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집에서 생활하며 곰탕집까지 함께 운영하는 부부가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을 찾았다.

10월 5일(월) 밤 9시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 지옥') 186회에서는 법적으로는 남남이 됐지만 여전히 함께 살아가는 '아직도 부부'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아내는 40년 넘게 이어진 결혼생활 동안 받은 상처에 대해 남편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남은 인생을 함께하고 싶어 했다. 반면 남편은 이미 지나간 일이라며 과거를 다시 꺼내는 것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담이 진행되면서 아내가 숨겨왔던 과거가 하나둘 공개됐고, 스튜디오에서는 쉽게 말을 잇지 못할 정도의 충격적인 고백이 이어졌다.
아내에 따르면 두 사람의 문제는 결혼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시작됐다. 남편의 음주 후 폭력이 이어졌고, 잠들어 있던 아내의 배를 발로 밟아 갈비뼈가 부러진 일도 있었다. 늦게 귀가했다는 이유로 머리를 물속에 집어넣는 폭력을 당한 적도 있었다.
신체적 폭력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아내는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음에도 남편이 강압적으로 부부 관계를 이어갔다고 털어놨다. 특히 자궁근종 수술을 받은 뒤 몸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남편이 자신의 상태를 배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편은 “강압적으로 하지 않으면 무한정 기다려야 하지 않느냐”, “나는 젊은 피고 왕성한데 어떻게 소모하느냐. 부인밖에 더 있느냐”라고 말해 출연진을 놀라게 했다.
오은영 박사는 부부 사이의 관계에서도 가장 기본적으로 상대의 동의와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내를 물속에 집어넣었던 행동에 대해서는 “고문이고 엄청난 가학적 폭행이다. 살인 미수”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이어 아내가 어떤 잘못을 했더라도 폭력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며, 남편이 자신의 행동 자체를 두려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신이 저지른 폭력에 계속해서 이유를 붙이며 정당화하는 태도 역시 문제라고 꼬집었다.
부부 사이의 갈등은 자녀들에게도 깊은 흔적을 남겼다. 아내는 자녀들이 이혼을 권했지만 아이들이 마음에 걸려 결혼생활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성인이 된 자녀들은 결국 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은 어머니에게도 마음을 닫았다. 현재는 아내가 연락을 해도 자녀들이 받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제적인 문제 역시 두 사람의 관계를 끊어내지 못하게 한 요인이었다. 과거 손님들로 붐볐던 곰탕집은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이후 남편은 아내와 충분한 상의 없이 건물 2층을 증축하고 한식 뷔페와 곰탕 포장 공장까지 사업을 확장했지만 잇따라 실패했다.
사업 실패가 반복되면서 부부가 떠안은 빚은 약 6억 5천만 원까지 늘어났다. 결국 아내는 공장 사업을 계기로 이혼을 요구했고, 두 사람은 2019년 법적으로 이혼했다.
하지만 이혼 이후에도 곰탕집이 매각되지 않으면서 두 사람은 동업 관계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아내는 이 과정에서 다시 부부로 돌아가 남은 삶을 함께 보내고 싶다는 마음을 밝혔지만, 남편은 “한 사람은 물이고 한 사람은 기름이다”라며 재결합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들의 상황을 지켜본 오은영 박사는 이날 이례적으로 “오늘 힐링 리포트는 없다”고 밝혔다. 아내에게 남편과 잘 지내기 위해 더 노력하라고 조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오은영 박사는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이미 끝난 인연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함께 떠안은 빚과 재산 문제만큼은 책임감을 갖고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제대로 정리하는 것이 자녀들이 다시 부모에게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드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방송 내내 과거의 일은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던 남편도 자녀들에게 남긴 상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결국 태도를 바꿨다.
그는 아내의 손을 잡고 “그동안 많이 속 썩인 것 미안하다. 용서해달라. 미안해, 여보. 고맙다”라고 사과했다. 끝내 눈물을 보인 남편의 모습에 아내 역시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다.
수십 년 동안 쌓인 상처를 단번에 되돌릴 수는 없지만, 두 사람에게는 그동안 듣지 못했던 사과의 말이 뒤늦게 전해지며 긴 상담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번 사례는 이혼 여부만으로 가족의 상처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폭력과 경제적 문제, 자녀와의 관계까지 얽힌 오랜 갈등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가 남겨진 가족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임을 보여줬다.
iMBC연예 유정민 | 사진출처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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