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G 연속 무승-2G 연속 참패인데 감독 향해 박수가...맨유 팬들 "구단 팔고 꺼져라!" 구단주에 분노 폭발

캐릭 감독(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캐릭 감독(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더게이트]

"맨유를 팔고 꺼져라!"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에 구단주 퇴진을 요구하는 성난 함성이 울려 퍼졌다. 팬들은 최근 두 경기에서 7골을 내주며 참패한 선수들에게도 거센 야유를 퍼부었다. 그런데 경질 위기에 몰린 감독에겐 박수가 쏟아지는 아이러니한 장면이 연출됐다. 어떻게 된 곡절일까.

맨유는 26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26~202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본머스와 홈 경기에서 0대 3으로 완패했다. 지난 21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코모 원정에서 1대 4로 참패한 데 이어 또다시 안방에서 무기력하게 박살난 맨유다.

이제 공식전 8경기 연속 무승이다. 맨유는 올 시즌 12경기에서 단 2승에 그쳤고, 리그에서는 1승 4무 3패(승점 7)로 16위까지 추락했다. 강등권과 승점 차는 고작 1점. 1986~1987시즌 이후 40년 만의 최악의 출발이다. 지난 시즌 맨유를 리그 3위로 이끌었던 마이클 캐릭 감독은 경질 위기에 몰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6일 맨유 수뇌부가 캐릭 감독의 경질 여부를 놓고 긴급 논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스카이스포츠 역시 구단 내부에서 감독 교체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후임 감독 선임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했다. 분위기만 봐선 당장 내일이라도 로마노의 SNS에 감독 경질 소식이 올라와도 이상할 게 없는 긴장되는 상황이다.

주장 벤치 앉혔는데 0대 3 참패…캐릭의 마지막 승부수?페르난데스(사진=브루노 페르난데스 SNS)페르난데스(사진=브루노 페르난데스 SNS)

이날 본머스전을 앞두고 캐릭 감독은 팀의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페르난데스가 이번 시즌 EPL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2025년 5월 브렌트퍼드전 이후 약 1년 5개월 만에 리그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

페르난데스는 앞선 코모전 참패 직후 코칭스태프의 전술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논란을 일으켰다. 페르난데스는 "상대를 일대일로 압박하지 않고 뒤쪽에 공간을 남겨둔 것은 코칭스태프의 결정"이라며 감독의 전술적 판단에 의문을 제기했다. 여기에 "우리는 더 이상 과거의 맨유가 아니다"라며 구단이 과거의 영광에 지나치게 매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캐릭 감독은 경기전 페르난데스의 선발 제외가 "순전히 축구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공개 비판에 대한 징계성 조치라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그러나 오비이락 격으로 감독과 주장 사이의 갈등이 불거진 직후 내려진 결정인 만큼 배경과 결과에 현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맨유는 전반 38분 본머스 공격수 하양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저스틴 클라위버르트의 프리킥을 하양이 골로 연결했다. 5분 뒤에는 수비수 레니 요로가 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미끄러졌고, 마커스 태버니어가 추가골을 터뜨렸다.

후반 26분에는 골키퍼 센느 라먼스의 뼈아픈 판단 착오까지 나왔다. 본머스의 긴 패스를 처리하기 위해 골문을 비우고 나왔지만, 에바니우송이 공을 먼저 차지했다. 각도가 좁았지만 에바니우송은 침착하게 슈팅해 빈 골문을 갈랐고 스코어는 0대 3으로 벌어졌다.

캐릭 감독은 이날 경기 끝까지 페르난데스를 투입하지 않았다. 맨유의 공격이 무기력하게 끝나는 동안 주장은 벤치에서 팀의 참패를 지켜봐야 했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페르난데스의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는 점에서 선발 제외 자체는 이해할 수 있지만, 이 결정이 캐릭 감독이 맨유에서 내린 마지막 중요한 결정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감독에게는 박수, 선수들에게는 야유…구단주 향한 분노 폭발캐릭 감독(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캐릭 감독(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예정된 패배를 향해 가는 동안, 홈구장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졌다. 전반에만 2골을 내주자 선수들을 향한 야유가 쏟아졌다. 관중석에는 맨유의 전설 에릭 칸토나, 로이 킨, 브라이언 롭슨의 얼굴과 함께 '기준(Standards)'이라는 글자가 적힌 대형 현수막도 등장했다. 과거 명문 구단의 위상을 지탱했던 선수들과 현재 선수들의 경기력을 대비한 메시지였다.

후반에는 분노의 화살이 구단 수뇌부로 향했다. 맨유 팬들은 글레이저 가문과 공동 구단주 짐 래트클리프를 비난하는 구호를 외쳤다. 축구 디렉터 제이슨 윌콕스를 직접 겨냥한 응원가도 나왔다. "구단을 팔고 떠나라" "팀을 팔고 꺼지라"는 외침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더욱 기묘한 장면은 경기 종료 후 펼쳐졌다. 캐릭 감독이 관중석을 향해 걸어가자 팬들은 현역 시절부터 불러온 응원가를 부르며 박수를 보냈다. 캐릭 감독도 손을 들어 인사하고 가슴에 손을 얹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캐릭 감독이 경기장 통로로 사라지자 뒤따라 나오던 선수들을 향해 거센 야유가 쏟아져 대조를 이뤘다.

이를 두고 디 애슬레틱은 팬들이 감독에게만 모든 책임을 떠넘길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퍼거슨 감독이 2013년 물러난 뒤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 판 할, 주제 모리뉴, 올레 군나르 솔샤르, 에릭 텐하흐, 루벤 아모림 등 다양한 감독들이 팀을 맡았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감독만 계속 바뀌고 근본적인 문제는 해소되지 않는다는 게 팬들의 불만이다.

맨유의 전설 게리 네빌은 "맨유 팬들이 캐릭 응원가를 부르는 것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감독 교체가 임박했다고 내다봤다. 역시 맨유 출신인 애슐리 영은 방송에서 "팬들은 구단의 전설인 캐릭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열심히 뛰지도 않았고, 하나의 팀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경기를 포기한 것처럼 느껴졌다"고 비판했다.

캐릭 감독은 경기 후 "책임은 나에게 있다. 이기든 지든 비기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 몫"이라고 말했다. 팬들의 응원에 대해서는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그런 지지를 받으니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고 털어놨다. 거취에 관한 질문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 평소처럼 일을 계속할 것이다. 나는 이 클럽을 사랑한다"고 답했다.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한 것이 작별의 의미였느냐는 질문에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캐릭 경질 임박…하우·나겔스만 후임 후보 거론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SNS)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SNS)

팬들의 지지나 본인 의사야 어찌됐건 맨유 수뇌부는 감독 교체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구단은 본머스전 이전부터 후임 감독 후보들을 평가해 왔다. 이번 참패로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윌콕스 축구 디렉터와 오마르 베라다 최고경영자(CEO)가 감독 교체 여부를 검토하고, 구단주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수순이다.

유력한 후임 후보는 에디 하우 전 뉴캐슬 유나이티드 감독과 율리안 나겔스만 전 독일 대표팀 감독이다. 하우는 뉴캐슬을 두 차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시켰고, 2025년 카라바오컵 우승으로 구단의 56년간 이어진 주요 대회 무관을 끝냈다. EPL에서 지도력을 입증한 하우를 윌콕스 디렉터가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겔스만 역시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바이에른 뮌헨과 독일 대표팀을 이끌었던 경력이 있으며, 맨유 영입 책임자 크리스토퍼 피벨과도 인연이 있다. 우나이 에메리 애스턴 빌라 감독과 안토니오 콘테 전 나폴리 감독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스카이스포츠는 현재 하우와 나겔스만이 앞서 있다고 전했다.

해리 매과이어는 "우리는 전적으로 캐릭 감독을 지지한다"며 "선수 개개인이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 스스로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며 감독에게 힘을 실었지만 일이 그렇게 흘러갈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맨유는 31일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첼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캐릭 감독이 그때도 맨유 벤치에 앉아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