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조약 150년, 조선의 개항은 어떤 선택이었나…인천서 국제학술회의

2026 강화도조약 150주년 국제학술회의 웹포스터/사진-인천문화재단2026 강화도조약 150주년 국제학술회의 웹포스터/사진-인천문화재단

[투어코리아=박태성 기자] 1876년 조선과 일본이 체결한 강화도조약은 근대 세계로 향하는 출발점이었을까, 일본의 침략을 본격화한 불평등조약이었을까. 조선의 개항과 이후 동아시아 국제질서에 영향을 미친 강화도조약 체결 150주년을 맞아 그 역사적 의미를 다각도로 살펴보는 국제학술회의가 인천에서 열린다.

인천문화재단은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 한국사연구회와 공동으로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인하대학교 60주년기념관 월천홀에서 ‘조약과 개항, 역사적 기억’을 주제로 강화도조약 150년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강화도조약은 1876년 2월 조선과 일본이 강화도에서 체결한 조약으로, 정식 명칭은 ‘조일수호조규’다.

이 조약은 조선이 개항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었지만, 일본에 유리한 불평등한 조항을 포함해 이후 일본의 침략적 진출을 가능하게 한 계기로도 평가된다.

조선 내부에서는 개항을 둘러싸고 개화세력과 척사위정세력의 갈등이 심화하는 등 정치·사회적 변화가 뒤따랐다.

이번 학술회의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강화도조약의 체결 과정과 조선의 대응, 개항 이후 경제·외교 질서의 변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기억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연구자, 인천지역 역사문화 연구자, 신진 학자들이 참여해 기존의 국가 중심 해석을 넘어 동아시아적 시각에서 조약의 의미를 검토할 예정이다.

첫날인 29일에는 이영호 인하대학교 명예교수이자 전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1876년 강화도조약의 시공간’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다.

이어 ‘조약 체결 과정과 공간’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는 강화도조약이 만들어진 외교적 배경과 협상 과정, 실제 조약 체결 장소를 살펴본다.

김종학 서울대학교 교수는 조약문 작성 과정을 분석해 조선과 일본의 외교적 이해관계를 검토한다.

모리 마유코 도쿄여자대학교 교수는 조일수호조규의 외교사절 파견·주재 규정을 둘러싼 교섭을 다루며, 양윤모 제물포역사문화연구소장은 당시 강화도의 모습과 조약 체결 현장의 공간적 의미를 발표한다.

오후에는 ‘조선의 개항과 동아시아’를 주제로 개항 이후 나타난 제도적·경제적 변화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민회수 홍익대학교 교수는 외국인에게 적용된 영사재판권 조항이 조선의 대외조약에 반영된 과정을 분석한다.

김기성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교수는 부산·원산·인천 등 개항장을 중심으로 변화한 화폐 유통 구조를 살펴본다.

장윤걸 후쿠오카현립대학교 교수는 개항기 일본 국립전염병연구소의 인천 거점 설립과 천연두 예방을 위한 두묘제조소 운영을 발표한다.

둘째 날인 30일에는 ‘국제 관계와 개항 인식’을 주제로 외교 공간과 정보 수집, 역사 인식의 문제를 논의한다.

박준형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강화도조약 이후 서울과 인천 등에 설치된 일본 외교 공관의 정치적 의미와 역사적 기억을 분석한다.

김혜원 서울대학교 교수는 미국 해군과 스미스소니언의 협력 사례를 통해 개항 이후 미국의 조선 관련 정보 수집 활동을 살펴본다.

류기현 인하대학교 교수는 1866년 제너럴 셔먼호 사건에 대한 북한의 역사 인식을 분석하고, 북한에서 반제국주의 항쟁의 역사가 구성된 과정을 검토한다.

학술 발표와 토론을 마친 뒤 30일 오후에는 인천 개항장과 차이나타운 일대를 둘러보는 현장 답사가 이어진다.

참가자들은 전문 연구자의 설명을 들으며 개항 이후 인천에 형성된 역사문화 공간을 살펴볼 예정이다.

학술회의는 유튜브로도 생중계해 현장을 방문하지 못하는 시민과 연구자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한다.

발표와 토론 자료는 추후 인천문화재단과 ‘인천 문화유산 디지털 아카이브’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며, 학술회의 성과를 정리한 학술총서는 2027년 발간할 계획이다.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국제학술회의를 통해 150년 전 강화도조약의 실상을 직시하고, 인천을 넘어 동아시아적 맥락에서 개항의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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