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마라" 2군 본즈에서 늦깎이 주전까지…KT 창단 멤버 문상철, 12년 현역 마침표

KT 문상철(사진=KT)KT 문상철(사진=KT)

[더게이트]

오랫동안 '2군 본즈'로 이름을 날리다 30대가 돼서야 1군에서 자리를 잡았다. 팀의 주전 1루수로 활약했고 한국시리즈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안타까지 쳤다.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기회를 기다렸던 KT 위즈의 '늦깎이 거포' 문상철이 12년간의 프로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KT 구단은 22일 문상철이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2014 창단 특별 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문상철은 다른 팀으로 이적하지 않고 줄곧 KT 한 팀에서만 뛰었다. 팀의 출발부터 함께한 창단 멤버이자 원클럽맨이다.

배명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한 문상철은 첫해 퓨처스리그에서 14홈런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3년 연속 2군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렸다. 2017년에는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 최초의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듬해에도 남부리그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군에서 보여준 장타력이 좀처럼 1군에서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랜 기간 2군에서만 맹타를 휘두르고 1군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하면서 '2군 본즈'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문상철은 포기하지 않았다. 2020년에는 한화 이글스 레전드 김태균을 찾아가 타격에 관한 조언을 구하고 타격 자세를 바꾸는 등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30대에 찾아온 전성기, 한국시리즈 결승타의 주인공

문상철은 2023년 마침내 1군에서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자신의 자리를 만들었다. KT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탰고,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로 역전 결승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문상철은 1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2024년에는 타율 0.256에 17홈런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해 5월 끝내기 홈런을 친 뒤 수훈선수 인터뷰에선 "내가 여기서 이렇게 야구를 할 수 있다면, 어떤 선수도 할 수 있다. 언젠가 올지 모르는 한 번의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하다 보면 분명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는 말로 울림을 남겼다.

문상철은 1군 통산 60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7, 49홈런, 190타점, 173득점을 남겼다. 데뷔 당시 받은 기대만큼 화려한 기록을 남기진 못했지만, 오랜 기다림과 노력 끝에 빛을 보며 후배들에게 희망을 보여줬다. KT 구단은 문상철이 12년 동안 솔선수범하는 자세와 책임감으로 팀 문화 정착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문상철은 “프로 선수 생활의 시작과 마무리를 KT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뜻깊다. 위즈 파크에서 팬 여러분이 보내주신 뜨거운 응원과 함성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모든 지도자 분과 팬들, 특히 언제나 곁에서 힘이 되어준 가족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KT는 2027시즌 중 문상철의 은퇴식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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