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 감독 “4위보다 유리한 5위? 산수 다시 하셔야...팀 분위기 좋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WC1]

김원형 감독(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김원형 감독(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더게이트=잠실]

“유리한 5위요? 팀 분위기가 그만큼 좋다는 의미로 이해하겠습니다.”

김원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4위보다 유리한 5위’라는 평가에 웃으며 선을 그었다. 두산은 일찌감치 5위를 확정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준비했지만, 상대 LG 트윈스는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총력전을 치른 끝에 4위로 시즌을 마감해 지친 몸과 마음을 안고 올라왔다. 그래도 김 감독은 LG가 안고 시작하는 1승의 유리함을 떠올리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두산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LG와 2026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지난해 9위로 추락했던 두산은 김원형 감독 부임 첫해인 올해 5위로 올라서며 2년 만에 가을야구에 복귀했다. 에이스 곽빈을 앞세워 첫 경기를 잡고, 2차전까지 이겨 역대 두 번째 '업셋'을 꿈꾸는 두산으로선 첫 경기 승리가 중요하다.

김 감독은 경기 전 몰려든 취재진을 보고 “와일드카드가 아니라 그 이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와일드카드는 감독이 돼서 처음인데, 내일이 없기 때문에 오늘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강하다. 144경기 고생한 선수들이 145경기째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유리한 5위 평가에…“제 입장에서는 유리하지는 않다”

두산은 정규시즌 종료 5일 전에 이미 순위를 확정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대비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5위 팀은 마지막 날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만신창이가 돼서 와일드카드에 올라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 두산은 달랐다. 오히려 4위 LG가 최종전까지 전력을 소모하면서 두산이 체력 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감독은 이런 평가를 팀 분위기와 선발 곽빈에 대한 기대감으로 받아들였다. "그분들은 산수를 다시 하셔야 할거 같다"고 너스레로 받은 김 감독은 “곽빈이 좋은 투구내용으로 1선발 역할을 해주는 게 크고 단기전에서 그 부분이 긍정적이라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쨌든 1승을 4위팀이 갖고 치르는 시리즈 아닌가. 제 입장에서는 유리하지는 않다. 팀 분위기가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LG 선발 카를로스 카라스코를 상대로 박찬호(유격수)-안재석(3루수)-유니오 세베리노(1루수)-양의지(지명타자)-김민석(좌익수)-강승호(2루수)-정수빈(중견수)-윤준호(포수)-조수행(우익수) 순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양의지가 지명타자로 나서고, 베테랑 정수빈과 조수행이 함께 외야를 지키는 게 눈에 띄는 대목이다.

곽빈의 공은 베테랑 포수 양의지 대신 윤준호가 받는다. 곽빈은 올해 윤준호와 110.2이닝, 양의지와 28.1이닝을 함께했다. 정규시즌에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배터리를 그대로 내세워 안정감과 연속성을 앞세운 두산이다. 김 감독은 “양의지가 곽빈과 호흡을 거의 맞춰보지 못했다. 그 부분을 생각해 시즌 때와 똑같이 호흡 맞추는 걸로 했다”고 설명했다.

LG가 마무리 손주영 없이 이번 시리즈를 치른다면, 두산도 부상으로 주전 선수 한 명을 잃었다. 두산은 2루수 박준순이 허벅지 부상으로 이번 와일드카드 엔트리에서 빠졌다. 박준순은 정규시즌 98경기에서 타율 0.302, 16홈런, 61타점을 기록했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한 중심타자다.

김 감독은 박준순의 출전 가능성을 마지막까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타격 훈련은 소화할 정도로 회복됐지만, 아직 정상적으로 뛰기 어려운 상태라는 트레이닝 파트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김 감독은 “박준순 때문에 마지막 엔트리 제출까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지금보다 몸 상태가 호전되는 과정을 보자고 해서 넣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준순이 이번 가을야구에 나서려면 두산이 다음 단계로 올라가고, 그때까지 몸 상태도 회복해야 한다. 김 감독은 “박준순을 불러서 ‘우리가 선배들과 열심히 해서, 팀이 다음 단계에 올라가면 그때 함께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자’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곽빈은 확연히 달라졌다”…벤자민 제외한 투수 전원 대기

두산의 1차전 선발 곽빈은 올해 평균자책과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한 리그 최고의 강속구 에이스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어 9월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 대표팀 에이스로 던졌다. 다만 2년 전 KT 위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1이닝 4실점으로 강판당한 아픈 기억도 있다.

김 감독은 곽빈의 과거 등판보다 올해 보여준 투구에 무게를 뒀다. 김 감독은 “나는 (그 경기를) 보지 못했다. 곽빈이 그전에 어떻게 던졌는지는 지난 일”이라며 “중요한 건 곽빈이 올시즌 확연히 다른 투수가 돼 있다는 점이다. 오늘도 좋은 투구를 할 거라고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빈이 국제대회에서 쌓은 경험도 기대하는 대목이다. 김 감독은 “부담되는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도 던져본 게 오늘 경기에도 영향이 있을 거다”라고 밝혔다.

두산은 한 번만 패해도 탈락하는 만큼 2차전 선발 웨스 벤자민을 제외한 투수 전원을 불펜에 대기시킨다. 좌완 외국인 투수 잭로그와 2선발 최민석도 여차하면 투입할 수 있다. 다만 잭로그에게 긴 이닝을 맡길 계획은 아니다. 김 감독은 “곽빈이 정상적인 투구를 해주는 게 중요하다. 얼마나 정규시즌처럼 던지느냐, 그 전에 문제가 생기냐에 따라 잭 로그와 최민석을 기용할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두산 타선은 올해 KBO리그 데뷔전에서 두산을 상대로 7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친 카라스코와 다시 만난다. 김 감독은 “그때는 우리가 공략을 못해서 7이닝 퍼펙트를 당했지만, 그때 분위기와 지금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메이저에서 커리어를 쌓은 선수고 큰 경기도 많이 해봤으니 문제없이 공은 던질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도 시즌 막판 야수들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 왔다”며 타선에 기대를 걸었다.

주전 유격수이자 리드오프로 나서는 박찬호의 생각도 비슷하다. 박찬호는 "카라스코가 확실히 좋은 공을 던지더라. 첫 상대 때는 패스트볼과 변화구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터널링이 느껴졌다"면서도 "그때와 지금은 컨디션 차이가 있다는 전력분석 보고를 받았다. 충분히 해볼 만 할 것 같다. 그때 안 나왔던 안타가 오늘 몰아서 나오길 기도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