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다는 선수를 1순위로 지명? “감사하지만 미국행 마음 변함없다”는데...요미우리의 깜짝 선택

오다 쇼키(사진=NHK 방송 화면)오다 쇼키(사진=NHK 방송 화면)

[더게이트]

“미국에 도전하겠다는 마음은 전혀 변함없다.”

일본 프로야구 최고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미국 진출을 선언한 고교 특급 투수를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선수는 미국행 결심을 굽히지 않고, 학교 측마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요미우리가 과연 무슨 자신감으로 1순위 지명권을 행사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요미우리는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6 일본 프로야구(NPB) 신인 드래프트에서 요코하마고 3학년 투수 오다 쇼키(18)를 1순위로 지명했다. 오다는 최고 시속 157km의 강속구를 던지는 오른손 투수로, 올해 일본 고교 야구에서 손꼽히는 유망주다.

2008년생으로 키 186cm, 몸무게 81kg의 오다는 요코하마고에서 1학년 때 가을 메이지진구대회, 2학년 시즌 봄 선발고교야구대회 우승을 경험했고 올해 여름 고시엔에서는 시속 156km를 스피드건에 찍어 화제를 모았다. 오다가 기록한 156km는 봄과 여름 고시엔을 통틀어 전광판 표시 기준 역대 최고 구속에 해당한다.

문제는 오다가 일찌감치 일본 프로야구를 거치지 않고 미국으로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는 점이다. 오다는 지난 9월 17일 프로 지망 신고서를 제출한 뒤 이달 11일부터 14일까지 NPB 12개 구단과 면담을 가졌다. 이어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당시 오다는 “최종 목표인 세계 최고의 투수가 되기 위해 미국 땅에서 도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본 구단과의 면담에서도 미국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직접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요미우리는 이런 사정을 모두 알면서도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것이다.

“지명은 영광이지만 미국행 결심은 그대로”…학교 측도 당혹

오다는 드래프트 직후 일본 TBS 방송에 출연해 “지명해 주셔서 솔직히 놀랐다. 매우 영광스러운 지명이지만, 기자회견에서 말씀드린 대로 미국에 도전하겠다는 마음은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의 선택에 정중하게 감사를 표하면서도 입단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재차 분명히 한 것이다.

학교 측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요코하마고 교장은 드래프트 현장에서 “오다에 대해 지명 강행이 이뤄졌다고 하니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학교는 인재를 육성하는 곳이다. 오다의 뜻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요미우리는 오다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내야수 이케다 세마도 3순위로 지명했다. 오다는 자신의 이름이 1순위로 불렸을 때는 표정에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지만, 동료 이케다가 지명되자 자기 일처럼 기뻐하는 모습이 화면에 포착됐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선수의 의사와 관계없이 구단이 지명을 강행한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다. 오타니는 2012년 하나마키히가시고 졸업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 곧바로 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닛폰햄 파이터스는 드래프트를 앞두고 오타니를 1순위로 지명하겠다고 공개 선언했고, 실제로 단독 지명에 성공했다.

처음에는 오타니의 마음을 돌리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닛폰햄은 네 차례에 걸쳐 끈질기게 입단 협상을 진행했고, 오타니는 결국 일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닛폰햄은 선수의 미국행 계획을 뒤집고 입단을 성사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남았다.

반대로 지명이 실패로 끝난 경우도 있다. 2011년 도카이대 투수 스가노 도모유키는 요미우리 입단을 강하게 희망했지만, 닛폰햄이 1순위로 지명해 추첨에서 교섭권을 따냈다. 지명 이후 회유에 나섰지만, 스가노는 끝내 입단을 거부하고 1년을 기다린 뒤 이듬해 드래프트 1순위로 요미우리에 입단했다.

요미우리 역시 과거 지명을 강행해 성공한 경험이 있다. 1985년 PL학원고의 구와타 마스미가 와세다대 진학을 선언했지만, 요미우리는 동료 기요하라 가즈히로 대신 구와타를 1순위로 선택했다. 일본 야구계를 뒤흔든 지명이었지만, 구와타는 진학 계획을 바꾸고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에는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미국 스탠퍼드대에 재학 중이던 사사키 린타로를 1순위로 지명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사사키는 미 프로야구 MLB 마이애미 말린스를 선택했고, 소프트뱅크는 귀중한 1순위 지명권을 사용하고도 선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1순위 지명권 건 요미우리의 승부수…결과는?

요미우리는 오다를 1순위로 지명하면서 입단 교섭권을 확보했지만, 실제 계약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선수가 이미 미국행 의사를 밝혔고 지명 이후에도 공개적으로 미국행 뜻을 재확인한 만큼 설득이 쉽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오다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요미우리의 이번 결정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오타니와 구와타처럼 마음을 돌려 입단한다면 파격적인 도박이 성공 사례로 남는다. 반면 스가노나 사사키처럼 당초 계획을 고수하면 요미우리는 1순위 지명권을 날리는 셈이 된다.

오다는 고교야구 일정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본격적인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요미우리의 깜짝 지명에도 오다가 이날 직접 밝힌 입장은 분명했다. “미국에 도전하겠다는 마음은 전혀 변함없습니다.” 이런 의지를 꺾으려면, 조던 운동화라도 줘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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