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얼른 밥 먹어라" 감독 믿었다가 실격…AG 유도 국대 정수진 사태, 스포츠윤리센터 간다

유도 국가대표 정수진(사진=대한체육회)유도 국가대표 정수진(사진=대한체육회)

[더게이트]

"넌 체중 많이 감량했으니 얼른 밥 먹고 회복해라." 지도자 말만 믿고 음식을 먹었다가 허용 체중을 불과 100g 넘겨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실격당한 유도 여자 국가대표 정수진(용인대) 사태가 스포츠윤리센터 독립 조사 요구로 번졌다.

6일 더게이트 취재를 종합하면, 정성숙 유도 국가대표팀 감독과 코치진을 상대로 스포츠윤리센터 독립 조사를 요구하는 신고서가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됐다. 9월 30일 무작위 계체 대상자 명단 확인에 관여한 감독과 코치진이 선수 관리 의무를 소홀히 했는지 따져달라는 내용이다. 신고인은 대한유도회 역시 대표팀 운영과 사후 대응 경위를 함께 점검할 대상 기관으로 적시했다.

정수진은 앞서 9월 3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48kg급 16강전을 앞두고 실격 판정을 받았다. 전날 공식 계체는 무사히 통과했는데, 경기 당일 오전 무작위 계체에서 문제가 생겼다. 허용 상한인 50.4kg을 100g 초과한 것. 국제 대회는 전날 계체 후 급격한 체중 증량을 막기 위해 당일 4명을 추첨해 몸무게를 다시 잰다. 이때 기준 체중의 5%까지만 증량을 허용하는데, 48kg급의 한계선이 바로 50.4kg이다.

'식사하라' 안내 믿었다가…종료 15분 전 날벼락정수진의 SNS 게시물.정수진의 SNS 게시물.

당시 현장 지도자들은 정수진이 계체 대상인 줄 모르고 선수를 안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정수진이 10월 4일 밝힌 입장문에 따르면, 아침 추첨 직후 감독과 코치는 같은 팀 남자 선수 한 명만 걸렸다며 정수진은 대상이 아니라고 알렸다. 선수가 재차 물었을 때도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이에 정수진은 죽 300g과 바나나 200g, 이온음료 600g가량을 섭취했다.

그런데 계체 종료 15분을 앞두고 계체 대상이라는 청천벽력이 떨어졌다. 정수진은 황급히 음식을 게워내고 머리카락까지 잘라내며 감량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100g 초과 실격이었다. 주니어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며 첫 아시안게임에 나선 유망주의 출전 기회가 경기 시작 직전 지도부의 명단 전달 착오 탓에 물거품이 됐다.

정성숙 감독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우리의 실수로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사과하면서도 대화 과정의 오해를 언급했다. 반면 유도회 자체 조사만으로 끝낼 사안이 아니란 게 신고인의 주장이다. 신고서에는 계체 추첨 원본과 국제유도연맹(IJF) 공지 채널, 대표팀 내부 메신저 기록을 대조해 어느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명확히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 담겼다.

사건 은폐와 선수 압박 의혹도 조사 요청 대상이다. 정수진은 귀국 당일 아침 감독으로부터 "이대로 마무리가 돼야 조용히 끝낼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신고서에는 계체 탈락 이후 외부 발설을 막으려 했는지, 공론화 이후 국가대표 선발이나 훈련 과정에서 추가 불이익이 있었는지 규명해 달라는 요구가 담겼다.

신고인은 정수진이 조사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호 조치도 함께 요청했다. 관련 법은 조사 개시 후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우려되면 접촉 금지, 직무정지 등 분리 권고를 가능하게 규정한다. 대한유도회의 내부 조사만으로 덮지 말고 문체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가 직접 개입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한유도회는 5일 사과 입장문을 내고 선수단 귀국 즉시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계체 대상자 확인 체계와 보고 절차 전반을 점검할 예정이다. 현재 대표팀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 중이며 오는 13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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