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 무산, 너희도 책임져!' 레알 마드리드의 5년 묵은 뒤끝 청구서…EPL 빅6 '대략 난감'

레알 마드리드가 EPL 구단들에 슈퍼리그 사업 준비 비용을 요구했다.레알 마드리드가 EPL 구단들에 슈퍼리그 사업 준비 비용을 요구했다.

[더게이트]

단 사흘 만에 무너진 '그들만의 리그'가 5년 뒤 돈 문제로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유럽 슈퍼리그(ESL) 창설을 주도했던 레알 마드리드가 대회 출범 직후 이탈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개 구단에 사업 준비 비용을 나눠 내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함께 사업을 시작했으니 실패에 따른 책임도 나눠 져야 한다는 논리인데, EPL 구단들은 동의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21일(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EPL 6개 구단에 슈퍼리그 출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분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대상은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아스널, 첼시, 토트넘 홋스퍼를 포함한 이른바 EPL '빅6'다.

문제는 막대한 사업 준비 비용이다. 디 애슬레틱이 인용한 익명 취재원에 따르면 슈퍼리그 출범을 준비하면서 발생한 초기 비용은 최대 8000만 유로(약 1200억원)로 추산된다. 지금까지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유벤투스가 대회 홍보 등에 들어간 비용을 나눠 부담했는데, 탈퇴한 구단들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레알 마드리드의 주장이다.

3일 만에 흩어진 동맹, 5년 뒤 돌아온 비용 분담 논란

유럽 슈퍼리그는 2021년 4월 유럽 명문 12개 구단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맞서 독자적인 대회를 만들겠다며 추진한 프로젝트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각각 3개 구단이 참여했고, 잉글랜드에서는 EPL 빅6가 모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동맹은 출범 발표 사흘 만에 깨졌다. 팬들과 축구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EPL 6개 구단이 일제히 탈퇴를 선언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AC밀란, 인터밀란도 뒤따랐다. 12개 창립 구단 중 9곳이 빠져나가면서 대회는 시작도 못 하고 좌초했다. 이후 2023년 유벤투스, 올해 2월 바르셀로나마저 탈퇴하면서 창립 멤버 중에는 레알 마드리드만 남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당시부터 구단들의 일방적인 탈퇴에 반발했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9개 구단의 이탈 직후 "구속력 있는 계약이 무엇인지 여기서 설명하는 데 시간을 쓰지는 않겠다. 하지만 구단들이 떠날 수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5년이 흐른 지금, 레알 마드리드는 당시 맺었던 계약을 근거로 청구서를 내밀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가 내세운 근거는 2021년 체결한 주주 계약서다. 당시 12개 구단은 스페인에 설립된 지주회사 '유러피언 슈퍼리그 컴퍼니'의 주주로 참여하면서 사업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운영한다'는 계약에 서명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 조항을 근거로 사업 추진에 들어간 비용도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계약서가 레알 마드리드의 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지금까지 외부에 공개된 계약서에는 탈퇴 구단이 사업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명시적인 규정이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공동 소유와 운영'이라는 문구가 탈퇴 이후의 금전적 의무까지 포함하는지가 쟁점이다.

맷 슬레이터 디 애슬레틱 기자는 양측 모두 법적으로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공동 운영 조항을 근거로 비용을 요구할 수 있지만, EPL 구단들도 계약서에 명확한 금전 부담 규정이 없고 사업 자체가 출범 직후 무산됐다는 점을 들어 반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레알 마드리드가 실제로 돈을 받아내려면 소송을 제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레알 마드리드 측은 비용을 지급받을 주체가 구단이 아닌 유러피언 슈퍼리그 컴퍼니라고 설명했다. 비용 분담 요구를 받은 EPL 구단들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의 질의에 토트넘은 논평을 거부했고, 나머지 5개 구단도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