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행 거부한 오타니 “내가 팀 도울 수 있다”...3차전 정상 출전, 자신감인가 자존심인가

오타니 쇼헤이(사진=LA 다저스)오타니 쇼헤이(사진=LA 다저스)

[더게이트]

"부상이 핑계가 되어선 안 된다. 결과는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지독한 타격 부진으로 선발 제외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벤치행을 거부하고 타석에 선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과 면담에서 출전 의지를 관철했다.

로버츠 감독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팀 훈련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오타니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3차전 선발 출전을 공식화했다. 앞서 밀워키 브루어스와 치른 원정 1·2차전을 모두 내준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2패로 벼랑 끝에 몰려 있다.

당초 로버츠 감독은 2차전 패배 직후 오타니에게 휴식을 주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면담에서 계속 뛰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을 만큼 몸 상태가 괜찮다며 출전을 강하게 원했다"며 "오타니에 대한 믿음은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부상 핑계 안 댄다"…책임감 드러낸 오타니데이브 로버츠 감독(사진=LA 다저스 SNS)데이브 로버츠 감독(사진=LA 다저스 SNS)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선 오타니는 자신의 부진을 인정했다. 오타니는 "현재 통증은 많이 가라앉았다. 부상을 부진의 이유로 삼아서는 안 된다"면서 "타격할 때 몸을 제대로 움직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스윙 궤적과 접근법 수정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올해 오타니는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6월 왼쪽 무릎 문제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았고, 7월 3일 이후로는 오른쪽 이두근 통증 탓에 투수 활동을 중단했다. 9월부터는 목 통증까지 겹치며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로버츠 감독 역시 "상체와 무릎 등 모든 부위가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라고 인정했다.

부진의 늪은 생각보다 깊다. 오타니는 8월 18일 이후 두 달 가까이 홈런을 때리지 못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70타수에선 11안타(3장타)를 치는 동안 삼진을 29개나 당했다. 가을 무대에서도 반등은 없었다. 포스트시즌 20타수에서 장타 없이 안타 3개에 그쳤고 밀워키와 맞붙은 2차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 삼진 2개로 물러났다.

다저스 벤치는 디비전시리즈 3차전부터 오타니를 1번에서 5번으로, 그리고 4번으로 조정했다. 로버츠 감독은 밀워키 좌완 로버트 개서가 등판하는 3차전에서 오타니를 상황에 따라 6번 타순에 배치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로버츠 감독은 2024년 가을 발목 부상으로 고전하던 프레디 프리먼에게 휴식을 부여했던 것처럼 오타니에게도 벤치 대기를 권유했지만 오타니는 출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평소 경기 전 그라운드 타격 훈련을 생략하던 오타니는 이번 시리즈 들어 휴식일과 경기 전 직접 필드에 나와 타격감을 조율하고 있다.

사실 다저스 타선에서 문제인 건 오타니만이 아니다. NLCS 두 경기에서 나온 장타가 단 1개뿐일 정도로 타선 전체가 침체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7차전 결승 홈런의 주인공인 윌 스미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23타수 1안타로 침묵 중이다. 2차전에서는 마지막 5이닝 동안 밀워키 불펜에 막혀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못하면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최초로 불펜진에 5이닝 연속 퍼펙트를 헌납하는 굴욕을 맛봤다.

분명한 건 오타니의 출전 강행으로 이제 다저스의 운명은 오타니와 함께한다는 점이다. 오타니가 살아나면 다저스도 살아날 것이고, 오타니가 부진하면 다저스의 가을도 이대로 끝난다. 이 선택이 옳았는지는, 15일 열리는 3차전 경기에서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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