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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감 질의 중인 김효숙 세종시의회 경제문화위원장.[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시민의 가계 부담을 덜고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세종시 지역화폐 ‘여민전’이 반복되는 선착순 충전 경쟁과 디지털 취약계층의 소외, 정책 효과 검증 부족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충전 혜택을 받기 위해 특정 시간에 휴대전화를 붙잡고 경쟁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실제 지역 소비와 소상공인 매출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운영체계를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종특별자치시의회 김효숙 경제문화위원장은 지난 12일 세종시 경제산업국을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여민전의 운영 방식과 재정 배분, 성과 평가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여민전이 시민의 가계 부담을 덜고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는 중요한 민생경제 정책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현재의 운영 방식이 정책 본래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분명하다. 얼마나 많은 돈을 충전했느냐가 아니라, 그 돈이 실제로 얼마나 사용됐고 골목상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느냐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 매달 반복되는 ‘충전 오픈런’…혜택도 디지털 능력 따라 갈리나
김 위원장이 먼저 문제 삼은 것은 매월 정해진 시각에 충전 신청이 몰리는 선착순 방식이다.
지역화폐 혜택을 받으려는 시민들이 특정 시간에 맞춰 충전을 시도하고, 발행 물량이 소진되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시민 불편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스마트폰과 모바일 앱 사용에 익숙한 시민과 그렇지 못한 고령층 사이에 정책 혜택의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오히려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에 따라 혜택을 받는 기회가 달라지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월별 발행 물량을 사전에 배분하고 충전 신청일을 여러 날로 분산하거나, 일정 기간 신청을 받은 뒤 배정하는 방식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어르신과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오프라인 신청 창구와 충전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방안도 함께 주문했다.
지역화폐는 시민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정책 효과가 커진다. 충전 경쟁을 줄이고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단순한 이용 편의 개선을 넘어 지역화폐 혜택의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제라는 설명이다.
■ 충전액만 늘면 성공인가…실제 소비·매출 효과 따져야
여민전의 성과 평가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발행액이나 충전액만으로 정책 성과를 판단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사용률과 소비 패턴, 소상공인 매출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전된 금액 가운데 실제 사용된 비율은 얼마인지, 충전 이후 사용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잔액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여민전 사용이 기존 현금이나 카드 결제를 단순히 대체하는 데 그치는지, 아니면 시민의 추가 소비를 유도해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지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화폐의 궁극적인 목적은 충전 실적을 높이는 데 있지 않다. 시민의 소비가 지역 안에서 이뤄지고, 그 소비가 동네 상점과 영세 소상공인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김 위원장의 문제 제기는 여민전 정책이 양적 확대 중심에서 실질적인 경제 효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로 풀이된다.
■ 모든 가맹점에 똑같이 주기보다 영세 상인에게 더 두텁게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차등 캐시백 도입도 핵심 제안으로 제시됐다.
김 위원장은 국비 지원이 확대되더라도 이에 대응할 시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지속적인 발행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정된 재원을 모든 가맹점에 일률적으로 배분하기보다 정책 효과가 큰 영세 소상공인과 침체 상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안으로는 부산시 지역화폐 ‘동백전’의 매출 규모별 차등 캐시백 정책을 참고할 것을 제안했다.
제공된 자료에 따르면 동백전은 연매출 10억 원 이하 가맹점에 10%, 10억 원 초과 30억 원 이하 가맹점에 8%의 캐시백을 적용하고, 연매출 30억 원 초과 가맹점에는 캐시백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영세 소상공인 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세종시도 가맹점의 매출 규모와 지역별 상권 여건 등을 고려해 차등 지원체계를 검토하자는 취지다.
이는 모든 가맹점에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화폐의 소비 촉진 효과가 상대적으로 절실한 곳에 재원을 집중하자는 제안이다.
다만 실제 도입을 위해서는 업종별 특성과 가맹점 분포, 소상공인 부담, 시민 이용 편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 여민전, ‘발행 규모’보다 ‘골목상권 체감 효과’가 중요
김 위원장은 여민전이 세종시의 대표적인 민생경제 정책인 만큼 안정적인 운영과 실효성 제고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상호 세종시장이 지속적인 발행을 강조해 온 정책인 만큼, 발행 규모를 유지하는 것뿐 아니라 시민과 소상공인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충전 방식의 형평성, 디지털 취약계층의 접근성, 재정 운용의 효율성, 실질적인 소비 촉진 효과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
정책 성과 역시 충전액과 발행액에만 머물지 않고 실제 사용률, 영세 가맹점 매출 변화, 지역 내 소비 증가 효과 등을 중심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여민전이 시민에게는 편리한 소비 수단이 되고, 소상공인에게는 매출을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되려면 운영 방식과 재원 배분, 성과 측정 기준까지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화폐의 성공은 시민이 충전에 성공했는지가 아니라, 동네 가게에서 실제 소비가 늘었는지로 증명된다.
김 위원장이 제기한 여민전 재정비 요구가 충전 경쟁을 줄이고 영세 소상공인 지원을 강화하는 실질적인 정책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세종시가 여민전의 운영체계를 어떻게 보완하느냐에 따라 지역화폐가 단순한 할인 수단을 넘어 골목상권을 살리는 민생경제 정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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