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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게이트
라몬 베가(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더게이트]
"축구가 중환자실에서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하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 수비수 출신 축구인 라몬 베가가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4연임 기도에 도전장을 던졌다. 인판티노 회장이 유럽축구연맹(UEFA)과의 갈등은 물론 안팎의 거센 비판에 둘러싸인 가운데, 내년 FIFA 회장 선거를 앞두고 처음으로 대항마가 등장했다.
복수의 외신 매체는 8일(한국시간) "스위스 국가대표 출신이자 전 토트넘 수비수인 베가가 내년 FIFA 회장 선거에서 인판티노와 맞서겠다고 선언했다"고 전했다. 베가는 11쪽 분량의 출마 선언문에서 현 FIFA 지도부를 정조준하며 조직 개혁과 신뢰 회복을 내세웠다.
베가는 "축구를 보호하고 지켜야 할 의무와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며 "축구계 전반의 믿음과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다. FIFA의 신뢰를 회복하고 세계 축구계를 다시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 지도부가 축구계의 사기를 떨어뜨렸다. 부실한 조직 운영으로 FIFA의 신뢰가 훼손되고 세계 축구계의 믿음도 무너졌다"며 "축구는 중환자실에서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하고 있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 FIFA에는 새로운 방향과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UEFA 갈등에 윤리위 제소까지…코너 몰린 인판티노베가의 출마 선언은 인판티노 회장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는 시점에 나왔다. 인판티노 회장은 최근 월드컵을 비롯한 FIFA 주요 대회와 상업 사업 지분 일부를 민간 투자자에게 넘기려던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 계획을 시도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UEFA는 인판티노 회장의 퇴진을 요구할 정도로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노르웨이축구협회도 지난 6일 인판티노 회장을 FIFA 윤리위원회에 공식 제소했다. 사안은 FFE 사업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상 FIFA 평화상 수여, 2026 북중미 월드컵 당시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징계 해제 과정 등 세 가지다. 노르웨이축구협회는 인판티노 회장과 측근 인사들의 권한 남용과 윤리 규정 위반 여부, FIFA 내부 감독 체계의 정상 작동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2016년 제프 블라터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취임한 인판티노 회장은 2019년과 2023년 모두 단독 입후보해 재선에 성공했다. 내년에도 4년 임기의 회장직 연임에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과 남미축구연맹(CONMEBOL),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등의 확고한 지지를 받는 만큼, 유럽 중심의 반발이 실제 표심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도전장을 낸 베가는 토트넘, 셀틱, 왓퍼드, 칼리아리 등에서 뛴 중앙 수비수 출신으로 은퇴 뒤 금융업에 몸담았다. FIFA 회장직 도전을 검토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블라터 전 회장이 물러난 2015년 출마를 저울질했고, 2022년에도 인판티노 회장에게 맞서려 했으나 지지 세력을 모으지 못해 뜻을 접었다.
이번 선거 역시 실제 후보까지 가려면 난관이 만만찮다. FIFA 회장 선거 후보로 정식 등록하려면 211개 회원국 가운데 최소 5개 축구협회의 공식 추천을 받아야 한다. 베가는 출마 의사만 밝혔지 아직 후보 등록 자격 요건은 채우지 못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축구 비즈니스 전문기자 맷 슬레이터는 베가가 대륙별 축구연맹에서 오랜 기간 정치적 기반을 다지지 못했고 세력을 규합할 영향력도 부족하다면서 당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 절하했다.
슬레이터 기자는 "FIFA 회장 선거는 이미 끝났다. 인판티노가 이겼다"면서 인판티노를 꺾을 가능성이 있었다면 베가 외에 다른 유력 인사들이 출마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내년 FIFA 회장 선거는 3월 18일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리며 후보 등록 마감일은 11월 18일이다. 베가에게 남은 가능성은 인판티노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UEFA의 지지를 받는 것인데, 가능성이 크진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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