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판티노 물러나라" 외치더니…'대항마' 체페린·몬탈리아니 잇단 불출마, FIFA '김빠진 반란'

FIFA 회장 출마를 포기한 체페린(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FIFA 회장 출마를 포기한 체페린(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더게이트]

"인판티노 물러나라"며 일제히 목소리를 높이더니 정작 선거를 앞두고는 하나둘씩 꽁무니를 빼고 있다.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던 유럽과 북중미 축구계 수장들이 일제히 FIFA 회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사이 인판티노는 아프리카 54개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4연임'을 향해 다가가는 중이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9일(한국시간) 알렉산데르 체페린(58)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내년 UEFA 회장 선거에서 4연임에 도전한다고 전했다. 체페린 회장은 8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회원국 회의에서 55개 축구협회의 만장일치 지지를 받아 출마를 결정했다.

체페린 회장은 "지난 몇 년간 특별한 도전들을 함께 극복했다. 아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남아 있어 회원국들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며 "유럽 축구의 단결을 유지하고 축구를 더욱 강하게 만들며, 다음 세대에 준비된 UEFA를 물려주겠다는 목표는 변함없다"고 밝혔다.

2016년부터 UEFA를 이끈 체페린은 당초 2027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를 손바닥 뒤집듯 뒤집었다. UEFA는 2024년 총회에서 회장 임기 제한 규정을 바꿔 체페린 장기집권 길을 열었다. 당시 반대표를 던진 곳은 잉글랜드축구협회뿐이었다. 체페린은 내년 4월 22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리는 UEFA 총회에서 재선에 도전하며, 당선되면 2031년까지 조직을 이끈다. FIFA 회장 선거에는 나서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만큼 인판티노 회장과 맞붙을 일은 사라졌다.

대항마 몬탈리아니도 'FIFA 대신 연맹 잔류'FIFA 회장 출마를 포기한 몬탈리아니(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FIFA 회장 출마를 포기한 몬탈리아니(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또 다른 대항마로 거론되던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의 빅터 몬탈리아니(61) 회장 역시 FIFA 회장 선거에 나서지 않는다. 디 애슬레틱과 영국 가디언은 9일 몬탈리아니 회장이 내년 연맹 회장 선거에 다시 출마한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출신으로 2016년부터 북중미 연맹을 이끈 몬탈리아니 회장은 현재 FIFA 부회장도 겸하고 있다. UEFA 내부에서는 유럽 바깥 출신인 몬탈리아니 회장을 인판티노 회장의 대항마로 내세우려 했으나, 몬탈리아니 회장이 연맹 잔류를 택하면서 이 구상도 무산됐다.

몬탈리아니 회장은 소속 연맹 안에서도 단일 대오를 만들지 못했다. 멕시코축구협회는 지난 8월 이미 인판티노 지지를 선언했고, 자메이카축구협회장도 인판티노 편에 섰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역시 퇴진 요구에서 발을 뺐다. 셰이크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은 최근 FIFA 내부 지배구조를 건설적으로 개선하자는 서한을 보내며, 강경 퇴진에서 한발 물러서 조직 개혁 쪽으로 돌아섰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은 8일 카보베르데 회의에서 54개 회원국 전원의 인판티노 연임 지지를 공식화했다. 파트리스 모체페 CAF 회장은 지난 10년간 FIFA가 아프리카 축구 발전을 위해 약 10억 달러(약 1조 4500억원)를 지원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인판티노 지지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혼자 나선 베가…15일 평의회서 지배구조 논의축구계의 태양왕 인판티노.축구계의 태양왕 인판티노.

UEFA는 8일 회의 뒤 "회원국들은 현 FIFA 지도부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제도 개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새로운 지도부가 필요하다"는 성명을 냈지만 정작 제대로 된 대항마는 내놓지 못했다. 지도부 교체안에는 아제르바이잔축구협회를 뺀 54곳만 동의해 내부 단속에도 실패했다.

대륙별 맹주들이 잇따라 물러서면서 공식 출마를 선언한 인물은 스위스 국가대표와 토트넘 수비수 출신인 라몬 베가(55)만 남았다. 베가는 8일 "축구가 중환자실에서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하고 있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다만 베가는 211개 회원국 가운데 최소 5개 축구협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 후보 등록 요건을 아직 채우지 못했다. 인판티노와 비교해 조직 기반과 세력이 부족해 당선 가능성도 떨어진다.

UEFA는 오는 11월 17일 이전에 회원국 회의를 열어 FIFA 차기 지도부 문제를 다시 논의한다. FIFA 회장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은 11월 18일이며, 투표는 2027년 3월 18일 모로코 라바트에서 치러진다. 이에 앞서 오는 15일 열리는 FIFA 평의회 회의에서 체페린과 몬탈리아니, 살만 회장이 모여 FFE 사업과 지배구조 개혁안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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