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서 백구영, 24년 만에 주인공이 되다(스디파) [인터뷰M]

본인이 만든 작품에 본인의 이름을 새기는 데 장장 24년이 걸렸다. '스트릿 월드 파이터 : 디렉터스 워'를 통해 마침내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댄서 백구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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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월드 파이터 : 디렉터스 워'(이하 '스디파')에서 최종 트로피를 들어올린 백구영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 CJ ENM 센터에서 우승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디파'는 머리로 싸우고, 몸으로 증명하는 안무가들의 작품 전쟁. 최종 우승을 차지한 백구영은 '2026 MAMA 어워즈' 오프닝 무대 연출 기회를 특전으로 얻게 됐다.


고교 시절부터 춤을 추기 시작해 '댄서' 타이틀을 달게 된 지도 어느덧 24년 차. 엑소, 동방신기, 보아, 세븐틴, 슈퍼주니어 등 화려한 아티스트와 협업해 온 백구영에게 '스트릿 월드 파이터 : 디렉터스 워'는 출연부터가 도전일 수밖에 없었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살아남는 '경연' 프로그램인 만큼, 자칫 힘들게 쌓아온 커리어에 금이 갈 수도 있기 때문.


가족들도 같은 부분을 우려했으나 백구영의 결심은 꺾이지 않았다. 그는 "무조건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물론 가족들은 '잘나가는 요즘 애들이랑 대결이 되겠냐. 허리, 무릎 부상을 달고 잘 해낼 수 있겠냐'라는 걱정 섞인 반응을 보였지만, 나만의 세계관을 녹여낸 작품을 대중에게 보여줄 기회가 몇이나 되겠냐. 혼자 고민하고 제작해 유튜브에 올린다고 해도 한계가 있는데, 이렇게 멍석을 깔아주시니 안 나올 이유가 없었다. 우리 세대들에겐 마지막 도전일 수도 있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출연을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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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도 없었다. 오히려 4년 전 출연한 '스트릿 맨 파이터'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재밌게 즐겼다고. 백구영은 "'스디파'를 게임처럼 즐긴 것 같다. 평소 게임을 잘 안 할뿐더러 잘 하지도 못하는데, '스디파'는 모든 과정이 게임처럼 재밌었다. 오죽하면 태블릿 PC를 이용해 포메이션을 짜는 순간조차 재밌었다"라고 말했다.


'스디파'를 마친 뒤 느낀 또 다른 감정은 '해방감'이었다. 기존엔 K팝 아티스트와 팬을 위한 무대를 만들었다면, 이번엔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무대를 완성하고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내걸었다는 점에서 비교할 수 없는 만족감을 느낀 것이다.


백구영은 "평소 안무를 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팬들이 어떤 걸 좋아할까'이다. 내가 좋고 싫고는 연관이 없다. 앨범이라는 게 아티스트의 성향과 콘셉트, 추구하는 방향과 팬들의 니즈를 모두 고려해 완성되는 것이기에 나의 취향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그저 팬들이 봤을 때 귀여워 보였으면 좋겠다, 멋져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창작 작업에 임한다"라고 운을 뗐다.


"어릴 땐 고집이 무척 셌어요. '싫으면 저랑 일하지 마세요'라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한 마디로 엔터에서 안 좋아할 상이었죠. 하지만 이젠 아니에요. 어느 순간 제 의견 따위는 사라졌죠. 제가 열심히 준비했어도 소속사가 원하지 않는다면 한순간에 뒤엎는 사람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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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분야보다 경쟁이 치열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타협이었지만, 백구영의 속은 나날이 곪아갔다. 어느 순간 주연이 아닌 남을 먼저 비추는 조연이 된 자신을 향한 안타까움, 그리고 본인이 추구하는 스타일과 업계가 원하는 스타일의 간극에서 오는 딜레마 탓이었다.


백구영은 "통상 어떤 일을 한다고 해서 내 이름으로 작품이 남는 건 아니지 않냐. 아티스트와 함께 일을 하고 K팝 산업 속에서 살아간다는 게 굉장히 감사한 일이긴 하지만, 늘 '과연 내가 원하는 작품을 하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이 남았다. 내가 추구하는 것과 팬들이 원하는 것의 충돌이 항상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나도 사람인 만큼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아갈 순 없다. 그래서 심혈을 기울인 작품을 내다가도 가끔은 러프하게 던질 때도 있는데, 신경에 신경을 거듭한 창작물이 거절당한 반면 가볍게 건넨 게 한 번에 합격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일을 자주 겪다 보니 '어떤 게 정답일까' '내가 원하는 바를 이 산업에선 녹여낼 수 없는 것인가'라는 공백이 남았다. '스디파' 우승 소감으로 '마음에 구멍이 난 채로 계속 춤을 춰왔다'라는 발언을 했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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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스디파'가 엄청난 해방감을 줬다"는 백구영은 "내가 상상하고 도전하고 싶었던 작업물을 대중에 보여줬다는 것만으로 쌓아왔던 고민이 해소된 기분이었다. 심지어 반응마저 좋지 않았냐. 이런 기회를 받았다는 것만으로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창작자의 관점에서 작품에 빗대어 본 백구영의 현시점은 '기승전결' 중 마지막 단계인 '결'에 위치해 있다. 백구영은 "지금 이 시점에서 초심을 찾겠다며 '기'로 돌아가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지금의 난 여러 가지 경험과 일들을 헤쳐나온 뒤 완성된 사람이지 않나. 다만 바람이 있다면 이 '결'의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 상태를 최대한 길게 끌고 가며 '결'에 맞는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보답하고 싶다"라고 희망했다.



iMBC연예 김종은 | 사진출처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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