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지커, 파리 모터쇼서 플래그십 SUV '9X' 공개

더게이트
경찰의 사이버도박 특별단속에서 적발된 청소년은 2024년 4715명에서 2025년 7153명으로 51.7% 급증했다. 청소년 도박이 소년사법 시스템이 매일 마주하는 일상적 사건으로 굳어진 상황이다.최근 화제를 모은 드라마 '참교육'과 '모범택시3'에는 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진 청소년 캐릭터들이 등장해 충격을 안겼다. '참교육'에선 도박 때문에 수천만원 빚을 진 청소년과 교내 도박 조직을 묘사했고 '모범택시3'에선 게임인 줄 시작한 도박에 사채업자 협박을 받는 학생이 등장했다. 드라마 속 과장된 가공의 이야기라고 넘길 일이 아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도박 특별단속에서 적발된 청소년은 한 해 7153명. 처음 돈을 거는 나이는 평균 12.5세다. 이제 아이들은 도박을 게임처럼 접하고, 빠져들어, 중독되기에 이른다.
청소년기에 손 댄 도박은 군 복무 기간에도, 사회인이 된 뒤에도 이어지며 인생을 무너뜨리고 가정과 사회를 병들게 한다.
더게이트는 갈수록 심각성을 더해가는 청소년과 군장병 스포츠 도박 중복 문제와 관련해 전문가와 현장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는 해법과 대안을 찾아나갈 예정이다. 그 첫 걸음으로 올해 열린 '2026 청소년 도박문제 포럼'과 '도박중독 추방의 날 포럼'에서 전문가와 현장 관계자들이 내놓은 실태 진단과 해법을 연속 보도로 전한다.
[더게이트=국회]
"처벌의 문은 크게 열려 있지만 치유의 문은 좁습니다." 교단에서 법정으로 자리를 옮긴 임이랑 변호사가 진단한 소년사법 시스템의 현주소다. 교사 시절 도박 예방에 힘쓰던 임 변호사는 현재 불법 스포츠 도박 중독에 빠진 10대들을 법적으로 조력하고 있다.
법무법인 라이즈 소속인 임이랑 변호사는 8월 26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2026 청소년 도박문제 포럼'의 종합토론(좌장 김동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에 토론자로 나서 '사법절차와 치유 연계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미디어가 비추는 청소년 불법 스포츠 도박을 교사와 변호사의 눈으로 살펴본 임 변호사는 사법 절차가 처벌의 관문이 아니라 치유의 입구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제안했다.
청소년 적발 51.7% 늘었다
경찰 사이버도박 특별단속에 적발된 청소년이 급증하고 있다.경찰의 사이버도박 특별단속에서 적발된 청소년은 2024년 4715명에서 2025년 7153명으로 51.7% 급증했다.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한 불법 대출, 대리입금, 절도·사기 등 2차 범죄 고리도 끊이지 않는다. 청소년 도박이 더는 '일부 문제아의 일탈'이 아니라고 지적한 임 변호사는 그래서 사법 절차가 이 아이들을 어디로 데려가는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힘줘 말했다.
미디어는 도박 청소년들을 자극적으로 소비한다. 임 변호사는 드라마 '참교육', '모범택시3' 등을 예로 들며 미디어의 세 가지 문법을 꼬집었다. 청소년을 가해자 아니면 피해자로 양극화하고, 사적 제재로 통쾌하게 응징한 뒤, 일상으로 돌아가는 회복의 과정은 화면 밖으로 치워버린다는 것이다.
교사의 눈으로 보면 빠진 것은 '교실의 평범함'이다. 실제 도박하는 청소년은 드라마 속 악당도, 폐인도 아니다. 수업을 듣고 급식을 먹고 친구와 장난치는, 겉으로는 표가 나지 않는 아이들이다. 도박은 쉬는 시간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놀이처럼 조용히 진행돼 교사도 부모도 뒤늦게 알아챈다. 극적인 파국만 봐 온 어른들은 눈앞의 평범한 신호를 놓치기 쉽다.
변호사의 눈으로 보면 빠진 것은 '절차의 실제'다. 드라마 속 사법 절차는 무력하거나, 아이의 인생을 끝장내는 가혹한 처벌 기계로 그려진다. 임 변호사는 실제 소년사법이 처벌과 교화 사이에서 훨씬 섬세하게 설계돼 있다고 했다. 절차 곳곳에 '치유로 연결될 수 있는 문'이 이미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문이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충분히 넓지도 않다는 데 있다.
미디어가 남긴 빛과 그림자
경찰 단계에는 선도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친 훈방·즉결심판 청구와 전문기관 연계 선도프로그램이 있다(사진=제미나이 생성 이미지)미디어의 노출은 양날의 검이다. 도박이 형사절차의 대상임을 알리고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점은 일견 긍정적이다. 반면 '도박하는 아이는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어 정작 도움이 절실한 청소년들을 더 깊은 음지로 내모는 문제가 발생할 위험성도 상존한다.
처벌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 아이는 '말하는 순간 인생이 끝난다'고 믿고 문제를 숨긴 채 불법 사채와 2차 범죄라는 더 깊은 수렁으로 들어간다. 임 변호사는 소년 사건에서 만나는 가장 큰 장벽이 법 그 자체가 아니라 바로 이 공포라고 했다.
다음은 절차에 대한 불신이다. 사적 제재가 미화되면 '국가 시스템은 아무것도 해 주지 않는다'는 인식이 남는다. 자진신고나 상담 요청 같은 공식 도움 경로를 쓰지 않게 만든다. 마지막은 방법의 노출이다. 베팅 장면을 자극적으로 재현하면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임 변호사는 이 위험이 자살보도 권고기준이 오래 고민해 온 문제의식과 정확히 겹친다고 했다.
임 변호사는 지금까지의 미디어가 '규제와 처벌의 무서움'은 잘 보여줬지만 '신고와 치유의 안전함'은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고 정리했다.
이미 있는 문, 그러나 좁은 문
청소년 도박 문제는 처벌과 단속도 필요하지만 다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올 수 있는 문을 열어주는 것이 필요하다.현행 사법 절차에도 치유의 문은 존재한다. 경찰 단계에는 선도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친 훈방·즉결심판 청구와 전문기관 연계 선도프로그램이 있다. 올해 5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는 경찰청과 교육부, 성평등가족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함께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제도'를 전국에서 운영했다.
만 19세 미만 청소년이나 보호자가 신고하면 학교전담경찰관과 도박치유 전문상담사가 초기 상담과 선별검사를 진행한다. 필요하면 전문기관으로 연계하고, 처분을 정할 때는 반성 태도와 치유 정도를 반영해 최대한 선처한다. 대리입금 같은 불법 사금융 피해 구제까지 연계된다. 임 변호사는 '처벌보다 회복'이라는 방향 전환이 제도로 구현된 사례라고 평가했다.
검찰 단계에는 상담·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하는 소년 조건부 기소유예가 있다. 법원 단계에는 수강명령과 보호관찰, 병원·요양소 위탁 같은 보호처분과 상담·교육 명령 등 부가처분이 있다.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학교장이 법원 소년부에 사건을 직접 통고하는 학교장 통고제(소년법 제4조 제3항)도 있다.
임 변호사는 통고제가 입건과 수사 기록 없이 곧바로 법원의 보호적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낙인을 최소화하면서 치유로 잇는 통로로서 잠재력이 크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 문들이 너무나 '좁다'는 데 있다. 먼저 대부분 임의적이다. 도박은 절도·사기 같은 재산범죄의 '숨은 동기'인 경우가 많은데, 먼저 묻지 않으면 아이들은 끝까지 말하지 않는다. 담당자의 인식에 따라 치유 연계 여부가 갈릴 수밖에 없다.
도박 특화 프로그램도 부족하다. 수강명령과 상담 프로그램 상당수가 일반 비행 중심으로 짜여, 재발 위험이 큰 도박 중독을 다루기엔 충분하지 않다. 사후관리도 약하다. 보호처분이 끝나면 치유기관과의 연결이 끊기는 경우가 많다.
'방법의 노출은 줄이고, 도움의 경로는 늘리고'
법무법인 라이즈 소속인 임이랑 변호사는 8월 26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2026 청소년 도박문제 포럼'의 종합토론에 토론자로 나서 '사법절차와 치유 연계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사진=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임 변호사의 첫째 제언은 자진신고제의 상시화와 법제화다. 자진신고한 청소년이 상담·치유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입건유예나 조건부 기소유예를 원칙으로 삼는 근거 규정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자진신고제를 '기간 한정 이벤트'가 아니라 언제든 열려 있는 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둘째는 소년사법 전(全) 단계의 도박문제 선별검사 도입이다. 경찰 조사와 검찰의 결정 전 조사, 법원의 소년조사 단계에서 도박문제 선별검사를 기본 절차로 넣자고 했다. 일정 기준 이상이면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같은 전문기관 연계를 의무화해, 재산범죄 사건 뒤에 숨은 도박 문제를 절차가 먼저 찾아내게 하자는 제안이다.
셋째는 학교장 통고제의 적극 활용이다. 현장에서는 '학교가 학생을 법원에 넘긴다'는 오해 탓에 활용이 저조하다. 임 변호사는 통고 전 학부모 안내 자료와 통고 이후 절차에 대한 교원 연수, 치유기관 우선 연계를 하나로 묶어 지원하자고 했다.
마지막은 미디어에 보내는 부탁이다. 임 변호사는 응징으로 끝나는 결말이 아니라 회복의 경로를 한 장면이라도 보여달라고 했다. 극 중 청소년이 신고 전화를 걸고, 그 전화가 처벌이 아니라 상담으로 이어지는 장면이 어떤 공익광고보다 강력한 증거가 될 것이라는 이유다. 임 변호사는 자살보도 권고기준처럼 청소년 도박 보도·재현 가이드라인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임 변호사는 "진짜 '참교육'은 응징이 아니라 잘못 앞에 선 아이에게 돌아올 길을 열어 주는 일"이라며 제도 안팎의 인식 전환을 촉구하며 발표를 마쳤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