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전승 통과 팀 3분의 2가 한국시리즈 진출…KIA-삼성 PO 운명, 1차전 1회 보면 보인다?

크리스 페덱(사진=삼성)크리스 페덱(사진=삼성)

[더게이트]

플레이오프 결과, 1차전 1회를 보면 보인다? 경기 초반에 강한 선발투수와 타선을 앞세워 초반에 승부를 보려는 KIA 타이거즈와, 던지면 던질수록 강해지는 선발투수를 앞세운 삼성 라이온즈가 격돌한다. 초반 공방에 따라 1차전은 물론 시리즈 전체의 흐름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삼성과 KIA는 25일 오후 2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6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정규시즌 2위 삼성은 크리스 페덱, 준플레이오프(준PO)를 3연승으로 통과한 KIA는 제임스 네일을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통상 PO에서는 정규시즌 2위 팀이 유리하게 마련이다. 준PO를 거쳐 올라오는 팀은 치열한 승부를 치르느라 주축 투수들을 소모하고 체력까지 방전돼 만신창이인 경우가 많다. 지친 투수들의 공은 푹 쉬고 나온 상대 타자들에게 맞아나가고, 힘 빠진 타자들은 개막전 때처럼 강력한 2위 팀 투수들의 공에 밀린다. 초반에 대등하게 맞서더라도 시리즈가 길어질수록 2위 팀의 체력적 우위가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삼성이 정규시즌 종료 후 12일을 쉬었지만 KIA도 준PO를 일찍 끝내면서 나흘의 휴식을 확보했다. 지난 20일 LG 트윈스와의 준PO 3차전에서 13대 1로 승리해 4, 5차전 없이 빠르게 PO 무대로 올라왔다. 물론 체력적으로는 여전히 삼성이 우위지만 그 차이가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실전 경기 감각에서는 KIA가 유리할 수도 있다.

준PO 전승 팀, 12차례 중 8차례 한국시리즈 진출삼성 킬러 김도영(사진=KIA)삼성 킬러 김도영(사진=KIA)

역대 포스트시즌 결과도 KIA에 희망적이다. 지난해까지 준PO를 전승으로 통과해 PO에 오른 사례는 모두 12차례. 이 가운데 무려 8차례(66.7%)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두 차례고 준우승은 6회를 기록했다. 준PO를 빨리 통과해 체력을 아낀 팀들이 대체로 PO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다.

1990년 삼성은 준PO 2연승에 이어 PO도 3연승으로 통과해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1992년 롯데 자이언츠는 준PO 2연승, PO 3승 2패를 거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2001년 두산 베어스도 준PO 2연승, PO 3승 1패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2003년 SK 와이번스는 준PO 2연승에 이어 PO마저 3연승으로 끝내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20년 두산 역시 준PO 2연승, PO 3승 1패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물론 준PO 전승이 한국시리즈 진출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1994년 한화, 2004년 두산, 2008년 삼성은 준PO를 전승으로 통과하고도 PO에서 탈락했다. 가장 최근인 2023년 NC 다이노스도 준PO를 3연승으로 끝내고 PO에서 먼저 2승을 거뒀지만, KT 위즈에 내리 3경기를 내주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KIA도 이번 준PO를 3경기 만에 끝내면서 주축 선발투수들의 휴식 시간을 충분히 확보했다. 1차전 선발 네일은 지난 17일 LG전에서 7이닝 1실점을 기록한 뒤 7일을 쉬고 다시 등판한다. 2차전 선발이 유력한 애덤 올러 역시 지난 18일 등판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두 투수 모두 평소 루틴보다 긴 휴식을 취하고 PO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반면 삼성 선발 페덱은 지난 9일 SSG 랜더스전에서 구원으로 3이닝을 던진 뒤 16일 만에 실전 마운드에 오른다. 적어도 체력적 면에서 삼성의 이점은 크지 않다고 봐야 한다.

KIA가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울 무기는 경기 초반 공격력이다. 송민구 대구MBC 해설위원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밍밍의 Balltalogy'에 따르면 KIA는 올해 삼성과의 정규시즌 16차례 맞대결에서 총 107점을 뽑았는데, 이 가운데 49점이 경기 시작 후 3이닝 안에 나왔다. 전체 득점의 45.79%가 1~3회에 집중됐다.

이 초반 공격력의 중심에는 강력한 상위 타선이 있다. 후반기인 7월 16일부터 10월 12일까지 KIA 타자들의 득점과 타점을 합산하면 김도영, 해럴드 카스트로, 나성범, 박재현 등 4명이 차지한 비중이 무려 52.7%에 달한다. 김도영을 중심으로 강타자들이 상위 타선에 집중돼 있어 경기 시작부터 대량득점을 노릴 수 있다.

준PO에서도 이런 공격력이 위력을 발휘했다. KIA는 LG와의 1차전에서 5점을 뽑았고, 2차전에서는 1회에만 5득점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3차전에서는 2회 김도영의 만루홈런을 포함해 한 이닝에만 7점을 몰아쳤다. 3경기에서 뽑은 24점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점이 1~3회에 나왔다.

KIA로서는 PO에서도 초반에 삼성 마운드를 두들겨야 한다. 특히 페덱이 경기 감각을 찾고 안정감을 갖추기 전에 점수를 뽑는 게 중요하다. 경기가 진행될 수록 투구내용이 좋아지는 페덱의 특성 때문이다. 페덱의 타순 상대 횟수별 피OPS를 보면 처음 상대할 때 피OPS 0.582, 두 번째 상대할 때 0.641였지만 세 번째 이상 상대할 때는 오히려 0.533으로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투수는 같은 타자를 여러 차례 상대하면 불리하단 게 상식이다. 타자들이 앞선 타석에서 본 공의 궤적과 구종에 익숙해져 공략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덱은 세 번째 대결에서 상대 타자들을 오히려 더 잘 막아냈다. 볼배합을 바꾸고 타자의 노림수를 역이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게 송 위원의 분석이다. KIA가 초반에 페덱을 흔들지 못하면 경기가 진행될수록 불리해질 수 있다.

KIA 선발 네일은 페덱과 정반대의 성향을 보인다. 네일의 타순 상대횟수별 피OPS는 첫 번째 대결에서 0.600, 두 번째 대결에서 0.566이었다. 그러나 세 번째 이상 상대했을 때는 0.779로 급등했다. 강력한 속구와 스위퍼 콤보로 경기 초반엔 상대 타선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지만 타순이 세 바퀴째 돌 무렵부터 애를 먹는 스타일이다.

만약 초반에 강한 네일 상대로 1, 2회에 빠르게 공략해 점수를 뽑아낼 수 있다면 삼성으로선 최상의 시나리오다. 설령 득점하지 못하더라도 끈질기게 승부하며 투구수를 늘리면 이후 돌아오는 타순에서 유리한 조건을 만들 수 있다. 네일 상대 타순 세번째 바퀴가 빨리 돌아오게 하는 게 삼성으로서는 중요한 공략 포인트다.

1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77%7승을 수확한 네일(사진=KIA)7승을 수확한 네일(사진=KIA)

KIA는 초반에 강한 네일이 삼성 타선을 막아주는 동안 강력한 상위 타선을 앞세워 먼저 점수를 뽑는 게 관건이다. 페덱이 안정을 찾기 전에 리드를 확보하면 PO에서도 주도권을 잡고 시리즈를 풀어갈 수 있다. 1, 2차전 중에 한 경기 이상 승리를 챙겨서 광주로 넘어가면 KIA로선 베스트다. 반면 삼성은 KIA의 초반 공세를 막아내는 게 중요하다. 페덱이 초반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길게 버티면, 경기가 진행될수록 유리해질 가능성이 크다.

PO 1차전의 중요성은 역대 기록에서도 확인된다. 5전 3선승제로 열린 역대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경우는 35차례 중 27차례로 77.1%에 달한다. 양 팀의 전력상 시리즈가 4, 5차전까지 장기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지만 그래도 1차전의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는다. 25일 열리는 PO 1차전, 그 중에서도 1회 양팀의 공방을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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