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말고 다른 연애'가 과한 불행 서사와 대사 논란으로 시청률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이제는 '현실 공감'에 집중할 때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방송된 KBS 2TV 토일 드라마 '너 말고 다른 연애'는 전국 가구 기준 1.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8회 1.9% 시청률을 기록한 이후, 1%대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추세다. 서강준, 안은진을 내세웠음에도 '너 말고 다른 연애'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너 말고 다른 연애'는 연애 10년 차, 익숙했던 연인이 낯선 감정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현실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우고 있지만, 회차가 진행될수록 점점 시청자들이 공감하지 못할 이른바 '막장 스토리'가 더해지며 극의 방향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드라마의 기본 전제인 '바람'부터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10년이라는 장기 연애, 누구보다 가까이 지내다 결국은 권태기가 와 버린 남궁호(서강준 분)과 이미도(안은진 분)는 연인이라는 관계를 유지하며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서로의 바람을 허용한다. 합의 하에 다른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다는 설정은 일반적인 연애관과는 거리가 있는 만큼 시청자들의 호불호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두 사람이 기존 연애 관계를 유지하며 다른 상대를 만난다는 과정은 '현실 공감'이라는 키워드와 거리가 있다는 인상을 준다.
메인 커플과 서브 커플의 경계가 희미하다는 점 또한 시청자를 헷갈리게 한다. 메인 커플인 두 사람이 한 달이라는 유예 기간 동안 다른 사람을 만나며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은 오히려 이들이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게 될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게 된다. 오히려 극의 중심을 흐리고, 시청자들이 메인 커플의 관계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의견이다.

막장을 뛰어넘는 막장, 계속되는 불행 서사 역시 시청자들이 아쉬움을 느끼는 포인트다. 전과 5범인 어머니와 7명이 넘는 계부를 둔 남궁호, 그런 남궁호를 살리기 위해 바다에 뛰어들었다 목숨을 잃은 아버지를 둔 이미도의 서사는 지나치게 불행하고, 늦게 밝혀졌다. 14부작인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배경이 10회에 밝혀졌다는 점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비극으로 느껴질 수 있다.
서브 남주 한태승(이주안 분), 서브 여주 박수아(조아람 분)의 배경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모에게 버려진 후 보육원에서 자란 한태승, 동성애자임이 기사화돼 도망쳐 버린 유명인 아버지를 둔 박수아의 이야기가 더해지며 주요 인물 대부분이 극단적인 과거를 지닌 인물로 그려진다. 인물의 상처는 드라마에 꼭 필요한 장치지만, 이런 불행 서사는 로맨스 드라마에서 인물의 개인사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여기에 지난 18일 방송된 10회에서는 대사 논란까지 불거졌다. 변호사 한태승(이주안 분)과 동료 변호사가 말다툼을 벌이는 장면에서 안은진이 동료 변호사를 제지하기 위해 뱉은 한 문장 때문이다.
극 중 한태승과 마주친 동료 변호사는 "술 접대, 로비로 연명하는 거 그만하고 변호사 품위 적당히 망쳐라. 그쪽이랑 같은 변호라는 게 수치스럽다"고 비아냥거렸다. 이에 한태승은 "패소당하는 게 수치인 거다. 너처럼 판검사 부모가 없어서 패소 안 하려면 이 악물고 뭐든 다 해야 한다"고 맞섰다.
두 사람의 말싸움이 거칠어지자, 이미도는 동료 변호사를 향해 "나는 1분 뒤에 너를 성추행할 거다. 당장 안 꺼지면 무슨 일이 있어도 네 바지를 벗겨서 여기서 개망신을 줄 거다. 이 악물고 덤비면 속옷 벗기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이미도의 거친 발언은 한태승에게 시비를 거는 동료 변호사에게 경고하기 위한 취지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성추행'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협박 대사로 사용했다는 점을 두고 시청자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특히 KBS는 공영 방송인 만큼, '성추행'을 언급한 해당 발언은 시대착오적이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었다.
결국 '너 말고 다른 연애'는 현실적인 권태기를 다루겠다는 기획 의도와 달리, 자극적인 관계와 불행한 인물 설정,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는 대사까지 이어지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격적인 설정은 분명 흥미를 끌 수 있는 소재이지만, 이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너 말고 다른 연애'가 시청자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사건을 쌓아가기보다, 남은 4부작을 통해 인물의 감정과 변화하는 관계를 충분히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iMBC연예 장주원 | 사진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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