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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은퇴식을 장식한 불꽃놀이(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더게이트=잠실]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마지막 정규시즌 경기가 원정팀 롯데 자이언츠의 승리로 끝났다. 롯데는 빅터 레이예스의 4안타 활약 속에 7위를 확정했고, 홈팀 두산 베어스는 구단 최초로 한 시즌 150만 관중을 달성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베어스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와 팬들과 함께 잠실에 작별 인사를 건넸다.
롯데는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두산을 7대 4로 꺾었다. 홈런 3개를 포함해 장단 15안타를 몰아친 타선이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64승 3무 77패(승률 0.454)를 기록, NC 다이노스(64승 2무 78패)를 반 경기 차로 제치고 7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미 5위를 확정한 두산은 73승 5무 66패(승률 0.525)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두 팀의 올 시즌 상대 전적은 두산의 10승 6패 우위로 끝났다.
월요일 경기인데 만원...잠실에 모인 전현직 두산 사령탑
양의지, 김태형 감독, 김인식 감독, 김원형 감독(사진=두산)이날 잠실구장의 2만 3750석은 경기 시작 50분 전 모두 팔렸다. 월요일임에도 잠실의 마지막을 함께 하려는 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채웠다. 잠실야구장은 올 시즌이 끝나면 철거되고, 그 자리에 잠실돔구장이 들어선다. 두산은 시즌 33번째 매진과 함께 누적 관중 150만 7522명을 기록했다.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관중이 150만명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경기 전 시구는 ‘국민감독’ 김인식 전 감독이 맡았다. 1995년 베어스 지휘봉을 잡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김 전 감독은 김원형 현 감독과 함께 그라운드로 걸어 나왔다. 마이크를 잡은 김 전 감독은 잠실을 떠나보내는 소회를 밝힌 뒤 선수들을 격려하고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시구 후에는 두산에서 세 차례 우승을 이끈 김태형 롯데 감독도 합류해 전·현직 감독 세 사람이 기념사진을 찍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다만 이날 경기는 홈팀 두산이 아닌 롯데의 승리로 끝났다. 이미 순위가 결정된 두산은 이틀 뒤 시작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포커스를 맞춰, 이날 경기에 100% 총력을 쏟아붓기 어려웠다. 베테랑 불펜투수 이용찬을 '오프너'로 내세웠고, 도합 11명의 투수가 1이닝 이하 짧은 이닝을 나눠던지는 형태로 실전 감각 유지에 주력했다.
매이닝 투수를 교체한 두산 상대로 롯데는 1회부터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2사 후 고승민의 안타에 이은 4번 타자 한동희의 초구 공략 좌월 투런이 작렬했다. 한동희의 시즌 25호 홈런. 1회말 나승엽의 실책으로 동점을 내줬지만, 2회초 공격에서 곧바로 리드를 되찾았다. 선두타자 손성빈이 박치국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시즌 8호 솔로 홈런을 쳤고 1사 후에는 장두성, 황성빈, 레이예스, 나승엽의 잇따른 안타로 5대 2를 만들었다.
두산이 3회말 안재석의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롯데는 6회초 레이예스의 시즌 18호 솔로 홈런으로 다시 3점 차를 만들었다. 두산이 7회말 2사 1루에서 양석환이 김원중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날려 4대 6으로 따라붙자, 롯데는 8회초 황성빈의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롯데는 최준용이 1.1이닝, 이이무라 쇼타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를 지켰다.
레이예스는 5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경기전 207개였던 시즌 안타 수를 211개로 늘린 레이예스는 2024년 자신이 세웠던 단일 시즌 최다안타 기록인 202개를 훌쩍 넘어섰다. 200안타를 두 차례 기록한 타자는 레이예스가 최초다. KBO리그 역대 두 번째이자 외국인 타자로는 처음으로 3년 연속 최다안타왕에도 올랐다.
선발 박세웅은 이날 4이닝 3실점(1자책)으로 시즌을 마쳤다. 승리를 추가하지는 못했지만 시즌 투구 이닝을 147.1이닝으로 늘려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웠다. 이로써 롯데는 엘빈 로드리게스(159.2이닝), 제레미 비슬리(147이닝), 나균안(149.2이닝), 김진욱(144.1이닝)에 이어 박세웅까지 선발 5명 전원이 규정이닝을 달성했다. 이는 10구단 체제가 출범한 2015년 이후 처음이자 롯데 프랜차이즈 최초다.
“고마웠다, 잠실”…후배에게 건넨 홈플레이트
경기후 열린 잠실야구장 은퇴식 행사(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두산은 경기 종료 후 팬들과 함께 하는 ‘잠실야구장 은퇴식’을 열었다. 선수단이 1루 선상에 도열해 인사했고, 불꽃놀이에 이어 구단의 역사를 돌아보는 영상이 상영됐다. 201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순서로 구단 레전드 김재호, 정재훈, 김형석, 박철순이 각각 1루와 2루, 3루, 홈에서 등장했다.
김재호는 오랜 백업 생활을 견디고 주전 유격수가 된 뒤 두 차례 골든글러브와 세 차례 우승을 함께한 잠실을 돌아봤다. 정재훈은 불펜 문을 열고 나서던 순간과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던 기억을 전했다. 김형석은 “제게 잠실은 말 그대로 집이었던 것 같다”라며 “제 후배들이 더 좋은 터전으로 돌아오길 바라겠다”라고 했다.
박철순은 “다치고 구르고 울고 웃던 모든 순간들이 꽤 오래된 기억들일 텐데, 이곳에 서니 마치 그때의 생생한 순간들이 눈앞에 떠오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 좋은 환경을 위한 잠시만의 이별이라 생각한다”라고 작별을 고했다. 네 사람은 선수단과 팬들이 함께 새 구장으로 옮겨 간다는 뜻을 담아 홈플레이트를 들어 주장 양의지에게 건네며 잠실에 작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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