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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
사진[투어코리아=최인철 기자] 최근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논란이 커지자 소아응급 의료진이 필수 의료 현장에 대한 수사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와 전국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협의회 소속 센터장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응급실·중환자실·분만실처럼 목숨이 걸린 진료 공간에서는 압수수색을 원칙상 하지 않도록 하는 경찰 수사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진이 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수사기관이 마련하고 있는 지침 초안을 11월 말까지 내놓아 달라는 요청도 덧붙였다.
이들은 이번 회견이 경찰과 맞서거나 책임을 따지려는 자리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학회는 응급실이 수사의 성역이 아니라며, 진료상 과실 여부를 가려야 한다면 수사기관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의료진이 현장 압수수색 방식을 문제 삼는 근거는 응급실 기록의 투명성이다. 학회에 따르면 응급실 처방·진료 기록은 전산에 실시간으로 입력되고, 나중에 고치더라도 변경 이력이 로그로 남는다. 간호 기록도 분 단위로 등록되며 응급실 곳곳에는 CCTV도 설치돼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사망은 신고 뒤 검시와 부검을 거친다. 수사관이 진료 구역에 직접 들어가지 않아도 진료 경위와 사망 원인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의료진의 주장이다.
현장 수사가 진료에 미칠 영향도 우려했다. 학회는 소아응급실에서는 걸어서 들어온 아이가 갑자기 심정지에 빠지는 일도 생긴다며, 최선을 다해도 의학적 한계나 급격한 병세 악화로 아이를 잃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치료를 맡았던 의료진을 처음부터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진료 구역에서 영장을 집행하면 의료진이 위축돼 방어진료에 기울게 되고, 그 피해는 결국 아픈 아이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아주대병원 압수수색 사례도 거론됐다. 당시 응급실에는 의료진뿐 아니라 위중한 환자와 보호자들이 함께 있었고, 경찰 진입으로 응급실 운영과 진료가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들은 이를 두고 사실관계 공방을 이어갈 생각은 없다며, 수사 인력이 응급실에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환자·보호자까지 불안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료 환경이 흔들리면 다른 중증 환자의 치료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지난 9월 30일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다 숨진 영아 사건과 관련해 센터를 압수수색했다. 함영욱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은 지난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자의무기록(EMR)의 원본성과 증거능력을 입증하려면 포렌식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진료가 끝난 빈 공간에서 병원 관계자가 입회한 가운데 최소한의 범위로 진행해 진료에 차질은 없었다는 입장도 유지했다. 다만 압수수색 전 의료 자문은 받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함 단장은 필수의료 사고와 관련한 수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보건복지부도 경찰청과 협의해 의료계 의견을 반영한 수사 지침을 보완할 방침이다.
학회가 지침에 담아야 한다고 제시한 원칙은 세 가지다. 우선 필수 의료 현장은 압수수색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빼고, 꼭 필요하다면 미리 병원과 협의하되 법원이 영장을 심사할 때 의료 전문가 감정을 거치도록 제도로 못 박아야 한다고 했다. 병원이 스스로 내줄 수 있는 자료까지 굳이 영장으로 가져가는 관행에도 제동을 걸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사망 사건이 생기면 이미 검시와 부검이 이뤄지는데도 보호자의 112 신고나 경위 확인 요청만으로 진료실을 범죄 현장처럼 다루는 관행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며 국민과 언론의 공감과 지지를 호소했다. 학회는 "저희는 아이들의 곁을 지키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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