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들은 눈치도 없냐! AG 우승 축구대표팀, 병역 실언에 '지뢰 세리머니' 논란까지...금메달 따고 욕 먹는 것도 재주다

최우진의 금메달 세리머니. 온라인에서는 '발목지뢰 세리머니'라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사진=최우진 인스타그램)최우진의 금메달 세리머니. 온라인에서는 '발목지뢰 세리머니'라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사진=최우진 인스타그램)

[더게이트]

"AI인가 이거? 진짜 제정신으로 한 건 아니겠지?" "농담 아니라 입대시켜라." 금메달을 따고도 박수 대신 욕을 먹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다. 한국 남자축구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결승전 승리 뒤 잇단 실언과 기행으로 논란을 자초하며 공공의 적이 됐다. 국가대표 병역 혜택을 둘러싼 대중의 반감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자칫하면 후배들의 사다리를 걷어찬 '역적'이 될 판이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에서 일본을 1대 0으로 꺾었다. 2014년 인천 대회부터 시작한 4연속 금메달이다. 이번 우승으로 엔트리 23명 중 이미 군 복무를 마친 3명(이영준·이승원·김준홍)을 뺀 20명이 병역 혜택을 받는다.

문제는 우승 직후 일부 선수들의 '눈치없는' 행동에서 불거졌다. 주장 이기혁(강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9일 뒤에 군대 갈 뻔했다. 이제 군대 안 간다"며 환호했다. 양민혁(베스테를로)은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어서 그거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다"고 거들었다. 2007년생 막내 박승수(뉴캐슬)는 소셜미디어에 전역 장병이 쓰는 '전역모'를 쓴 사진을 올렸다.

'발목지뢰' 연상 영상까지…불붙은 비판 여론박승수의 전역모 사진(사진=박승수 SNS)박승수의 전역모 사진(사진=박승수 SNS)

성난 여론에 더 기름을 부은 건 최우진이 SNS에 올린 영상이었다. 최우진은 마라톤을 마친 선수가 힘겹게 걷다가 신발을 벗어 뒤집으면 메달이 떨어지는 이른바 '신발 속 메달' 챌린지를 연출했다. 이 자체만 보면 최근 SNS에서 유행하는 챌린지를 따라한 것이라 문제될 게 없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은 발목을 절뚝이다 신발을 벗는 최우진의 동작이 최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수색 작전 중 지뢰 폭발 사고로 발목이 절단된 군 장병을 조롱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비난했다. 병역 혜택을 대하는 선수들의 가벼운 태도에 여론이 극도로 악화한 상황에서, 선수의 의도와 무관하게 논란은 일파만파 번졌다.

비판이 빗발치자 선수들은 하루 만에 고개를 숙였다. 4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이기혁은 취재진 앞에서 "말의 무게를 더 생각했어야 했다"고 사과했다. 양민혁은 소셜미디어에 뜻이 잘못 전달됐다며 사과문을 올렸고, 박승수도 문제의 사진을 지운 뒤 사과했다. 최우진은 조롱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하면서도 불편함을 느낀 분들께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즉각 사과문을 냈다. 협회는 "경솔한 언행으로 현역 장병들께 실망을 안겨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도 코리아하우스 결산 기자회견에서 "국민 정서에 맞지 않은 발언이었다"며 국가대표 소양 교육 강화를 약속했다. 한 체육단체 관계자는 "운동 기계로 자란 선수들이 일반 국민들의 정서나 상식과 괴리돼 그들만의 세상에 살고 있다"면서 "국가대표 소양 이전에 사회인으로서 소양이 부족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미 사과나 교육으로 수습될 분위기가 아니다. 선수들의 실언은 정치권에서 병역특례 제도 존폐 논쟁으로 번졌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축구대표팀 발언을 겨냥해 "나라를 위해 발목 잃은 군인은 바보인가"라며 아시안게임 군 면제를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도 방탄소년단(BTS)의 군 복무 사례를 거론하며 국제대회 누적 성적 반영 등 낡은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제도가 바뀌어도 사고친 이번 축구 대표팀은 잃을 게 없다. 병역 혜택은 이미 손에 쥐었고 도로 뺏을 방법은 없다. 하지만 이들이 일으킨 논란으로 특례가 축소되거나 사라지면 그 대가는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후배 국가대표들이 고스란히 떠안는다. AG 4연패 주역들이 후배들에게는 사다리 걷어찬 '철천지원수'로 남을 수도 있다. 다음 아시안게임은 2030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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