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M] '닥터X' 김지원, '김사부' 낭만 넘은 메디컬 히로인의 새 얼굴 ★★★

'닥터X' 김지원이 믿고 보는 연기로 메디컬까지 섭렵하며, '낭만닥터 김사부'를 뛰어넘을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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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새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극본 편성근·연출 이정림, 이하 '닥터X')는 이른바 '닥터X'라 불리는 천재 외과 의사 계수정(김지원 분)이 구서대학교병원에 파견되며 의료계 부조리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첫 주 방송에서는 병원에 온 계수정의 강렬한 등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병원장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그는 환자의 상태보다 자신의 권위와 이해관계를 앞세우는 의사들을 거침없이 몰아붙인다. X자를 그리며 내뱉는 "하지 않습니다"라는 계수정의 시그니처 대사는 그가 병원이라는 조직에 어떤 균열을 일으킬 인물인지 단번에 보여준다. 2화 말미에 나온 계수정 과거에 대한 암시는 다음 회차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닥터X'는 일본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이미 일본에서 시즌7까지 나올 만큼 메가 히트를 친 작품이다. "우리나라 정서를 더해 각색했다"는 이정림 PD의 말처럼, 대학병원이라는 배경부터 그 속에 있는 의사 카르텔까지 기존 한국의 메디컬 장르를 충실히 따라간다.

이 지점에서 인기를 끌었던 '낭만닥터 김사부'(이하 '김사부')가 떠오른다. 2016년 SBS에서 첫 방송을 시작한 이 작품은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한석규 분)를 중심으로 출세와 권력보다 환자를 우선시하는 의료진의 성장을 담았다. '닥터X' 역시 병원을 무대로 기득권에 맞서는 의사, 그로 인해 흔들리는 의료계라는 구도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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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은 연기만으로 '닥터X'의 차별화를 내건다. 낮고 건조한 목소리, 흔들림 없는 시선 등 캐릭터의 냉철함과 자신감을 전달해 시청자의 이목을 끈다. 다소 작위적일 수 있는 대사도 정확한 발음과 안정적인 호흡으로 힘을 보태며 과연 '딕션 장인'이란 수식어를 다시금 실감하게 한다.

냉정한 태도 이면에 인간적인 면모도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180도 달라지는 계수정을 김지원은 어색하지 않게 풀어낸다. 종종 극의 긴장감을 환기시키면서도 몰입하게 만드는 연기는 캐릭터의 입체감을 더한다.

시청률은 이를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2회는 14.9%(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출이 따라가진 못했다. 계수정의 능력을 부각하기 위해 주변 의사들을 무능하게 그리는 과정에서 원작 특유의 만화적 과장을 차용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코미디의 리듬이 충분히 살아나지 못하면서 엇박자를 냈다. 여기에 인턴 박태경(김우석 분)과 계수정을 억지스러운 로맨스로 이어가려는 시도는 작품의 개연성을 떨어뜨린다.

수술 장면 고증에 대한 논란도 있다. 첫 방송에서 서혜부 탈장 환자를 응급수술로 보내는 과정, 환자 혈압 측정이 안 되는 위급 상황에도 마취과 처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 등을 두고 실제 의료 현장과 다르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2화에서 1형 당뇨를 소아 당뇨라고 언급한 것에 "1형 당뇨는 어린아이만 생기는 질환이 아니다. 환자와 가족이 상처받지 않도록 조금 더 세심하게 살펴봐 주셨으면 좋겠다" 등의 지적이 담긴 글이 SBS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했다.

실제 '닥터X' 자문에 참여한 응급의학과 의사이자 작가 남궁인 교수는 SNS에 "의학적으로 틀린 장면이 있다면 촬영팀과 다투다가 자문이 패배한 것"이라는 답글을 달았다. 극적인 장면 연출 과정에서 고증보다 제작진 판단이 우선일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부조리함에 사이다 대사를 날리는 것만으로는 작품에 동력이 되지 않는다. 통쾌함을 지속적인 몰입으로 연결하고, 계수정이라는 인물을 확장하는 일이 남았다. 계수정만의 설득력 있는 서사와 전개, 여기에 김지원의 연기력이 더해진다면 '김사부'를 넘어 고유한 메디컬 '닥터X'가 될 여지는 충분하다.

iMBC연예 신지아 | 사진출처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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