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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오타니(사진=mlb.com)[더게이트]
오타니 쇼헤이가 펄펄 날아다닌 지난 두 시즌, LA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정상에 섰다. 반면 오타니가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올해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 4연패로 탈락했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3연패 도전이 무산된 가운데 슈퍼스타의 건강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왼쪽 무릎과 오른쪽 팔 부상으로 비시즌 수술 여부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년에도 투타 겸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오타니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NLCS 4차전에서 팀이 4대 6으로 패한 뒤 취재진과 만나 2027시즌에도 투수와 타자로 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오타니는 "올 시즌 막판에도,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해 스스로 아쉬움이 남는다. 투타 겸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오프시즌을 잘 보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내년에도 투타 겸업을 이어갈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내년에도 투수와 타자 모두 해나갈 생각이다. 더 나은 시즌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투타 겸업을 계속하겠다는 오타니의 의지는 확고하다. 지금까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현실로 만든 오타니인 만큼 평범한 일반인의 상식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닐지도 모른다. 다만 오타니도 사람이고, 해가 갈수록 나이를 먹는다. 올 시즌에는 한 군데도 아닌 무릎과 팔에 잇달아 문제가 생긴 만큼, 이전처럼 부상을 극복하고 투타 양쪽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무릎에 이어 팔까지…가을야구에 맞춘 건강 관리도 실패
오타니 쇼헤이(사진=LA 다저스)동요 '머리 어깨 무릎 발' 노랫말이 떠오를 만큼 올 시즌 오타니는 몸 곳곳이 말썽이었다. 시작은 지난 6월. 왼쪽 무릎에 염증이 생겨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았다. 이후 무릎 윤활 주사 치료를 앞두고 오른쪽 이두근 통증까지 겹쳤다. 7월 3일 경기에서는 팔 통증으로 조기 교체됐고, 이날 등판이 올 시즌 마지막 투구가 됐다.
부상 속에서도 타자로는 출전을 이어갔지만 특유의 시원하고 그림 같은 스윙이 나오지 않았다. 8월 18일 이후로는 정규시즌에서 홈런을 하나도 때려내지 못했다. 다저스는 슈퍼스타의 출전 의사를 존중하느라 결단을 내리지 못하다 9월 11일이 돼서야 뒤늦게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 다저스 이적 이후 첫 부상자 명단 등재였다.
다저스는 정규시즌보다 가을야구에 포커스를 맞춰 선수들의 몸 상태를 관리하는 팀이다. 다저스 고액연봉자 중엔 시즌 내내 부상자 명단에 드러누워 있다가 가을야구에 돌아와서 펄펄 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건강 관리 역시 포스트시즌에 초점을 맞췄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10월에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가을야구 무대에서 투타 겸업은 무산됐고 타석에서는 침묵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완전체 오타니를 되돌려놓겠다는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다저스 담당 케이티 우 기자는 16일 기사에서 다저스의 오타니 관리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우 기자는 전례 없는 투타 겸업 선수를 관리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가을야구에서 건강한 오타니를 활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다저스가 어째서 이런 결과를 맞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타니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26타수 5안타, 타율 0.192에 그쳤고 삼진은 10차례나 당했다. 부진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구단 수뇌부가 NLCS 2차전 직후 오타니와 면담을 갖고 정상적으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몸 상태인지 확인할 정도였다. 리드오프로 고정됐던 타순은 5번과 4번을 거쳐 한때 6번까지 내려갔다.
16일 NLCS 4차전에서 모처럼 오랜만에 오타니다운 모습이 나왔다. 2회말 3점 홈런을 터뜨리며 8월 18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홈런 손맛을 봤다. 오타니는 크게 포효했고 다저스타디움도 들썩였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다저스는 4대 0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고, 오타니도 남은 두 타석에서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물론 다저스의 탈락을 오타니 혼자만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다저스는 타선 전체가 이번 포스트시즌 득점권에서 43타수 5안타에 그쳤고, 밀워키와의 NLCS에서는 잔루 24개를 남겼다. 오타니만이 아니라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고액 연봉 스타들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다저스가 지난 2년간 누렸던 성공의 중심에 오타니가 있었고, 올가을에는 그 오타니가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사실도 부인하기 어렵다.
비시즌 수술할까? 2027시즌 투타겸업은 가능할까
포효하는 오타니(사진=MLB.com)예년보다 일찍 비시즌을 맞이한 오타니는 가장 먼저 부상 치료 방향부터 결정해야 한다. 왼쪽 무릎 염증과 오른쪽 이두근 통증에 수술이 필요한지 검토할 예정이다. 둘 다 수술해야 할 수도 있고 하나만 할 수도, 둘 다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까지는 수술이 필요하단 진단이 나오거나 수술 여부가 정해지진 않은 단계다.
오타니는 수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치료를 포함해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몸 상태를 살펴보면서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또 "포스트시즌에 등판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올 시즌 전체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도 아직 충분히 정리하지 못했다. 치료와 훈련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 내년에 어떻게 준비할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운영부문 사장은 오타니의 투타 겸업이 전례 없는 도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무도 가본적 없는 길을 개척하는 만큼 무엇이 최선의 방법인지 구단도 오타니도 완벽하게 알진 못한다. 프리드먼은 "오타니가 하는 일은 전례가 없고, 그만큼 큰 부담이 따른다"며 "우리 모두 처음 겪는 일이어서 함께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명한 건 다저스가 다시 월드시리즈 정상에 도전하려면 오타니가 건강을 회복하고 이전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다. 2024년 우승 때처럼 타자로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여주거나, 지난해처럼 투타에서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다저스는 강팀을 넘어 최강의 팀이 된다. 올 시즌에는 그 두 가지 모두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타니는 이번 시리즈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절감했다고 겸손하게 인정했다. 그는 "밀워키는 정말 강하고 훌륭한 팀이었다. 제 부족함을 절감한 시리즈였다"고 돌아봤다. 상대와의 전력 차이를 묻는 질문에는 "어느 한 가지로 설명할 수는 없다. 밀워키는 주루와 타격, 수비 모두 균형을 갖춘 훌륭한 팀이라고 느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상대의 저력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타니는 "이 멤버로 함께 싸울 수 있는 것도 마지막이었다. 정말 분하다. 지금은 그 마음뿐이다"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 분한 마음이 다음 시즌 다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괴물 오타니'로 돌아오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온 오타니라면 가능하다. 다저스 합류 이후 처음으로 큰 좌절을 맛본 오타니가 내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궁금하다. 오타니가 다시 압도적인 모습을 되찾아야 다저스도 월드시리즈 정상에 재도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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