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이야 안티야? 양키스 팬이 내민 손에 날아간 동점 홈런...뉴욕 양키스, 46년 만에 굴욕의 3연패 탈락

앤서니 볼피의 타구를 건드린 양키스 팬(사진=중계방송 화면 캡쳐)앤서니 볼피의 타구를 건드린 양키스 팬(사진=중계방송 화면 캡쳐)

[더게이트]

뉴욕 양키스의 안방 양키스타디움이 초상집이 됐다. '부자 구단'의 상징 양키스가 '스몰마켓'의 대명사 탬파베이 레이스에 홈에서 3연패로 무너졌다. 홈팀 팬이 홈런 타구를 건드려 동점이 무산되는 불운까지 양키스를 괴롭혔다.

탬파베이는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3차전에서 양키스를 4대 3으로 꺾었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내리 이긴 탬파베이는 시리즈 전적 3승 무패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진출을 확정했다.

탬파베이가 5전 3승제 이상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싹쓸이로 이긴 건 구단 역사상 처음이다. 반대로 양키스가 5전제 시리즈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한 건 1980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ALCS 이후 46년 만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 전력으로 평가받던 탬파베이는 전문가들을 비웃듯 지구 우승에 이어 가을야구 무대에서도 단 3경기 만에 양키스를 밀어냈다. 탬파베이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 경기의 승자와 ALCS에서 맞붙는다.

'스몰마켓' 탬파베이의 짠물 야구탬파베이가 3연승으로 ALCS에 진출했다(사진=중계방송 화면 캡쳐)탬파베이가 3연승으로 ALCS에 진출했다(사진=중계방송 화면 캡쳐)

탬파베이는 3차전에서도 물샐 틈 없는 마운드 운영으로 양키스 타선을 막았다. 선발 닉 마르티네스가 3.2이닝 2실점으로 스타트를 끊고 이언 시모어가 1.1이닝 무실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그리핀 잭스가 2이닝을 책임졌고 캠 부저-케빈 켈리-브라이언 베이커가 남은 8회와 9회를 실점 없이 막았다. 상대 타순과 경기 전개를 완벽하게 계산하고 계획해서 예술에 가까운 투수 기용을 해낸 탬파베이다.

공격에서는 전국 중계를 시청하는 연성 야구팬들에겐 낯설 법한 무명 선수들이 양키스타디움 담장을 넘겼다. 가을야구 데뷔전에 나선 라이언 빌라데가 4회 에이스 맥스 프리드를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고, 2대 2로 맞선 6회에는 빅터 메사 주니어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결승점을 올렸다.

양키스 쪽에도 기회는 있었다. 탬파베이가 4대 2로 앞선 6회말 2사 1루 상황, 앤서니 볼피가 잭스의 싱커를 받아쳤다. 타구는 왼쪽 담장을 향해 뻗어 나갔고 최초 판정은 홈런이었다. 적막이 흐르던 양키스타디움은 환호에 휩싸였고 볼피도 신이 나서 그라운드를 돌았다.

하지만 탬파베이 좌익수 메사 주니어가 관중 간섭을 주장했고, 비디오 판독 결과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관중이 펜스 바깥으로 손을 뻗어 타구를 건드린 장면이 잡혔다. 심판진은 홈런 판정을 번복했다. 양키스 팬의 손이 응원팀 양키스의 득점을 지워버린 셈이다.

메이저리그 비디오 판독센터는 "영상을 확인한 결과 관중이 경기장 안쪽에서 타구를 건드린 사실이 명백하다"며 "팬 간섭이 없었다면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며, 수비수 역시 공을 잡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루 주자의 득점만 인정되면서 볼피의 타구는 1타점 2루타로 정정됐고 점수는 4대 4에서 4대 3으로 바뀌었다. 후속 타자 스펜서 존스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양키스의 추격 분위기도 차갑게 식었다.

30년 전과 달라진 점은 비디오 판독탬파베이가 3연승으로 ALCS에 진출했다(사진=중계방송 화면 캡쳐)탬파베이가 3연승으로 ALCS에 진출했다(사진=중계방송 화면 캡쳐)

양키스로서는 30년 전 사건이 떠오르는 장면이다. 1996년 10월 9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맞붙은 ALCS 1차전. 당시 12세 양키스 팬 제프리 마이어가 펜스 밖으로 손을 뻗어 데릭 지터의 타구를 건져 올렸다. 당시 심판진은 관중 간섭을 선언하지 않았고 타구는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인정됐다. 하지만 30년 뒤 첨단 비디오 판독 시대에 야구의 신은 더는 양키스 편이 아니었다.

탬파베이는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한 점차 승리를 굳혔다. 정규시즌 41세이브 특급 마무리 투수 베이커가 9회를 무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마지막 타자 트렌트 그리샴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양키스의 2026시즌이 비참하게 끝났다. 베이커는 이번 시리즈 3경기에서 모두 세이브를 수확했다.

탬파베이의 ALCS 진출은 2008년, 2020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다. 탬파베이는 앞선 두 차례 ALCS에서 모두 이겨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반면 양키스는 2024년 LA 다저스, 2025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안방에서 상대 팀이 시리즈 승리를 확정 짓는 장면을 지켜보는 수모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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