드의 협업을 매장 판매에서 끝내지 않고 지역 대표 축제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해방촌 음식점 30곳과 손잡은 코카-콜라
서울에서는 동네 전체가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무대가 됐다.
코카-콜라는 지난 9월 용산구 해방촌에서 열린 주민 주도형 축제 ‘2026 HBC 해방위크’ 공식 파트너로 참여했다.

해방촌 상인회가 주최하고 지역 기반 마을기획사 ‘풍류회’가 주관한 행사로, 음식과 음악, 영화, 아트, 러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골목 곳곳에서 펼쳐졌다.
코카-콜라가 지역과 손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지난해 신흥시장 상인들과 시작한 ‘코카-콜라 X 신흥시장’ 프로젝트를 올해 해방촌 일대로 확장했다.
축제 기간에는 해방촌 음식점 30여 곳이 참여했다. 각 매장의 대표 음식과 코카-콜라를 함께 구성한 콤보 세트 ‘해방메뉴’를 선보여 소비자가 여러 가게를 직접 찾아다니며 동네를 경험하도록 했다.
무료 거리공연인 ‘코카-콜라 스테이지’를 비롯해 커뮤니티 러닝 지원, 아티스트와 함께한 벽화 작업도 진행했다. 특정 매장 하나가 아닌 상권 전체를 브랜드 경험의 공간으로 활용한 셈이다.
이번에는 파주로 달린다…멕시카나·펩시 5km 러닝
지역을 찾아야 하는 이유를 ‘먹거리’가 아닌 스포츠 경험으로 만드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멕시카나치킨은 펩시와 함께 오는 11월 7일 파주출판단지에서 ‘멕시카나런 with 펩시’를 개최한다.
코스는 파주출판단지 내 ‘지혜의숲’에서 출발해 가을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샛강 산책로를 잇는 총 5km다. 참가자는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선착순 500명을 모집한다.

37년 전통의 치킨 프랜차이즈가 소비자를 매장으로 부르는 대신 파주의 대표 문화공간과 산책로를 달리게 만드는 새로운 접점이다.
참가자에게 제공하는 패키지도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는 요소다. 레이스 전에는 나이키 티셔츠와 닭다리 치킨 타월, 치킨무 양말, 반다나, 스티커, 게토레이 파우더 등으로 구성된 스타트 패키지를 지급한다. 5km를 완주한 참가자 전원에게는 멕시카나 모바일 금액권 3만원권과 완주 각인 레코드캔, 시크릿 기프트도 제공한다.
김은섭 코치를 비롯한 20여 명의 러닝 크루와 크리에이터가 페이스메이커와 코치로 참여하며, 러닝 이후에는 DJ 공연과 멕시카나 치킨, 펩시를 즐길 수 있는 애프터 파티도 열린다.
러닝 행사를 단순 체육 이벤트가 아니라 먹거리와 음악, 굿즈가 결합된 하루짜리 브랜드 축제로 구성한 셈이다.
성수 오피스 300석 푸드홀…직장인 넘어 동네 소비자까지
로컬 접점 확대는 일회성 축제와 이벤트에만 머물지 않는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서울 북성수 지역의 프라임급 오피스 ‘스탈릿 성수N’ 저층부에 대규모 F&B 공간 ‘스탈릿 푸드라운지’를 12일 선보였다. 스탈릿 성수N은 지하 6층~지상 11층, 연면적 약 9000평 규모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스탈릿 성수N에 신규 리테일 공간을 조성했다. /사진-신세계프라퍼티지상 3층부터 11층까지는 G마켓이 사옥으로 사용하고,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외부 방문객도 이용할 수 있는 리테일 공간으로 구성했다. 오피스 부대시설을 입주 직원만 사용하는 폐쇄적인 공간으로 만들지 않고 인근 직장인과 지역 주민, 성수를 찾는 방문객까지 끌어들이는 상권으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1층에는 스타벅스와 베이커리 카페 ‘왓어브레드’가 자리한다. 왓어브레드는 크로와상과 모찌를 결합한 ‘크로찌’를 대표 메뉴로 내세워 11월 문을 열 예정이다. 지하 1층에는 외부에서 곧바로 들어갈 수 있는 오픈형 푸드홀을 조성했다. 약 300석 규모의 공용 좌석과 휴게공간, 라이브러리 특화 공간을 함께 배치해 식사뿐 아니라 만남과 휴식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푸드홀에는 총 11개 매장이 들어섰다. 한식 전문점 한미옥이 새롭게 선보이는 ‘석청by한미옥’, 딤섬을 중심으로 한 중식 브랜드 ‘정정’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대구 방촌시장의 로컬 맛집 ‘방촌떡볶이’도 성수로 진출해 떡볶이와 대구식 납작만두를 선보인다.
여기에 1970~80년대 서울 경양식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태평양돈까스’, 수제 솔티드버터 도우를 활용한 ‘라쿤피자’, 미국식 중화요리를 내놓는 ‘제프리웍’, 베트남 음식점 ‘까몬’ 등이 입점했다. 장어와 육회 등을 활용하는 ‘오치교반’, 일본식 메뉴를 판매하는 ‘계도’, 음료 브랜드 ‘라이미’, 이마트24도 함께 구성됐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오피스와 식음 공간을 결합해 북성수에서 업무와 일상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라이프스타일 오피스’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오직 여기서만' 로컬 한정 경험으로 소비자 발길 이끈다
최근 유통업계의 로컬 마케팅은 지역 이름을 제품 포장에 붙이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공통점은 소비자가 특정 지역을 직접 찾아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어디서든 같은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시대에 오히려 ‘여기에서만’, ‘이 기간에만’ 가능한 경험이 방문 이유가 되는 셈이다.
로코노미가 지역 농산물이나 특산물을 활용한 상품 개발에서 출발했다면, 최근에는 지역의 축제와 골목, 노포, 문화공간, 오피스 상권까지 브랜드와 소비자가 만나는 무대로 확대되고 있다.
유통업계가 소비자에게 상품을 가져가는 대신 소비자가 지역으로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 로컬이 새로운 유통 마케팅의 ‘목적지’로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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