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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투어코리아=최인철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마트 대표이사를 직접 맡아 핵심 계열사 경영의 전면에 나선다. 정 회장과 함께 이마트를 이끌 새 대표에는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가 내정돼 SSG닷컴 대표까지 겸임한다. 신세계그룹은 23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7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정 회장이 이마트 대표로 내정된 뒤 처음 단행하는 정기인사로, 새로 임원에 오른 인원은 36명에 달해 그룹 역사상 가장 많았다.
정 회장은 지난 6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에 취임했다. 이마트 대표 자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적으로 맡게 된다. 앞으로 이마트는 김홍극 대표와, 신세계프라퍼티는 이형천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정 회장은 두 대표와 긴밀히 소통하며 본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그룹의 중장기 전략을 계열사 전반에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룹 측은 이번 인사를 두고 당면 과제를 빠르게 해결하고 성장 계획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위한 쇄신이라고 설명했다. 인선 기준은 오직 '실력'이었다는 것이 그룹의 설명이다.
이번 인사는 정 회장이 책임경영을 내건 뒤 처음 내놓은 정기인사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정 회장은 지난 6월 8일 스타벅스코리아 마케팅 논란이 불거진 뒤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를 맡겠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경영 책임을 명확히 하라는 시장 요구를 받아들여 이사회와 주주의 평가를 받겠다고 했다. 이마트 대표 선임 절차가 끝나면 정 회장은 13년 만에 이마트 등기이사로 복귀한다.
스타벅스 논란과 자회사 부진이 겹친 상황인 만큼 새 경영진이 풀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256억원으로 1년 전보다 64% 늘며 본업은 선방했다. 반면 연결 기준으로는 43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로 돌아섰다. 스타벅스코리아를 운영하는 SCK컴퍼니가 같은 기간 1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영향이 컸다. 오너가 주력 계열사 대표를 직접 맡는 만큼, 이마트의 실적 회복 여부에 대한 책임도 정 회장에게 직접 돌아가게 됐다.
김홍극 대표가 이마트와 SSG닷컴을 함께 맡으면서 오프라인 대형마트와 온라인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이마트에서 가전문화담당, 상품본부장 등을 지낸 MD 출신 영업통이다. 신세계TV쇼핑 대표 시절에는 영업손실을 내던 회사를 흑자로 돌려놨고, 2022년부터는 신세계까사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그룹은 김 대표가 이마트 내부의 신망이 두텁고 리스크 관리에 강점이 있다는 점을 발탁 배경으로 꼽았다. 차세대 인재 발굴과 육성에서도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 진용도 대폭 바뀌었다. 인사·감사를 총괄하는 경영지원총괄에는 최택원 SSG닷컴 대표가 자리를 옮긴다. 최 총괄은 이마트에서 물류·공급망관리(SCM)와 영업총괄본부장 등 핵심 보직을 거쳤다. SSG닷컴 대표 재임 중에는 이마트의 역량을 온라인 사업에 녹여내는 데 주력했다. 그룹은 기존 사업과 신사업을 모두 경험한 최 총괄이 그룹 혁신 과제를 조직 내부에 뿌리내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홍보·대관을 담당하는 대외협력본부장에는 박승학 조선호텔앤리조트 레저사업부장이 선임됐다. 박 본부장은 이마트 판매본부장, CSR담당, 이마트에브리데이 사업부장을 역임했다. 그룹 측은 박 본부장이 조직 융화와 대외협력 모두에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리테일과 개발사업에서 인공지능(AI)·콘텐츠·엔터테인먼트로 영역을 넓히는 그룹 리브랜딩 작업이 그의 몫이 됐다. 전상진 경영총괄 부사장은 자리를 지키며 전략실의 무게중심 역할과 함께 그룹 전체 살림을 맡는다.
외부 수혈도 눈에 띈다. 신세계까사 신임 대표에는 10년간 CJ올리브영을 이끈 허민호 전 대표가 영입됐다. 허 대표는 올리브영의 점포망과 매출을 키운 전문점 사업 전문가로, 앞으로 까사미아·JAJU 브랜드의 외형 확대를 맡는다.
허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Division도 겸임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조직을 패션과 코스메틱 두 개 Division으로 나눠 부문별 전문 경영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패션Division은 김덕주 현 대표가 맡아 패션 부문의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집중한다. 신세계야구단은 SMPMC 기인주 대표를 새 대표로 내정했다. 기 대표는 청라 돔구장 시대를 대비하는 작업을 맡는다.
이번 인사의 키워드는 안정과 변화의 균형이다. 실적을 낸 주요 계열사 대표들은 유임시켜 조직을 다잡았다. 동시에 젊은 인재를 끌어올려 세대교체에 시동을 걸었다. 그 결과 그룹 전체 임원 가운데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룹 측은 역량·성과 중심의 인재 육성 체계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정기인사에 그치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수시 인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조직에 혁신 문화를 이식하고 실행력 높은 조직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취지다.
이번 인사는 리테일 기업을 넘어 라이프·콘텐츠·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나아가려는 그룹 전략과 맞닿아 있다. 신세계는 정 회장 주도로 AI 분야 리플렉션AI, 부동산 개발 분야 아만그룹, 콘텐츠 분야 스카이댄스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그룹 측은 AI 중심의 산업 전환기에 정 회장이 직접 변화를 이끌겠다는 판단이 이번 인사에 담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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