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와이어
낭만부자, ‘10박 11일 제주농부로 살아보기’ 10월 22일부터 운영

더게이트
김도영과 나성범(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더게이트=잠실]
지난 겨울 최형우가 삼성 라이온즈로 떠났을 때, 많은 이가 KIA 타이거즈는 '이제 큰일났다'고 말했다. 중심타자이자 베테랑을 잃은 KIA가 올 시즌 가을야구 무대를 밟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많았다. 개막을 앞두고 나온 전문가들의 예상 순위도 대부분 하위권이었다.
하지만 KIA는 보란 듯이 반등에 성공했다.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 경쟁을 펼쳤고, 마지막 승부에서 살아남아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지난해 챔피언 LG 트윈스를 3연승으로 제압했다. 이제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맞붙을 상대는 공교롭게도 최형우가 속한 팀 삼성이다.
KIA는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LG를 13대 1로 크게 이겼다. 1차전(5대 1)과 2차전(6대 3)에 이어 속전속결로 시리즈를 마친 KIA는 정규시즌 막판부터 이어진 LG전 연승 기록도 10경기로 늘렸다.
3차전은 그야말로 일방적인 경기였다. KIA는 2회초에만 7점을 뽑아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나성범이 선제 솔로홈런을 쳤고, 김도영이 비거리 145m짜리 만루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나성범의 멀티홈런과 한준수의 솔로홈런까지 KIA 타선은 장단 16안타로 13점을 뽑았다. 선발투수 시라카와 케이쇼는 5회까지 삼진 9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6회 이후엔 불펜이 LG의 추격을 차단했다.
'최형우 공백' 없었다...1년 만에 가을야구 복귀
최형우와 나성범(사진=KIA)KIA는 2024년 통합우승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부상 악재 속에 8위로 추락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2017년부터 9년간 중심타자로 활약한 최형우가 2년 총액 26억원에 삼성으로 돌아가는 악재가 덮쳤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까지 두산 베어스로 떠나면서 전력 약화가 가시화된 가운데, 올 시즌 KIA의 하위권을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선수들은 반전을 다짐했다. 주장 나성범은 연초 언론 인터뷰에서 팀이 5강 후보로 거론되지 않는 데 자존심이 상한다며 "몇몇 선수가 빠졌다고 약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나성범의 말대로 KIA 선수들은 오기로 자존심으로 똘똘 뭉쳤다. 최형우의 빈자리는 나성범을 비롯한 고참들의 활약으로 메웠고, 외국인 선수부터 신인급 선수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했다. 그 결과 KIA는 목표했던 5강 진입을 넘어 정규시즌 3위로 시즌을 마치는 쾌거를 이뤘다.
KIA 선수들도 자신들이 거둔 결과에 뿌듯함을 감추지 못한다. 타이거즈 원클럽맨 양현종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우리가 시즌 전엔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지 않았지만 3위를 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도 2승을 했다"며 "모든 사람이 '얘들 잘하네, 생각보다 잘하네'라고 생각할 거다. 나도 똑같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양현종은 "팬 입장에서 봐도 진짜 우리 팀이 잘한다. 단순히 운으로 여기까지 올라온 게 아니라 야구를 잘하기 때문에 올라왔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뿌듯하고, 가끔은 소름이 돋을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4차전 선발이지만 3차전에서 끝냈으면 좋겠다는 양현종의 바람대로 후배들은 이날로 시리즈를 깔끔하게 끝냈다.
KIA는 이제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과 5전 3선승제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2년 전 한국시리즈에서 4승 1패로 꺾고 우승했던 상대. 다만 이번에는 KIA가 도전자이고 삼성이 기다리는 입장이다. 당시 KIA의 중심타자였던 최형우가 삼성 유니폼을 입고 상대편에 선다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기자회견에서 나성범은 최형우와의 맞대결을 앞둔 소감을 묻자 "이제 적이죠. 이겨야 합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정말 대단한 선배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형우 형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성범은 "중요한 상황에서 형우 형을 만나면 우리 투수들이 잘 막아줘야 한다"며 "공격에서도 상황에 맞게 선취점을 빨리 뽑아 분위기를 가져오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도영도 최형우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같은 팀에서 뛸 때도 정말 대단한 선배님이었다. 상대 팀 선수로 만나게 되니 무서운 존재"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특히 "중요한 순간에 강한 선수이기 때문에 최형우 선배님 앞에 주자가 없도록 하는 게 주요 포인트가 될 것 같다"며 "그런 부분을 잘 준비한다면 플레이오프에서도 경기를 조금 더 쉽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KIA는 올해 정규시즌 삼성전에서 9승 7패로 앞섰다. 특히 김도영은 삼성전 16경기에서 타율 0.306에 9홈런 20타점으로 천적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김도영은 정규시즌 성적만 믿고 방심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삼성과 정규시즌 기록이 좋다고 해서 절대 자만하거나 방심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단기전은 다르다. 좋은 분위기는 잘 유지하되 긴장감을 가지고 하겠다"고 밝혔다.
나성범은 플레이오프에서 초반 기선 제압과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인 것 같고, 실수를 최대한 안 해야 할 것 같다"며 "첫 경기부터 분위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 팀이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하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만 한다면 일요일부터 승기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최형우가 떠난 뒤 가을야구는 다 갔다는 평가를 받았던 KIA는 정규시즌 3위에 이어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왔다. 이제 25일 대구에서 최형우가 속한 삼성을 상대로 2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한다. 최형우와 KIA의 옛 동료들이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가을야구 무대에서 다시 만난다. 아마 최형우도 가을야구에서 다시 만난 후배들의 성장에 뿌듯해하고 있을지 모른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