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면 말고 식 ‘종교 결탁설’의 그늘… 정쟁에 멍드는 헌법상 기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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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코리아=권태윤 기자] 정치권의 전형적인 구태로 지적받아 온 무분별한 ‘배후설·결탁설’이 또 한 번 무책임한 결말을 맺었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공론장에 던져 여론을 흔든 뒤, 사실무근으로 드러나자 비공개 사과로 사안을 매듭짓는 행태가 반복되면서 정치권의 무책임한 폭로 문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 석 달 만에 뒤집힌 “충분한 근거”… 실체 없는 정치 공방

논란의 발단은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국면이었다. 당시 김민석 최고위원은 유튜브 채널 등 공개 석상에서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 의혹을 제기하며, 문제를 제기할 만한 객관적 근거가 확보돼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당내 경선 판세와 맞물리며 해당 발언은 급격히 확산했고, 사실관계를 둘러싼 공방은 정치권을 넘어 사회적 이슈로 비화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난 3일, 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김 최고위원은 “조사 결과 3자 연합을 입증할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유감을 표명했다. 요란했던 의혹 제기에 비해 수습은 밀실에서 급조된 모양새다.

더욱이 당 차원에서 진행되던 관련 조사 결과 발표마저 사과 직후 전격 취소되면서 의혹 제기의 당초 배경과 검증 과정은 완전히 암흑 속에 묻히게 됐다. 당내에서도 정청래 의원 등이 절차적 정당성과 공개적인 책임 표명을 요구하는 등 파장이 이어졌다.

◇ 참정권 침해와 사회적 낙인… 사라진 결자해지

법조계와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지닌 가장 위험한 지점으로 ‘헌법상 기본권의 훼손’을 꼽는다. 대한민국 헌법 제8조와 제11조는 정당 가입의 자유와 종교에 의한 차별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개별 국민이 특정 정당의 당원으로 가입해 정치적 의사를 표명하는 행위와, 종교 단체가 조직적으로 개입해 공작을 벌이는 행위는 엄격히 구분되어야 함에도 정치적 셈법에 따라 이를 동일시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 번 덧씌워진 사회적 낙인은 정치인의 뒤늦은 해명으로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신천지예수교회 측은 “순수한 신앙 공동체를 당내 갈등과 정쟁의 희생양으로 삼는 구태가 안타깝다”며 유감을 표했다. 실체적 진실이 결여된 정쟁 속에서 종교 단체 소속 개인들은 주변의 편견과 의심 섞인 시선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 무책임한 ‘면책특권식 의혹 제기’ 제도적 제어 필요

공개적으로 제기된 의혹이 사회적 오해를 야기했다면, 그에 대한 소명과 원상복구 역시 대중 앞에서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내 구성원에 대한 유감 표명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근거 없는 프레임으로 억울한 오명을 쓴 당사자들에 대한 공식적 명예 회복 절차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근거 없는 폭로로 상대 진영이나 특정 집단을 타격하고, 이후 슬그머니 발을 빼는 정치적 모럴해저드가 개선되지 않는 한 국민의 정치 불신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정치가 특정 집단을 악마화해 지지층을 결집하는 손쉬운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로 인한 사회적 분열과 기본권 침해의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 전체의 몫으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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