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도 보는 가을야구 중계에 시드니 스위니 알몸 광고가...' 다저스 외야수의 방송사 공개 비판

알렉스 콜과 시드니 스위니.알렉스 콜과 시드니 스위니.

[더게이트]

"아들과 아빠가 함께 야구를 보는데, 반쯤 벗은 여성이 화면에 등장하면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야구는 미국의 국민 스포츠다. 부모들이 이런 걱정을 하게 해서는 안 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외야수 알렉스 콜이 단단히 화가 났다. 어린이들도 보는 포스트시즌 중계방송에 느닷없이 등장하는 선정적인 광고 때문이다. 할리우드 스타 시드니 스위니가 알몸에 가까운 모습으로 출연한 스포츠 베팅 광고가 도마에 올랐다.

미국 스포츠 매체 '어풀 어나운싱'과 '뉴욕포스트'는 15일(한국시간) 콜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MLB 포스트시즌 중계에 등장하는 선정적인 광고를 공개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콜은 TBS와 폭스, NBC 등 중계 방송사와 MLB 공식 계정을 직접 거론하며 광고 편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콜은 "제발 플레이오프 중계에서 소프트 포르노 같은 광고를 빼주면 안 되겠느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아들과 함께 야구를 시청하는 부모가 언제 등장할지 모르는 반라의 여성 광고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콜이 문제 삼은 광고 가운데 하나는 여성 성상품화의 대명사로 악명높은 배우 시드니 스위니가 출연하는 스포츠 베팅·예측 플랫폼 '노빅(Novig)'의 광고다. 광고에서 스위니는 옷을 거의 입지 않은 채 미식축구공과 야구공, 테니스 라켓 등 각종 스포츠 용품으로 신체 일부를 가리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 광고는 지난 9월 공개된 이후 미국에서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다. 스위니의 유명세와 과감한 노출을 결합한 광고는 엄청난 화제를 모았지만, 스포츠 광고에 이처럼 선정적인 장면이 필요한지를 놓고 비판도 잇따랐다. 특히 "여성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아닌 여성의 신체를 스포츠 광고의 볼거리로 소비한다"는 여성 스포츠 스타들의 반발이 거셌다.

한동안 잠잠했던 논란은 최근 MLB 포스트시즌 중계방송에 문제의 광고가 등장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콜이 공유한 SNS 게시물에는 스위니의 노빅 광고뿐 아니라 비슷한 이미지의 배우 메간 폭스가 등장하는 발기부전 치료제 광고, 청소년 관람이 부적절한 R등급 영화 광고 등에 대한 불만도 담겨 있었다. 콜은 해당 광고들을 비판한 글을 인용하며 중계 방송사와 MLB에 개선을 요구했다.

'어풀 어나운싱'은 콜의 문제 제기가 어린 자녀와 함께 스포츠를 시청하는 가족들의 우려를 대변한다고 소개했다. 다만 이전에도 스포츠 중계에는 도박과 주류 등 어린이와 함께 보기에 적절하지 않은 광고가 등장해 온 게 사실이다.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프로스포츠 리그와 방송사들의 사업 구조가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가 되풀이되는 배경이다.

여성 스포츠 스타들의 거센 반발에도 새로운 광고 공개시드니 스위니가 출연한 광고 장면시드니 스위니가 출연한 광고 장면

스위니의 광고는 지난 9월 공개 당시부터 여성 스포츠계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올림픽 수영에서 금메달 4개를 따낸 호주의 아리안 티트머스는 자신의 SNS에 "이 광고를 보면서 얼마나 화가 났는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이어 "여성의 몸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고 여성 스포츠를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일이 아직도 벌어지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니"라고 비판했다.

영국 육상 스타 에이미 헌트도 공개적으로 스위니를 겨냥했다. 헌트는 지난 9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대회 여자 200m 결승을 마친 뒤 BBC와의 인터뷰에서 카메라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시드니 스위니, 이게 바로 스포츠에서 뛰는 여성의 모습이다. 근육과 노력, 땀과 피, 눈물 말이다."

미국의 전 체조 선수 그레이시 크레이머도 비판에 동참했다. 크레이머는 "평생 여성 선수들이 성적으로 대상화되고 신체로만 평가받으며, 실제 능력으로 인정받기 위해 싸워야 하는 종목에서 경쟁해 왔다"고 밝혔다.

크레이머는 여성 선수들이 실제 경기와 훈련에서 보여준 장면들을 모아 SNS에 공개했다. 영상에는 "이것이 스포츠에서 뛰는 여성의 모습이다"라는 문구를 붙였다. 다른 종목의 여성 선수들도 비판에 동참했다. 영국의 올림픽 사이클 금메달리스트 소피 케이프웰은 BBC를 통해 여성 스포츠에서 성적인 이미지가 실제 선수들의 성취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는 현실을 비판했다.

스위니가 광고로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미국 의류 브랜드 아메리칸이글의 청바지 광고에서는 '좋은 청바지(good jeans)'와 '좋은 유전자(good genes)'의 발음이 같다는 점을 활용한 말장난이 논란이 됐다.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백인 배우가 '좋은 유전자'를 언급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백인 우월주의와 우생학을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반면 미국 보수 진영의 정치인과 유명 인사들은 스위니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논란이 정치적 갈등으로 번졌다.

스위니는 이번에도 비판에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여성 스포츠 스타들의 공개적인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노빅은 지난 10월 11일 새로운 노출 광고를 공개했다. 광고에서 스위니는 흰색 속옷 차림으로 등장해 자신의 속옷 색깔까지 예측하려는 남성들을 소재로 삼았다. 이런 논란을 오히려 즐기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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