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선수 탓은 쉽지, 다른 부분은?" 맨유 수뇌부 공개 비판한 마르티네스…구단은 '벌금' 만지작

마르티네스의 진실의 입(사진=방송 화면 캡쳐)마르티네스의 진실의 입(사진=방송 화면 캡쳐)

[더게이트]

"감독을 탓하기는 쉽다. 선수를 탓하기도 쉽다. 그런데 다른 부분은 어떤가." 패배 직후 마이크 앞에 선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손가락을 들어 위를 가리켰다. 손끝이 향한 곳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뇌부, 그중에서도 선수 영입을 총괄하는 제이슨 윌콕스 풋볼 디렉터였다.

맨유는 14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26-202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0대 2로 졌다. 이 패배로 맨유의 공식전 무승은 5경기로 늘었다. 여기에 경기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마르티네스가 구단을 향한 비판을 쏟아내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발언은 아마존 프라임과 미국 CBS 스포츠 인터뷰에서 잇따라 나왔다. 마르티네스는 아마존 프라임 인터뷰에서 "속으로 많이 참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 구단 사정이 딱 이렇다"며 "투자는 당연히 더 필요하다. 솔직히 말하면 테크니컬 디렉터에게도 더 많은 걸 바란다"고 했다.

잦은 사령탑 교체도 비판했다. 마르티네스는 "감독만 자꾸 바꾸면 끝인가. 다른 데는 어떤가"라며 윌콕스 디렉터를 정조준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그 시각 맨유 공동 구단주 짐 래트클리프는 경기장 귀빈석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맨유 레전드 출신 페테르 슈마이켈이 진행한 CBS 인터뷰에서는 발언 수위가 한층 올라갔다. 슈마이켈이 "아직 10월이라 갈 길이 멀다"며 분위기를 수습하려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마르티네스는 "매 시즌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며 물러서지 않고 비판을 이어갔다.

하루 뒤 입장문 발표…사과는 없었다, 구단은 징계 검토마르티네스의 진실의 입(사진=방송 화면 캡쳐)마르티네스의 진실의 입(사진=방송 화면 캡쳐)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마르티네스는 발언 24시간 만인 15일 인스타그램에 입장문을 올렸다. 어조는 조금 차분해졌지만,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진 않았다. 마르티네스는 "무엇보다 먼저 결과를 내야 하는 건 우리 선수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내 말은 우리 구단이 최고의 영예를 놓고 경쟁하는 모습을 얼마나 보고 싶은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맨유가 8년 전 풋볼 디렉터 체제를 도입한 이후 선수가 수뇌부를 공개 비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윌콕스 디렉터는 2024년 4월 테크니컬 디렉터로 부임했고, 댄 애슈워스 단장이 떠난 뒤 풋볼 디렉터 자리에 올랐다. ESPN은 윌콕스 디렉터가 여전히 래트클리프 구단주를 비롯한 수뇌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구단에 불만을 드러낸 선수가 마르티네스 혼자만은 아니다. 해리 맥과이어와 루크 쇼도 올여름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실제로 마이클 캐릭 감독 체제에서 지난여름 맨유가 영입한 필드 플레이어는 유리 틸레만스, 안드레이 산투스, 카를로스 발레바 세 명뿐이다. 세 선수의 이적료를 합치면 1억 5500만 파운드(약 3000억원)로, 맨체스터 시티·첼시·리버풀 등이 쓴 돈에 미치지 못한다.

산드로 토날리, 오렐리앵 추아메니 등 주요 영입 대상은 모두 놓쳤다. 또다시 부상으로 빠진 최전방 공격수 베냐민 셰슈코를 뒷받침할 스트라이커도 데려오지 않았다.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라이벌 맨시티는 리그에서 재정 규정 위반 판결을 내릴 정도로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전력을 보강하는데 맨유의 움직임은 한가하다는 인상을 준다.

부실한 보강은 곧 성적 추락으로 이어졌다. 맨유는 올 시즌 9경기에서 승격팀 입스위치 타운과 아제르바이잔의 사바흐를 상대로 2승을 올리는 데 그쳤다. 카라바오컵에서는 브라이턴에 2대 3으로 져 탈락했다. 디 애슬레틱은 "40년 만의 최악의 출발"이라고 맨유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진실을 말"한 선수에 대한 맨유의 대응은 '입틀막'이 될 전망이다. 디 애슬레틱은 구단 소식통을 인용해 벌금 부과가 불가피하다고 보도했다. 마르티네스는 선수단이 휴식을 마치고 캐링턴 훈련장으로 복귀하는 15일 징계 여부를 통보받을 예정이다. 내년 여름 끝나는 마르티네스의 계약은 구단이 1년 연장 옵션을 갖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재계약 가능성이 극히 희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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