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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연 KBO 총재가 이른 아침에 열린 여자야구 경기를 유심히 지켜봤다. (사진=SPOTV2 중계화면 갈무리)[더게이트]
KBO 사상 세 번째 '3연임 총재'가 나올까. 두 번째 임기 만료를 앞둔 허구연 KBO 총재의 3연임이 이르면 이번 주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 차기 총재 후보를 추천하는 구단 이사회가 예정된 가운데, 이렇다 할 대항마가 없는 만큼 막판 돌발 변수만 없다면 3연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야구계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6일 오후 더게이트와 통화에서 26대 총재 후보 추천을 논의할 이사회가 이번 주 초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총재 임기 만료는 12월이지만, 이번에는 예년보다 시기를 앞당겨 10월에 일찌감치 이사회 날짜를 잡았다.
허구연 총재는 지난 2022년 3월 KBO 수장에 올랐다. 전임 정지택 총재가 개인 사정으로 중도 사임하면서 엘리트 선수 출신 야구인으로는 역대 최초로 KBO 총재직에 앉았다. 이후 1년 9개월의 첫 임기를 마치고 2023년 11월 이사회와 구단주 총회를 거쳐 연임을 확정했다.
3년 연속 1000만 관중·국제대회 성적까지
허구연 KBO 총재는 2월 26일 해남군 남해안벨트 야구장 준공식 현장을 찾았다(사진=KBO)허 총재 취임 이후 KBO리그는 해마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우며 최고의 호황을 구가했다. 2024년 처음 1000만 관중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1231만 2519명으로 단일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다. 올해는 5일까지 699경기에 1236만 2000명이 입장해 이 기록을 1년 만에 다시 넘어섰다. 3년 연속 1000만, 2년 연속 1200만 관중이다.
새 제도도 뿌리를 내렸다. 2024년엔 세계 프로리그 최초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을 도입해 야구팬들의 고질적인 판정 불신을 해소했고, 피치클락과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도 시행했다. 최근 공개된 KBO 조사에서 응답자의 76.7%는 이런 제도 변화가 경기 관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올해는 국제무대에서도 성과를 냈다. 한국야구는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7년 만에 8강에 올랐고,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5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여기에 새 중계권 계약으로 구단들의 수익도 크게 증가하면서 KBO리그가 산업적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역대 최고 총재'라는 평가가 적지 않게 나올 정도다.
자연스럽게 허 총재의 3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역대 KBO 총재 가운데 3연임에 성공한 인물은 둘뿐이다. 두산 베어스 구단주 출신으로 기업인 출신 첫 총재인 12·13·14대 박용오 총재, 그리고 9·10구단 체제를 정착시킨 19·20·21대 구본능 총재다. 만약 허 총재가 26대 총재로 선출되면 역대 세 번째 3연임 총재가 된다.
총재 선출은 KBO 정관 제10조에 따라 두 단계를 거친다. 먼저 구단 대표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재적이사 4분의 3 이상의 동의로 후보를 추천한다. 총재를 최종 선출하는 권한은 구단주들로 구성된 총회에 있다. 총회에서 재적회원 4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총재가 된다. 2023년 연임 때 허 총재는 이사회 단독 추천에 이어 총회 서면 표결에서 전원 찬성을 받았다.
야구계에서는 이번에도 3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가 우세한 편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지난 연임 때도 만장일치였다. 당시 허 총재는 보궐로 임명돼 아직 성과가 궤도에 오르기 전이었는데도 그랬다"며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뚜렷한 성과를 냈고, 야구팬은 물론 구단들의 평가도 대체로 좋다. 반대할 이유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돈 벌게 해주는 총재, 마다할 이유 없다"
허구연 총재와 도미니카 공화국 대사(사진=KBO)다른 야구계 인사도 "구단 입장에서 돈 벌게 해주는 총재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 인사는 "야구단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수익 창출도 중요하다. 그런데 허 총재가 온 뒤 구단들의 수익이 비약적으로 늘었다"며 "수익이 곧 자신의 성과인 구단 대표이사들로선 허 총재보다 좋은 총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만약 허 총재가 물러나면 KBO 조직의 그간 관성으로 볼 때 대한축구협회 수준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뚜렷한 대항마가 없다는 점도 3연임 전망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KBO 내부의 반(反) 허구연 인사 둘이 야구계 반대 세력과 손잡고 총재 끌어내리기에 나섰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해당 세력은 지리멸렬해져 최근엔 이렇다 할 가시적인 움직임이 없다. 정치권에서 KBO에 낙하산 총재를 내리꽂는다는 소문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앞의 야구 관계자는 "규정상 75% 이상 찬성을 얻어야 총재가 되는데, 그러려면 10개 구단 가운데 8개 구단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대항마가 될 만한 후보가 있었다면 이미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구단 표를 모으는 작업이 진행됐어야 하는데 그런 조짐이 없다"며 "몇 해 전에는 한 구단 사장이 이사회 자리에서 자신을 셀프 추천했지만 찬성표를 받지 못했다. 갑자기 툭 튀어나온 후보가 8개 팀의 표를 얻는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얘기"라고 덧붙였다.
소문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니다. 야구계에선 한때 일부 서울 연고 구단이 원하는 총재 후보가 따로 있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한 지방 구단이 "왜 항상 서울 구단에서만 총재 후보가 나오나. 이번에는 우리 쪽에서 총재를 낼 차례"라며 목소리를 냈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뚜렷한 실체는 없었다. 앞의 야구 관계자는 "이사회 당일 그 자리에서 정말 강력한 대항마가 나타나면 모를까, 10개 구단 중 8개 구단의 찬성을 끌어낼 후보는 현재로선 없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구단 대표이사들은 이번 주 초 KBO에서 이사회를 열고 총재 후보 추천 안건을 논의한다. 이사회 추천을 받은 후보는 구단주 총회 표결을 거쳐 최종 선출된다. 일반적으로 구단 이사들이 구단주의 의중을 따라 움직이는 만큼, 이사회 추천이 그대로 최종 선출로 이어진다고 봐야 한다.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허 총재의 연임 여부는 포스트시즌 전에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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