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4안타’ 레이예스, 두산 팬도 감탄한 신들린 타격쇼...211안타로 3년 연속 최다안타왕 [잠실 현장]

레이예스(사진=롯데)레이예스(사진=롯데)

[더게이트=잠실]

한 걸음 가까워졌다 싶으면 다시 한 발짝 멀어지고, 한 걸음 따라붙으면 또 한 걸음 달아났다.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장군멍군을 주고받은 안타 대결은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의 승리로 끝났다. 한 경기 4안타를 몰아친 레이예스가 3안타를 날린 최원준의 맹추격을 뿌리치고 3년 연속 최다안타왕에 올랐다. 롯데 팬들은 물론 두산 홈팬들까지 레이예스의 신들린 안타쇼에 박수를 보냈다.

레이예스는 1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홈런 포함 5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211안타로 시즌을 마친 레이예스는 이날 3안타를 더해 208안타를 기록한 KT 위즈 최원준을 3개 차로 앞서며 단독 최다안타 1위를 확정했다.

이날 롯데는 잠실에서 두산과, KT는 대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각각 시즌 최종전을 치렀다. 이미 순위가 결정된 팀간의 경기인 만큼 승패보단 레이예스와 최원준의 치열한 최다안타 레이스에 관심이 쏠렸다. 경기 전까지 레이예스는 시즌 207안타로, 205안타를 기록한 최원준에게 2개 앞선 상황. 이날 결과에 따라 최다안타 타이틀과 역대 단일 시즌 최다안타 기록의 주인공이 정해지는 상황이었다.

안타왕을 향한 레이스는 1회부터 뜨겁게 불이 붙었다. 최원준은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첫 타석에서 삼성 선발 양창섭을 상대로 좌익수 뒤로 넘어가는 2루타를 쳤다. 시즌 206번째 안타로 레이예스에 1개 차로 바짝 따라붙은 최원준이다.

최원준이 따라붙으면 레이예스가 달아났다레이예스의 안타 장면(사진=롯데)레이예스의 안타 장면(사진=롯데)

1회초 첫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레이예스는 2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아쉬움을 달랬다. 1사 1, 3루에서 사이드암 박치국의 초구, 몸쪽 깊숙이 들어온 체인지업을 받아쳤다. 빗맞아서 높이 뜬 타구가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텍사스 안타가 되면서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시즌 208번째 안타를 기록한 레이예스는 다시 2개 차로 앞서 나갔다.

최원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4회초 만루 기회에서 우전 적시타를 날리며 일찌감치 멀티히트를 작성, 시즌 207번째 안타로 다시 레이예스에게 1개 차로 따라붙었다. 그러자 레이예스도 곧바로 응수했다. 4회초 무사 1루에서 세 번째 타석에 나선 레이예스는 바뀐 투수 잭로그의 2구째를 받아쳐 중견수 앞 안타로 연결했다. 이날 두 번째이자 시즌 209번째 안타로 다시 격차는 2개 차가 됐다.

최원준은 포기하지 않고 추격했다.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은 네 번째 타석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이재희의 슬라이더를 받아쳤고, 타구는 중견수 오른쪽으로 향하는 안타가 됐다. 이날 세 번째이자 시즌 208번째 안타로 다시 1개 차로 따라붙은 순간이었다.

레이예스는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안타를 터뜨렸다. 이번에는 홈런이었다. 6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산 좌완 최승용의 6구째를 정확하게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라인드라이브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날 세 번째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시즌 210안타에 도달한 레이예스가 사실상 최다안타왕을 굳히는 순간이었다.

8회초 다섯 번째 타석에서 1루수 땅볼로 물러난 최원준은 9회초 2사 1, 2루에서 맞은 마지막 타석에서도 유격수 땅볼에 그치며 경기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6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시즌 안타 수는 208개에서 멈췄다.

반면 레이예스는 마지막 타석에서도 안타를 추가하며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8회초 1사 1루에서 다섯 번째 타석에 나선 레이예스는 김영현의 2구째를 공략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를 날린 뒤 대주자 박찬형으로 교체됐다. 211안타로 최다안타왕을 굳힌 레이예스를 향해 3루 쪽 롯데 응원석은 물론 1루 쪽 두산 응원석에서도 큰 박수가 쏟아졌다. 레이예스는 3루와 1루 쪽을 향해 거듭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전했다.

이로써 레이예스는 KBO리그에 합류한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최다안타왕에 올랐다. 첫해 202안타로 단일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을 세웠고, 지난해에도 187안타로 정상을 지켰다. 올해는 최원준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마지막에 웃으며 211안타로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3년간 쌓은 안타는 총 600개. 한 선수가 200안타 시즌을 두 차례 이상 기록한 것도 레이예스가 처음이다.

롯데 동료들과 레이예스의 기념 촬영(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롯데 동료들과 레이예스의 기념 촬영(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경기후 취재진과 만난 레이예스는 "최다안타를 달성해 너무나 기분이 좋다. 또 3년 동안 144경기 전 경기를 뛰는 게 나만의 목표였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었고 건강하게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다른 구장에서 최원준도 매 타석 안타를 쳤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물음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나도 경기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내 타석에 어떻게 임하면 좋을지를 더 많이 생각했다"면서 "최원준 선수에게도 고생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3루쪽 롯데 응원석은 물론 1루쪽 두산 팬들을 향해서도 고개숙여 인사한 레이예스는 "두산 팬들께서도 응원을 많이 해주신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드렸다. 그게 선수로서 해야 할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타 숫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힘줘말한 레이예스는 "144경기에 나가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내가 건강하게 뛰면 팀이 이길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최대한 건강하게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그거에 대해 자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도영은 결승포로 홈런왕…다승왕은 임찬규·고영표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레이예스(사진=롯데)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레이예스(사진=롯데)

최다안타와 함께 관심을 모았던 홈런왕 경쟁은 KIA 타이거즈 김도영의 극적인 승리로 끝났다. 김도영은 이날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최종전에서 2대 2로 맞선 8회말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45호 홈런과 개인 통산 100홈런을 동시에 달성한 한 방이었다.

KIA는 4대 2로 승리해 LG의 추격을 뿌리치고 정규시즌 3위와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김도영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터뜨린 홈런으로 개인 타이틀과 팀 승리를 함께 가져오는 '슈퍼스타'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반면 이날 경기 전까지 홈런 공동 선두였던 KT 샘 힐리어드는 홈런을 추가하지 못해 44개, 2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투수 다승왕 경쟁은 LG 임찬규와 KT 고영표의 공동 1위로 마무리됐다. 이날 광주에서 16승과 단독 다승 1위에 도전한 임찬규는 1대 2로 뒤진 4회 고우석으로 교체돼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임찬규와 고영표는 나란히 15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국내 투수 2명이 공동 다승왕에 오른 것은 2024년 두산 곽빈과 삼성 원태인(이상 15승) 이후 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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