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패션
샤라포바의 올블랙 이브닝, 코트 밖에서도 여제였어요

투어코리아
▲류석만 투어코리아뉴스 / 대전·충청·세종본부 본부장.[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이자수입 손실은 연평균 7억 4천만 원, 정부 인센티브는 고작 4천만 원. 45개 응답 부서 중 39곳이 개선·폐지를 요구했다.
그런데도 충남 공주시는 왜 숫자 경쟁을 멈추지 않는가.
행정에도 멈춰 서서 물어야 할 때가 있다.
지금 공주시가 그렇다.
예산은 빨리 쓰는 것이 능사인가. 집행률이 높으면 행정도 잘한 것인가. 시민의 혈세를 조기에 지출해 이자수입을 포기하고, 그 대가로 얻는 것이 고작 몇천만 원의 인센티브라면 과연 누구를 위한 행정인가.
공주시의 지방재정 신속집행 제도가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섰다.
박미옥 공주시의원이 제시한 숫자는 결코 가볍지 않다.
최근 5년간 공주시가 상반기 신속집행 과정에서 조기 지급 등을 통해 포기한 공공예금 이자 수입은 연평균 약 7억 4천만 원. 반면 행정안전부 우수기관 선정 등에 따른 인센티브는 연평균 약 4천만 원에 불과하다.
단순 비교하면 이자수입 손실이 인센티브의 18배를 웃돈다.
특히 2024년에는 이자수입 손실이 약 13억 600만 원에 달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이다.
한쪽에서는 7억 원이 넘는 이자수입을 포기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4천만 원을 성과처럼 내세운다.
이쯤 되면 묻지 않을 수 없다.
‘공주시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예산을 앞당겨 쓰고 있는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정책적 명분은 존중받아야 한다. 경기 침체기에 공공재정을 앞당겨 투입하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경기 대응 수단이다.
그러나 정책의 명분이 정책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경기 부양 효과가 이자수입 손실을 상쇄할 만큼 충분했는지, 조기집행으로 실제 지역 업체와 시민에게 돌아간 경제적 효과는 얼마인지, 그 성과를 객관적인 수치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공주시의 신속집행 논란에서 더욱 심각하게 들여다봐야 할 대목은 따로 있다.
바로 행정 내부에서조차 제도에 대한 회의론이 터져 나왔다는 사실이다.
■ 45개 부서 중 39곳의 경고, 이것은 단순한 불만이 아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신속집행 관련 의견을 제출한 45개 부서 가운데 39개 부서가 제도 개선 또는 폐지 의견을 냈다. 응답 부서의 86.7%다.
37개 부서는 개선을, 2개 부서는 폐지를 요구했다.
공직사회는 조직의 관성과 상급기관의 정책 기조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그런 조직에서 응답 부서의 10곳 중 9곳 가까이가 현행 제도에 손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면 결코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니다.
이것은 단순히 일선 공무원들이 업무가 많다고 호소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현장의 사업 여건과 행정의 현실이 집행률이라는 숫자에 짓눌리고 있다는 경고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산은 사업의 준비가 끝났을 때 집행해야 한다. 공사 설계와 행정절차가 마무리되고, 실제 공정이 진행되며, 사업자가 자금을 필요로 하는 시점에 맞춰 돈이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집행률 목표를 맞추기 위해 돈부터 앞당긴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사업은 준비되지 않았는데 예산부터 나가고, 실적은 올라가는데 현장의 완성도는 따라오지 못하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
더구나 건설과 교통 등 사업부서에서 제도 폐지 필요성과 하반기 예산 운용의 어려움을 제기했다는 점은 가볍게 볼 수 없다.
물론 부서 의견만으로 신속집행의 부작용이 모두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행정 내부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경고를 외면하는 것 역시 책임 있는 행정이라고 할 수 없다.
현장이 보내는 경고를 무시하면서 집행률 순위만 관리하는 행정이라면, 그것은 시민을 위한 행정이 아니라 실적을 위한 행정이다.
■ 돈은 빨리 나갔는데, 사업은 제대로 됐는가
신속집행의 더 큰 문제는 재정의 효율성에만 머물지 않는다.
속도에 매몰된 행정은 사업의 완성도와 안전 문제까지 건드릴 수 있다.
공사는 돈이 먼저 지급된다고 빨리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설계가 부실하면 공정이 늦어지고, 현장 여건이 준비되지 않으면 안전사고 위험도 커진다.
사업자의 실제 자금 수요와 무관한 선금 지급은 오히려 자금 운용의 비효율을 낳을 수도 있다.
집행률은 올라갔지만 시민이 이용할 도로와 시설의 품질은 떨어진다면, 그 성과를 무엇으로 평가해야 하는가.
상반기에 무리하게 재정을 집중하면 하반기에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재난과 안전, 긴급 현안에 대응할 재정 여력이 줄어들 수 있고, 연중 필요한 사업을 균형 있게 추진하기도 어려워진다.
행정력 낭비도 문제다.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는 데 써야 할 시간과 인력이 부서별 집행률 관리와 순위 경쟁, 실적 보고에 소모된다면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물론 조기집행과 부실시공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사업 준비도보다 집행 실적을 앞세우는 구조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예산은 빨리 쓰는 돈이 아니라 제대로 써야 할 시민의 돈이다.’
■ 이제 공주시는 관행 뒤에 숨지 말아야 한다
신속집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경기 대응을 위해 도입된 정책적 수단이다.
당시의 경제 상황과 지금의 지방재정 환경은 다르다.
위기 대응을 위해 도입한 제도가 시간이 흐르면서 상시적인 실적 관리 관행으로 굳어졌다면, 이제는 그 필요성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
더욱이 박 의원의 주장대로 2026년 행정안전부 우수기관 인센티브 평가마저 시행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공주시가 무엇을 근거로 기존의 집행 목표와 내부 경쟁을 유지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평가를 위한 평가, 실적을 위한 집행, 순위를 위한 행정은 이제 끝내야 한다.
박 의원이 제안한 방향은 분명하다.
첫째, 부서별 집행률 순위 경쟁을 중단해야 한다.
둘째, 사업의 준비도와 실제 자금 수요에 맞춘 적기·균형집행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중앙정부에 획일적인 신속집행 목표와 평가 방식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해야 한다.
이는 무조건 예산을 늦게 쓰자는 주장이 아니다. 필요한 곳에는 신속하게 집행하되, 준비되지 않은 사업에까지 실적을 위해 돈을 앞당겨 투입하지 말자는 것이다.
신속함과 무리함은 엄연히 다르다.
■ 공주시민은 집행률 1등이 아니라 ‘살림 잘하는 공주시장’을 원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성과는 집행률 숫자로만 평가할 수 없다.
얼마나 많은 예산을 상반기에 썼느냐가 아니라, 그 예산으로 시민의 삶이 얼마나 나아졌느냐가 중요하다.
이자수입을 얼마나 확보했는지,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됐는지, 공사 품질과 안전은 지켜졌는지, 하반기 재정 운용에 무리가 없는지까지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시민의 혈세를 관리하는 행정이라면 돈을 쓰는 속도보다 돈을 쓰는 이유와 결과에 더 엄격해야 한다.
공주시 집행부는 이제 답해야 한다.
연평균 7억 4천만 원의 이자수입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신속집행을 유지해야 할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는 무엇인가. 45개 응답 부서 가운데 39개 부서가 개선 또는 폐지 의견을 낸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시민에게 돌아간 실질적인 성과는 과연 얼마인가.
이 질문에 구체적인 자료와 수치로 답하지 못한다면, 지금의 신속집행은 정책이 아니라 관행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박미옥 공주시의원은 지난 27일 열린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지방재정 신속집행의 재정적 실익과 현장 부작용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공주시의 집행 방식을 ‘실적 줄세우기’에서 ‘적기·균형집행’ 체계로 전면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박 의원의 발언은 단순히 예산을 늦게 집행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공주시 재정 운용의 낡은 관행에 던진 경고이자, 행정의 기준을 다시 세우라는 요구다.
‘7억 4천만 원을 포기하고 4천만 원을 얻는 것이 과연 성과인가.’
이 질문 앞에서 공주시는 더 이상 집행률이라는 숫자 뒤에 숨을 수 없다.
시민의 돈을 지키는 행정은 얼마나 빨리 쓰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신중하고 정확하게 쓰느냐에서 시작된다.
예산 집행에도 속도보다 원칙이 있어야 한다. 공주시가 지금 멈춰 세워야 할 것은 예산이 아니라, 실적만 좇는 행정의 관성이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