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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월드컵 개막 직전 '생수 반입 금지' 말바꾸기…"코카콜라 배 불리려고?" 축구팬들 열 받았다
FIFA, 월드컵 개막 직전 '생수 반입 금지' 말바꾸기…"코카콜라 배 불리려고?" 축구팬들 열 받았다
월드컵 생수병 반입 금지가 논란이다(사진=제미나이 생성 이미지)월드컵 생수병 반입 금지가 논란이다(사진=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더게이트]

돈독 오른 국제축구연맹(FIFA)이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경기장 내 생수병 반입을 전면 금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안전'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내부에서조차 상업적 이해관계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습적인 규정 변경에 축구팬들의 공분도 커지고 있다.

ESPN, 디 애슬레틱 등 외신은 4일(한국시간) FIFA가 월드컵 경기장 행동강령을 개정해 팬들의 생수병 반입을 전면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3주 전까지만 해도 FIFA는 1리터 이하의 투명한 재사용 플라스틱 용기 반입을 허용했다. 하지만 새로 개정한 행동강령에는 재사용 물병의 반입을 금지한다는 문구가 명시됐다.

트럼프를 위해 동원된 FIFA 월드컵(사진=FIFA 월드컵 공식 SNS)트럼프를 위해 동원된 FIFA 월드컵(사진=FIFA 월드컵 공식 SNS)


"상업적 고려 작용"…FIFA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

이번 결정을 둘러싼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디 애슬레틱은 FIFA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결정이 "상업적 고려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FIFA 안전·보안팀 일부 직원도 내부 논의 과정에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수병 반입 금지가 오히려 폭염 속 팬들의 온열 질환 위험을 키워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번 조치로 월드컵 경기장 내 음료 판매는 FIFA 공식 후원사인 코카콜라가 독점한다. 코카콜라는 생수 브랜드 다사니(Dasani)를 경기장 안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해 여름 클럽 월드컵 당시 FIFA 경기장에서는 생수 한 병을 4~6달러(약 5800~8700원)에 판매했다. 코카콜라 측은 디 애슬레틱에 안전과 보안을 고려한 FIFA의 자체 판단이라며 자신들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FIFA는 상업적 이해관계가 작용했다는 의혹에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각종 서포터즈 단체들은 발칵 뒤집혔다. 잉글랜드 축구 팬 연합(FSA)은 FIFA가 팬들의 안전보다 생수 판매 수익을 우선시했다고 비판했다. 폭염과 높은 습도가 심각한 경기장 환경은 생각않고 팬들의 건강을 뒷전으로 미뤘다는 주장이다. 유럽 축구 팬 연합의 로난 에뱅 사무총장도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FIFA는 선수에게 물이 안전의 필수 요소라고 한다. 그런데 팬에게는 물이 필수가 아닌 상품이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올리비아 차우 토론토 시장도 터무니없는 처사라며 정책을 바꾸지 않을 거라면 무료로 물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FIFA의 생수병 반입 관련 입장 번복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달 12일까지는 반입을 허용했고, 이튿날에는 기온이 높은 날에 한해 밀봉된 생수병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달 2일 개정한 규정에서는 아무런 조건 없이 전면 금지로 돌아섰다. 의료 증명서를 소지하거나 유아식·멸균수를 지참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생수병 반입을 차단했다.

FIFA는 경기장 물병 투척 위험 방지와 개최 경기장들의 기존 기준 통일을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디 애슬레틱은 지난해 클럽 월드컵에서 동일한 경기장 다섯 곳을 운영할 당시 생수병 반입을 허용했던 전례를 들어 이를 반박했다. FIFA의 해명과 달리, 이는 의무 사항이 아닌 FIFA의 의도적인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2026 월드컵은 폭염과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이미지=Bing AI)2026 월드컵은 폭염과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이미지=Bing AI)


16개 경기장 중 14곳 '폭염 위험'

개최지인 북중미의 여름 날씨를 생각하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기상분석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16개 월드컵 경기장 가운데 14곳이 위험 수준의 고온다습한 날씨에 노출될 것으로 예측됐다. 전체 104경기 중 26경기가 습구흑구온도(WBGT) 26도를 넘는 환경에서 열리며, 다섯 경기는 28도를 초과하는 조건에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붕이 없는 캔자스시티·보스턴·마이애미 등의 경기장이 특히 고위험군으로 꼽혔다.

FIFA는 선수 보호를 위해 전·후반 각 3분의 음료 보충 휴식을 의무화했다. 반면 팬들에게는 경기장 밖 분무 시설과 냉각 텐트 운영 같은 미봉책만 제시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시어도어 키핑 박사는 디 애슬레틱에 "수분 섭취 보장이 폭염 위협에 맞서는 가장 기본적인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관중 안전을 외면한 상업주의 논란 속에 2026 북중미 월드컵은 12일(한국시간)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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