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정책, 이제 대통령이 직접 챙긴다…15개 부처 참여하는 ‘국가관광전략회의’ 출범

[투어코리아=유경훈 기자] 관광정책을 총괄하는 국가 의사결정 체계가 대통령 중심으로 재편된다.

그동안 국무총리가 이끌던 국가관광전략회의의 의장을 대통령으로 격상하고, 15개 중앙부처와 대통령비서실이 참여하는 범정부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관광산업을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정책 조정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간 전문가와 지방정부가 국가관광전략 수립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된다. 중앙정부가 관광정책을 수립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고 정책 추진 성과까지 평가하는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관광전략회의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정’ 전부개정령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 규정은 오는 29일부터 시행된다.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관광정책 범정부 지휘체계 강화

이번 개편의 가장 큰 변화는 국가관광전략회의의 위상 강화다. 지난 4월 관광기본법 개정으로 국가관광전략회의 의장이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변경된 데 이어,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구체적인 회의 구성과 운영 방식이 새롭게 정비됐다.

관광정책을 문화체육관광부 중심의 개별 사업이 아닌 여러 부처가 함께 추진해야 할 국가 차원의 전략 과제로 다루겠다는 것이다.

전략회의에는 재정경제부, 교육부, 외교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부, 보건복지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기획예산처 등 15개 부처의 장이 참여한다.

특히 산업통상부 장관과 고용노동부 장관이 새롭게 포함된 점이 눈에 띈다. 산업통상부는 국제회의·전시 등 마이스(MICE) 관광과 연계되는 전시산업을 담당하고, 고용노동부는 관광 분야 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에 관련된 정책을 맡고 있다. 관광산업 육성을 산업 경쟁력과 고용정책까지 연결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대통령비서실에서 관광정책을 보좌하는 수석비서관도 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반면 회의가 국무총리 소속에서 대통령 소속으로 바뀌면서 기존 구성원이었던 국무조정실장은 제외된다.

국가관광전략회의의 간사 역시 기존 문체부 제2차관에서 문체부 장관으로 격상된다. 관광정책 주무 부처의 장관이 직접 회의 운영을 지원하고 부처 간 논의 결과가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역할을 강화한 것이다.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이 부처 간 조정…연 2회 회의 원칙

관광정책을 둘러싼 부처 간 협의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실무체계도 바뀐다.

기존 차관조정회의는 ‘실무조정회의’로 개편되며, 대통령비서실의 관광정책 담당 수석비서관이 의장을 맡는다.

실무조정회의에는 논의 안건과 관련된 중앙행정기관의 차관급 공무원들이 참여한다. 국가관광전략회의에 올릴 정책을 사전에 검토하고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관광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처 간 쟁점을 사전에 조정하고 정책 실행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국가관광전략회의는 원칙적으로 상·하반기 각 1회씩 연간 두 차례 개최된다. 다만 필요할 경우 대통령이 회의 개최 시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회의 안건은 개최 3일 전까지 제출해야 하며, 긴급한 사안은 전날까지 제출할 수 있다.

민간 전문가 최대 20명 참여…지방정부 목소리도 정책에 반영

이번 개정안에는 민간과 지방정부의 관광정책 참여를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우선 관광정책과 관광산업에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로 구성되는 자문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자문단은 최대 20명으로 구성되며, 문체부 장관이 관광 분야의 학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를 위촉한다. 위원의 임기는 1년이다.

이들은 방한 관광과 지역관광, 관광 기반시설, 관광산업 등 분야별로 국가관광전략회의에 전문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역의 관광 현안을 국가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지역관광진흥협의회’도 새롭게 운영 근거를 갖추게 됐다.

협의회 위원장은 문체부 제2차관이 맡고, 광역지방정부의 부시장 또는 부지사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국가관광전략회의에 상정할 안건을 놓고 지방정부의 의견을 수렴하며, 협의회에서 논의된 내용은 위원장이 전략회의에 보고하도록 했다.

지역마다 관광자원과 산업 여건, 방문객 수요가 다른 만큼 중앙정부의 일률적인 정책 추진에서 벗어나 지역별 현안을 반영할 수 있는 공식 협의 통로가 마련된 셈이다.

다만 자문단과 지역관광진흥협의회는 필요에 따라 구성·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된 기구로, 실제 참여 범위와 운영 성과는 향후 구성 및 회의 운영에 따라 구체화될 전망이다.

관광정책 성과 평가도 강화…다음 계획에 반영

정부가 수립한 관광정책의 추진 성과를 점검하고 이를 후속 정책에 반영하는 절차도 명문화됐다.

개정 규정은 국가관광전략회의가 심의·조정하는 업무에 관광진흥계획의 수립뿐 아니라 추진실적에 대한 평가와 반영을 포함했다.

이에 따라 부처별 관광 관련 정책이 계획대로 추진됐는지 살펴보고, 평가 결과를 다음 관광진흥계획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됐다.

기존 정책의 추진 실적을 확인하고 문제점을 보완하는 과정까지 국가관광전략회의의 역할에 포함한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운영체계 개편이 부처별로 분산된 관광정책을 연계하고, 민간과 지역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관광을 외래관광객 유치에 국한하지 않고 산업 육성과 일자리,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연결하는 국가 전략산업으로 다루겠다는 정책 방향이 이번 개편에 반영됐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대통령이 이끄는 전략회의를 통해 범부처·민간·지방정부가 힘을 합치는 우리나라 맞춤형 관광 민관협력체가 마련됐다”며 “이번 전부개정법령안은 ‘국가성장 전략산업’이자 ‘지역소멸의 돌파구’인 관광산업을 위한 강력한 정책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관광전략회의가 대통령 소속으로 격상되면서 관광정책의 위상과 범정부 협력 기반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앞으로는 15개 부처의 정책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민간과 지역의 의견을 실질적인 사업과 성과로 이어갈 수 있을지가 새로운 운영체계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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