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 마음을 곱게 썼어야지…우승 반지로 코치·직원 우롱한 챔피언 뉴욕 닉스, 충격의 개막 2연패

칼앤서니 타운스(사진=뉴욕 닉스 SNS)칼앤서니 타운스(사진=뉴욕 닉스 SNS)

[더게이트]

우승 공신들을 홀대한 뉴욕 닉스가 코트 위에서도 체면을 구겼다. 선수들에겐 우승 반지를 나눠주면서 코치들에게 빈 상자를 주고, 직원들에게 피싱 이메일을 보낸 미 프로농구(NBA) 뉴욕이 개막 2연패에 빠졌다. 구성원들을 우롱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구단은 뒤늦게 잘못을 인정하고 수습에 나섰지만, 디펜딩 챔피언의 타이틀 방어 전선은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뉴욕은 24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TD가든에서 열린 2026~2027시즌 NBA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보스턴 셀틱스에 103대 107로 패했다. 지난 21일 홈 개막전에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 100대 106으로 패한 데 이어 개막 2연패다.

지난 시즌 우승을 다툰 팀간의 대결답게 경기는 역전 12차례, 동점 4차례가 나올 만큼 치열했다. 전반을 1점 차로 뒤진 뉴욕은 3쿼터에서 24대 33으로 밀리며 10점 차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4쿼터에는 한때 79대 91로 뒤졌으나 경기 막판 거세게 추격하며 보스턴을 압박했다.

뉴욕은 4쿼터 중반 12-3 런으로 91대 94까지 따라붙었다. 칼 앤서니 타운스의 풋백 덩크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고, 조시 하트의 3점슛에 이어 제일런 브런슨의 플로터까지 터지면서 98대 99, 한 점 차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종료 1분 11초 전 제이슨 테이텀이 점프슛을 성공시키며 보스턴이 101대 98로 달아났다.

뉴욕은 다시 추격에 나섰지만 테이텀의 결정적인 한 방에 무너졌다. 테이텀은 103대 100으로 앞선 상황에서 측면 3점슛을 꽂아 넣으며 승부를 갈랐다. 이날 36점을 몰아넣은 테이텀은 후반에만 25점을 기록했고, 팀의 마지막 8점 가운데 7점을 책임졌다. 폴 조지와 네미아스 퀘이타도 나란히 15점씩 보태며 승리를 거들었다.

뉴욕에서는 타운스가 22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OG 아누노비는 20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 마일스 맥브라이드는 20점, 브런슨은 19점을 각각 올렸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지난 시즌 뉴욕의 우승 멤버였던 미첼 로빈슨은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친정팀을 상대했다. 로빈슨은 4점 4리바운드 1블록에 그쳤지만 4쿼터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타운스의 레이업을 블록한 데 이어 데릭 화이트의 패스를 받아 앨리웁 득점까지 성공시키며 친정팀에 패배를 안겼다.

'빈 상자·가짜 반지' 파문…뒤늦게 잘못 인정한 뉴욕뉴욕 닉스 우승 반지(사진=뉴욕 닉스 SNS)뉴욕 닉스 우승 반지(사진=뉴욕 닉스 SNS)

코트 안에서 2연패를 당한 뉴욕은 코트 밖에서도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뉴욕 구단은 지난 21일 필라델피아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53년 만의 우승을 기념하는 반지 수여식을 열었다. 선수들에게는 22캐럿의 다이아몬드와 푸른색 사파이어로 장식된 호화로운 우승 반지가 지급됐다. 반지 윗부분을 돌리면 매디슨스퀘어가든의 축소 모형까지 나타나는 특별 제작품이었다.

그러나 코치들에게는 빈 상자를 전달해 논란을 자초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지난 23일 뉴욕 코치들이 반지 수여식 당일 실제 반지를 받지 못했다고 폭로했다. 일부 코치는 행사 당일에야 반지를 받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고, 손가락 치수조차 측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일부 코치가 크게 분통을 터뜨리는 등 내부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일반 직원들에게 벌어진 일은 더 황당했다. 뉴욕 구단은 지난 9월 말 매디슨스퀘어가든 직원들에게 무료 우승 반지를 지급한다는 이메일을 발송했다. '챔피언십 골드'와 '가든 클래식'이라는 두 가지 디자인 중 하나를 선택해 신청하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이는 직원들의 사이버보안 의식을 점검하기 위한 모의 피싱 이메일이었다. 반지를 기대하며 링크를 클릭한 직원들은 보안 의식 부족으로 의무 보안교육 대상이 됐다.

보도 이후 비판이 거세지자 뉴욕 구단은 24일 공식 성명을 내고 잘못을 인정했다. 구단은 "해커들의 공격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직원 대상 모의 피싱 이메일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비슷한 피싱 공격으로 직원의 로그인 정보와 비밀번호가 탈취돼 해킹과 금전 요구를 당했다"며 "직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미끼로 우승 반지를 사용한 것은 불행한 실수였다"고 밝혔다.

뉴욕 구단은 선수와 코치, 직원 등 관계자들에게 275개가 넘는 우승 반지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반지의 총가치는 370만 달러가 넘는다고 덧붙였다. 구단은 "구성원들의 기여를 인정하고 성과를 축하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다만 당초 반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던 직원들이 모두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구단의 태도 역시 하루 만에 달라졌다. 최초 보도 당시만 해도 뉴욕은 "반지와 관련한 어떤 정보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며 입을 닫았다. 그러나 파문이 커지자 모의 피싱 이메일이 잘못이었다고 인정하고 반지 지급 규모까지 공개했다. 마이크 브라운 감독은 보스턴전을 앞두고 관련 질문이 나오자 "반지 문제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제임스 돌란 구단주가 이끄는 뉴욕의 구단 운영 방식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미국 매체 와이어드는 지난 7월 매디슨스퀘어가든이 유명 인사 약 400명에게 위험 등급을 매겨 관리해 왔다고 폭로했다. 구단 운영을 비판한 일부 유명인과 팬들을 감시 대상으로 삼고, 특정 관람객의 경기장 내 동선과 행동을 일일이 추적하며 괴롭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우승 반지 소동에 돌란 구단주가 직접 지시를 내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돌란 구단주의 뒤틀린 리더십 아래 굳어진 구단의 악성 문화가 이번 사태로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뉴욕의 이미지엔 큰 흠집이 났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조차 존중하지 않는 구단이 선수와 코치들에게 헌신과 단결을 요구한들 얼마나 진심 어린 호응을 얻을 수 있을까. 우승 2연패를 선언한 뉴욕이 개막 2연패를 당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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