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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야닉 시너(사진=야닉 시너 SNS)[더게이트]
“장기적인 선수 생활도 생각해야 한다.” 남자 테니스 세계 1위 야닉 시너가 고질이 된 오른 무릎 부상으로 끝내 2026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7월 윔블던 우승 이후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시너는 시즌 최종전인 ATP 파이널 출전까지 포기하며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시너는 7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남은 대회 불참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공개된 영상에서 “지난 몇 년 동안 토리노에서 시즌을 마무리하며 정말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시너의 의료진과 전담팀 역시 충분한 회복 시간을 확보해 2027시즌을 준비하는 쪽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른 무릎 부상이 세계 최강의 질주를 멈춰 세웠다. 시너는 7월 윔블던 결승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를 꺾고 개인 통산 5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무릎에 문제가 생기면서 북미 하드코트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캐나다 오픈에 이어 신시내티 오픈까지 건너뛴 시너는 당시 “오른 무릎이 계속 불편하다. 의료진과 열심히 준비했지만 아직 경기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회복은 예상보다 더뎠다. 시너는 8월 US오픈에서 기권하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코트를 밟지 못했다. 9월에는 전년도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할 예정이던 차이나 오픈마저 포기했다. 막판까지 상하이 마스터스 출전을 저울질했지만 무릎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고 지난 3일 불참을 확정했다.
상하이 마스터스는 시너가 2024년 레전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꺾고 정상에 올랐던 대회다. 상하이행을 접은 지 사흘 만에 남은 유럽 실내 대회와 11월 ATP 파이널까지 연이어 출전을 포기하면서 올 시즌을 완전히 접었다. 2024년과 2025년 ATP 파이널을 연달아 제패했던 시너에게는 뼈아픈 결정이다.
시너·알카라스 이탈…'어부지리' 즈베레프정상급 선수들의 부상은 2026년 남자 테니스 판도에 연쇄 지각 변동을 가져왔다. 시너의 라이벌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 역시 오른 손목 부상으로 약 5개월 동안 자리를 비웠다. 세계 1위 시너와 3위 알카라스가 번갈아 장기간 코트를 떠나며 정상권 경쟁에 비집고 들어갈 빈틈이 생겼다.
이 틈을 파고든 선수가 알렉산더 즈베레프다. 29세 즈베레프는 올해 프랑스 오픈에서 개인 통산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US오픈까지 제패했다. 독일 남자 선수의 메이저 대회 우승은 1996년 보리스 베커 이후 처음. 현재 세계 2위까지 올라온 즈베레프는 시너의 시즌 포기로 데뷔 후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오를 기회까지 잡았다.
시즌 초만 해도 시너의 연말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아무도 몰랐다. 지난해 파리 마스터스와 ATP 파이널 우승을 시작으로 올해 인디언웰스부터 마이애미, 몬테카를로, 마드리드, 이탈리아 오픈까지 마스터스 1000 대회 5개를 연속 제패했고 윔블던 정상까지 올랐던 시너다. 아쉬움 가득한 2026년을 뒤로 하고, 시너의 시선은 2027년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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