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부터 구원 등판한 페디, 4회까지 무실점 좋았는데...'불펜 붕괴' 화이트삭스, 2연승 뒤 2연패 시리즈 원점

호세 라미레즈의 2점 홈런(사진=중계방송 화면 갈무리)호세 라미레즈의 2점 홈런(사진=중계방송 화면 갈무리)

[더게이트]

선발투수 에릭 페디를 1회부터 구원 투입한 승부수가 무위로 돌아갔다. 먼저 2승을 거둔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안방에서 내리 2연패를 당하면서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승부가 최종 5차전으로 넘어갔다.

화이트삭스는 9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레이트필드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ALDS 4차전에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 5대 9로 역전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기록한 두 팀은 11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마지막 5차전을 치른다. 5차전 승자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 선착한 탬파베이 레이스와 맞붙는다.

화이트삭스는 경기 시작부터 위기를 맞았다. 오프너로 등판한 헤이건 스미스가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볼넷 3개를 내주며 만루를 자초했다. 화이트삭스 벤치는 지체 없이 스미스를 내리고 2023년 KBO리그 MVP 출신 선발투수 페디를 마운드에 올렸다. 페디는 앙헬 마르티네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급한 불을 껐다.

위기를 넘긴 화이트삭스 타선은 3회말 선취점을 냈다. 1사 만루에서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클리블랜드 선발 파커 메식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 대타 샘 안토나치가 구원 등판한 숀 암스트롱을 상대로 희생플라이를 쳐 2대 0리드를 잡았다. 페디 역시 4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다.

하지만 5회 들어 위기가 왔다. 선두 타자 대타 패트릭 베일리에게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맞고 무실점 행진이 깨졌다. 1사 후 스티븐 콴에게 안타를 내준 페디는 조던 힉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여기서 힉스가 호세 라미레스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맞으면서 페디의 최종 기록은 3.2이닝 2실점이 됐다.

화이트삭스도 그대로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5회말 반격에 나선 화이트삭스는 1사 만루에서 안토나치가 몸에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타점을 올려 3대 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브렌턴 도일의 희생플라이로 4대 3, 재역전에 성공했다.

6회초 6실점, 화이트삭스 불펜 붕괴패트릭 베일리에게 홈런을 맞은 페디(사진=중계방송 화면 갈무리)패트릭 베일리에게 홈런을 맞은 페디(사진=중계방송 화면 갈무리)

어렵게 되찾은 리드는 6회초 불펜이 무너지며 물거품이 됐다. 앤서니 케이가 선두 타자 마르티네스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고 2루 도루와 트래비스 바자나의 적시 2루타로 4대 4, 다시 동점이 됐다.

화이트삭스는 그랜트 테일러를 투입했지만 불붙은 상대 타선을 끄지 못했다. 베일리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브라이언 로키오, 콴의 연속 볼넷이 나왔다. 이어 라미레스, 체이스 델로터, 조 아델이 잇따라 안타를 쳤다. 1차전과 2차전에서 5.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테일러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4피안타 4실점했다.

클리블랜드는 6회에만 타자 10명이 들어서 6점을 뽑았다. 3차전 9득점에 이은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 9득점 이상 경기. 이는 클리블랜드 프랜차이즈 역사상 1997년 월드시리즈 3·4차전 이후 29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당시 클리블랜드는 매니 라미레즈, 짐 토미, 데이비드 저스티스 등으로 이어지는 올스타급 라인업을 자랑했다.

화이트삭스는 9회말 미겔 바르가스의 솔로 홈런으로 한 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추격 분위기가 감지되자 클리블랜드는 2차전 선발 투수였던 개빈 윌리엄스를 구원 등판시켰다. 올 시즌 14승 8패, 248탈삼진을 기록한 윌리엄스는 빅리그 데뷔 후 첫 구원 등판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를 매조졌다. 불펜이 선발로 나오고, 선발이 불펜으로 등판하는 올해 포스트시즌의 특징을 보여준 마무리였다.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확률은 여전히 화이트삭스 편이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5전 3승제 시리즈에서 먼저 2승을 거둔 팀이 시리즈를 승리한 확률은 89.2%(93회 중 83회)다. 윌 베너블 화이트삭스 감독은 “서로 계속 주고받으며 싸워온 만큼 결국 마지막 경기까지 가는 게 어울린다”며 “올 시즌 내내 두 팀의 승부가 그랬다”고 짐짓 여유롭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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