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정치적 외압과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허진호 감독의 영화 '암살자(들)'이 오는 21일 개막하는 제37회 싱가포르국제영화제(SGIFF) 개막작으로 예정대로 상영된다. 정치권의 공식적인 상영 철회 요구에도 영화제 측이 "창작의 비전을 존중한다"며 굳건한 신뢰를 보냈다.

제37회 싱가포르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7일 공식 성명을 내고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일련의 논의와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제작진의 창작적 비전을 존중하며, 본 작품은 변함없이 개막작으로 상영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영화제 측은 "본 작품은 예술적 성취와 동시대 아시아 영화에 대한 기여도를 바탕으로 독립적인 프로그래밍 과정을 거쳐 정당하게 선정됐다"고 초청 배경을 밝혔다.
이어 정치권 등 일각에서 제기된 역사 왜곡 주장에 대해 "제작진은 이 작품을 역사적 사건에 허구의 인물과 상황을 결합한 영화적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설명해 왔다"며 "특정 결론을 내리거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기획된 것이 아님을 명확히 한 만큼, 영화제 역시 정당한 예술적 창작물로 관객에게 선보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통계를 인용하며 "토론토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이후 국내 누적 관객 250만 명을 돌파하고 추석 연휴 좌석판매율 47%를 기록했다"며 작품의 대중적 성과에도 주목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지난 6일 제레미 추아 SGIFF 집행위원장에게 서한을 전달하고 기자회견을 여는 등,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 가설을 다룬 이 영화가 해외 관객에게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개막작 선정 철회를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SGIFF 측은 요구 하루 만에 공식 입장을 내고 상영 강행 의지를 천명했다. 영화제 측은 "영화제의 본령은 세계 각지의 의미 있는 작품을 소개하고 관객들이 다채로운 시선을 경험하도록 돕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라며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등이 출연한 '암살자(들)'은 개봉 후 평점 테러와 배우들을 향한 신변 위협 등 극심한 진통을 겪었으며, 이 여파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관련 야외 행사들이 전면 취소되기도 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하이브미디어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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