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 타이거즈로 이름 바꿔라!...'3G 연속 무득점→안방서 4연패 피업셋' 역사에 남을 굴욕 당했다

4연패로 탈락한 한신 타이거즈.4연패로 탈락한 한신 타이거즈.

[더게이트]

이 정도면 프랜차이즈 역사를 넘어 일본야구사에 남을 굴욕적 참사다. 정규시즌 79승을 거둔 리그 1위 팀이 3위팀 상대로 안방에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센트럴리그 2연패를 달성한 한신 타이거즈가 홈구장 고시엔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했다. 첫 3경기에서 단 1점도 뽑지 못하더니 마지막 4차전에서는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역전패했다.

한신은 17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의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2026 일본 프로야구(NPB)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시리즈(CS) 파이널스테이지 4차전에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에 5대 8로 졌다. 정규시즌 우승팀에 주어지는 1승의 이점을 안고 시작했지만 내리 4경기를 패한 한신은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탈락했다. 반면 정규시즌 3위 요코하마는 2년 만에 일본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한신의 탈락 과정은 그야말로 돗톤보리에서 단체로 뛰어내리고 싶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14일 1차전에서 0대 2로 패한 걸 시작으로 2차전에선 0대 1로 졌고, 3차전에서도 0대 4로 무릎을 꿇었다. 3경기에서 7점을 내주는 동안 단 1점도 뽑지 못했다. 일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포스트시즌에서 한 팀이 3경기 연속 영봉패를 당한 것은 일본 프로야구 사상 처음이다. 무라카미 쇼키, 다카하시 하루토, 사이키 히로토는 모두 패전투수가 됐다.

'3경기 연속 0점'…빈공에 허덕인 센트럴리그 챔피언일본시리즈에 진출한 요코하마 베이스타즈 (사진=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일본시리즈에 진출한 요코하마 베이스타즈 (사진=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

물론 주축 타자들의 줄부상이란 핑계거리가 있긴 했다. 홈런타자 사토 데루아키가 2차전에 결장했고, 모리시타 쇼타는 2차전 도중 오른쪽 허벅지 뒤쪽 통증으로 교체됐다. 두 선수 모두 3차전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여기에 마에가와 우쿄까지 몸에 맞는 공으로 왼손 새끼손가락이 골절되는 악재가 겹쳤다. 주포들이 빠진 한신은 3차전에서 단 2안타에 그쳤고, 삼진을 12개나 당했다.

벼랑 끝에 몰린 17일 4차전에서는 모처럼 타선이 살아났다. 선발 명단에 복귀한 모리시타가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반격을 이끌었다. 5회 모리시타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한 한신은 6회 동점을 만들었고, 7회 모리시타의 홈런과 후시미 토라이의 희생플라이로 5대 3 역전에 성공했다. 8회 1점을 내줬지만 9회초까지 5대 4 한 점차로 앞섰다.

한신은 9회초 마무리 투수 쿠도 타이세이를 투입해 승리를 굳히려 했다. 구도는 정규시즌 57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 1.05를 기록한 강속구 투수다. 구도는 2사 2, 3루 위기에서 요코하마의 미모리 마사키를 상대로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았다. 고시엔 관중석에서는 승리까지 공 하나가 남았다는 의미의 '아토 잇큐' 함성이 울려 퍼졌다.

그러나 3구째 던진 구도의 높은 속구를 미모리가 받아쳐 중전 적시타를 만들었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으면서 순식간에 역전. 승리의 기대감이 가득했던 고시엔엔 비명 소리가 터졌고, 침묵이 이어졌다. 기세가 오른 요코하마는 2점을 더 보태 8대 5로 달아났다. 9회말 한신 공격은 맥없이 끝났고, 그대로 파이널스테이지는 요코하마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한신의 쿠도는 마운드에서 주저앉았고, 경기 후에도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취재진 앞에 선 쿠도는 약 40초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쿠도는 "되돌리고 싶어도 되돌릴 수 없다. 오늘 일을 절대 잊지 않고 앞으로 반드시 살려야 한다. 오늘 일은 결코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후지카와 큐지 한신 감독도 고개를 숙였다. 후지카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 죄송하다. 그 말밖에 할 수 없다. 팬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 선수들은 잘 싸워줬다"고 밝혔다. 9회 마무리 실패를 포함한 투수 운용에 대해서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며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한신이 포스트시즌에서 4경기를 모두 패한 것은 2005년 일본시리즈 이후 21년 만이다. 당시 한신은 지바 롯데 마린스에 1대 10, 0대 10, 1대 10, 2대 3으로 내리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해는 정규시즌 우승으로 1승의 이점까지 확보하고도 안방에서 4경기를 모두 내줬다. 3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불명예 기록에 마지막 경기 9회 역전패까지 겹쳐 역사에서 지우고 싶은 망신을 당했다.

반면 요코하마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6전 전승을 기록했다. 퍼스트스테이지에서 정규시즌 2위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2연승으로 제압한 데 이어 한신까지 4연승으로 꺾었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클라이맥스시리즈에서 6연승을 기록한 것은 일본 프로야구 사상 처음이다. 이로써 정규시즌 3위 팀이 또다시 일본시리즈 무대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하게 됐다.

요코하마의 일본시리즈 상대는 퍼시픽리그 우승팀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다. 소프트뱅크는 16일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3차전에서 닛폰햄 파이터스를 6대 2로 꺾었다. 3연승을 달린 소프트뱅크는 정규시즌 우승팀의 2승 어드밴티지를 더해 시리즈 전적 5승 무패로 일본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두 팀의 일본시리즈 맞대결은 2017년과 2024년에 이어 세 번째다. 2017년에는 소프트뱅크가 4승 2패로 우승했고, 2024년에는 요코하마가 같은 성적으로 설욕했다. 당시 요코하마는 정규시즌 3위로 일본시리즈에 올라 소프트뱅크를 꺾고 정상에 섰다. 2026 일본시리즈는 오는 24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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