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일하는 시간이 바뀌면, 도시를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진다

[도서사람이 다시 찾는 도시=저자: 신현식[도서사람이 다시 찾는 도시=저자: 신현식

[투어코리아=김동환 기자] 인구감소 지역부터 인구 증가 도시·대도시까지, 도시 지속성의 조건을 묻다

노동시간과 장소의 유연화 속에서 경험·관계·참여를 연결하는 도시정책 모색

어디에서 일하는가와 어디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가는 얼마나 일치하는가? 노동시간과 근무 장소가 유연해지는 환경에서 사람들의 도시 선택을 이해하려면 일자리와 주거에 더해, 일하는 시간 밖의 삶을 함께 살펴야 한다.

신현식 단국대 대학원 겸임교수가 출간한 『사람이 다시 찾는 도시』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도시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향으로 ‘여가생산도시’를 제안한다.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에 대응하는 정책을 넘어, 인구가 증가하는 도시와 대도시에서도 사람들이 시간을 쓰고 관계를 맺으며 도시의 다음 활동을 함께 만들어갈 조건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담았다.

노동시간 단축에 관한 논의와 유연근무, 원격근무의 활용은 일과 생활을 배치하는 방식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직업과 근무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터와 주거지, 여가활동의 장소를 서로 다른 도시에 두는 삶도 가능해진다. 책은 이러한 환경에서 사람들이 어느 도시에 거주하는지와 함께, 어느 도시를 다시 찾고 어디에서 자신의 시간을 쓰는지에 주목한다.

도시의 지속성은 인구의 규모와 더불어, 사람들이 그 도시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 책의 핵심 관점이다.

인구감소 지역에는 방문이 재방문과 체류, 지속적인 참여로 이어지는 경로가 필요하다. 인구가 증가하는 도시에는 새로 유입된 주민이 지역을 알아가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생활의 기반을 형성할 기회가 필요하다. 대도시 역시 풍부한 시설과 프로그램이 개인의 일상 속에서 어떻게 연결되고, 공동의 경험과 참여로 이어지는지 살펴야 한다. 도시마다 여건은 다르지만, 사람과 도시의 관계를 지속시키는 과제는 공통적이다.

[도서사람이 다시 찾는 도시=저자: 신현식[도서사람이 다시 찾는 도시=저자: 신현식

『사람이 다시 찾는 도시』는 이를 위한 핵심 개념으로 ‘여가생산’을 제시한다. 사람은 여가활동을 통해 즐거움과 휴식을 얻으면서 새로운 관계를 맺고, 장소의 의미를 발견하며, 콘텐츠를 만들거나 공동의 활동에 기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경험과 관계, 참여 역량은 도시의 사회적 자산이 된다.

책이 주목하는 정책 영역은 관광·문화·축제·시민활동을 아우르는 ‘공적여가’다. 개별 시설과 프로그램을 확충하는 데서 나아가, 한 활동에서 얻은 경험이 다음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연결하는 운영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문화 프로그램 참여자가 지역 모임을 만나고, 축제 방문자가 이후의 관광과 시민활동에 참여하며, 새로운 주민이 자신의 관심과 재능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역할을 찾는 경로를 설계하는 것이다.

여가생산도시의 전환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식과 도시의 운영 방식을 함께 바꾸는 과제다. 방문과 참여가 관계로 이어지고, 관계 속에서 발견한 의미가 새로운 역할과 활동을 만들어낼 때 도시에는 다음 주기를 위한 기반이 쌓인다. 책은 이 과정을 ‘접속→참여→관계→의미→역할→새로운 접속’의 흐름으로 설명한다.

이는 도시정책의 질문도 확장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들어왔는가와 함께, 들어온 사람들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누구와 관계를 맺었는지, 이후 어떤 활동에 참여했는지를 살펴야 한다. 거주 인구가 늘어나는 도시에서도 주민의 지역 참여와 관계 형성은 별도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 영역이다. 관광객이 많은 도시에서도 방문의 성과를 다음 체류와 활동으로 연결하는 설계가 중요하다.

책은 이러한 전환을 실행하기 위한 과제로 사업 간 통합운영, 참여 이후의 후속 경로, 관계를 유지하는 연락체계, 다양한 역할에 참여할 기회 등을 제시한다. 또한 방문객 수와 매출액 등 기존 성과지표에 더해 경험과 관계, 역할 참여의 전환을 살피는 ‘여가생산 전환지수(LPCI)’를 통해 도시의 연결 구조를 진단하는 방법을 다룬다.

저자 신현식은 축제 현장의 기획·운영과 도시정책 연구를 함께해 온 축제 기반 도시전환 전략가다. 『초월성 축제』, 『글로벌 축제, 도시를 바꾸다』에 이어 이번 책에서는 관광·문화·축제·시민활동이 도시의 지속성을 형성하는 구조와 실행 방향을 제시한다.

『사람이 다시 찾는 도시』는 인구감소 지역의 활로를 고민하는 정책 담당자뿐 아니라, 성장하는 도시의 생활 기반과 대도시의 관계·참여 구조를 고민하는 실무자와 연구자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노동환경이 달라지는 시대, 사람들은 어느 도시에 다시 자신의 시간을 쓰고 싶어 하는가? 이 책은 그 선택이 지속적인 관계와 참여로 이어지는 ‘여가생산도시’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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