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이 1년에 132이닝을 던지다니...'투혼의 에이스' 충암고 김지율, 하현승 제치고 고교 최동원상 수상

충암고 에이스 김지율(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충암고 에이스 김지율(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더게이트]

고교 투수가 한 시즌에 132.2이닝을 던졌다. 등판 경기만 29경기, 총투구 수는 무려 1896개다. 최동원이 현역으로 뛰던 1980년대에나 나올 법한 기록이다. 충암고 에이스 김지율이 엄청난 워크로드를 감당하며 팀을 전국대회 2관왕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고교 최동원상'의 주인공이 됐다.

최동원기념사업회(이사장 조우현)는 2일 제9회 대선(大鮮) 고교 최동원상 수상자로 충암고 우완투수 김지율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김지율은 2027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KT 위즈의 3라운드 지명을 받은 예비 프로 선수다.

김지율은 올해 충암고 마운드를 책임지며 29경기에서 132.2이닝을 소화했다. 만약 투구수 제한 규정이 없었다면 180이닝도 던졌을 거란 말이 나올 정도로 팀이 치른 거의 모든 경기에 나와서 공을 던졌다. 17승 2패, 평균자책 2.09에 탈삼진 171개를 기록하며 다승과 탈삼진 등 주요 기록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충암고를 전국대회 2관왕으로 이끌었다.

수상자 선정 과정은 치열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스카우트 40명이 참여한 비공개 투표에서 김지율은 20표를 얻었다. 올해 고교야구 최대어였던 부산고 하현승이 18표로 바짝 추격했지만, 불과 2표 차이로 김지율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쟁쟁한 후보 제친 17승 에이스…스카우트 40명 중 20명 선택지난 황금사자기 대회 김지율(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지난 황금사자기 대회 김지율(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올해 고교 최동원상 후보에는 김지율을 포함해 5명이 이름을 올렸다. 부산고 하현승은 평균자책 0.39,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72를 기록했고 2026 BFA U-18 대표팀 MVP에 올랐다. 광주제일고 박찬민은 6승 무패, 평균자책 1.37을 기록한 뒤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입단했다.

우신고 투수 이정찬은 평균자책 1.07과 탈삼진 92개를 기록했고, 대전고 2학년 좌완 한규민은 7승과 평균자책 1.11로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황금사자기 감투상을 받았다. 한규민과 이정찬은 각각 1표를 얻었다.

고교 최동원상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기록을 기준으로 15경기 이상 등판, 50이닝 이상 투구, 4승 이상, 평균자책 2.60 이하, 탈삼진 55개 이상이라는 후보 자격 기준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 이상 충족한 선수를 대상으로 우수 후보 5~6명을 추린 뒤 투표로 수상자를 결정한다.

수상 소식을 들은 김지율은 “코치님과 감독님께서 많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열심히 했다고 보답받는 기분이라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시즌 따라다닌 혹사 논란에 대해선 “몸 컨디션도 괜찮았고, 감독님께서 계속 물어봐 주셨다. 저도 괜찮았기 때문에 마운드에 올라갔던 것”이라며 “(팀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가 된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동원기념사업회도 김지율이 보여준 책임감을 높이 평가했다. 강진수 사무총장은 “한 시즌을 치르는 고교 선수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엄청난 책임감으로 마운드를 지킨 에이스라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준 것 같다”며 “최동원 선수의 어린 시절과 꼭 닮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강 사무총장은 김지율이 프로에 진출한 뒤에는 보다 체계적인 관리를 받기를 바랐다. 강 사무총장은 “이제는 혹사에 대한 우려 대신 KT 위즈에서 프로선수로 체계적인 관리를 받으며 성장했으면 한다”며 “최동원 선수의 뒤를 잇는 좋은 투수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동원기념사업회는 최동원의 이름을 딴 상이 기록과 성적을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의 야구 주역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고교 최동원상에는 총 1000만원의 상금이 걸려 있다. 후원사 대선주조가 마련한 상금 가운데 수상자인 김지율에게 장학금 500만원, 소속 학교인 충암고에 500만원이 각각 지원된다.

제13회 BNK부산은행 최동원상과 제9회 대선 고교 최동원상 시상식은 오는 11월 11일 오후 2시 부산은행 본점 2층 오션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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