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감독 경력 없는데 괜찮겠어? '703홈런 레전드→역대급 먹튀' 푸홀스, 휴스턴 새 감독 후보 급부상

알버트 푸홀스(사진=MLB.com)알버트 푸홀스(사진=MLB.com)

[더게이트]

메이저리그 통산 703홈런을 때린 전설적인 타자의 빅리그 감독 데뷔를 볼 수 있을까. 앨버트 푸홀스가 현역 시절 지구 라이벌이었던 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새 사령탑 후보로 떠올랐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5일(한국시간) 푸홀스가 휴스턴의 감독 면접을 본다고 보도했다. 면접은 현지시간 5일 휴스턴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2026시즌을 망친 휴스턴은 시즌이 끝난 뒤 조 에스파다 감독과 결별하고 후임자를 찾고 있다.

푸홀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굵직한 이름을 남긴 강타자다. 200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데뷔해 2022년까지 22시즌 동안 703홈런을 터뜨려 역대 홈런 4위에 올라 있다.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세 차례 수상했고, 올스타에도 11차례 선정됐다.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두 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선수 생활 후반부에는 '먹튀'라는 오명을 얻었다. 푸홀스는 2012년을 앞두고 LA 에인절스와 10년 2억4000만달러(348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세인트루이스에서 10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던 타자가 에인절스에서는 단 한 번도 3할을 넘지 못했다. 에인절스 시절 통산 타율은 0.256에 그쳤고, 2021년에는 타율 0.198 부진 끝에 방출됐다. 푸홀스의 계약은 지금도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거액 계약 실패 사례로 꼽힌다.

은퇴 후 지도자 변신…WBC에서 도미니카공화국 지휘푸홀스(사진=MLB.com)푸홀스(사진=MLB.com)

푸홀스는 2022년 은퇴한 뒤 메이저리그 감독을 맡고 싶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다. 지난해 시즌 뒤에는 옛 소속팀 에인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감독 면접을 봤다. 두 팀 모두 푸홀스를 최종 후보까지 검토했지만 에인절스는 커트 스즈키, 샌디에이고는 크레이그 스태먼을 각각 택했다.

메이저리그 감독 경험은 없지만 실전 지도 경력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능프로그램이 아닌 진짜 야구팀 감독을 맡은 경험이 있다. 2024~2025시즌엔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 레오네스 델 에스코히도의 지휘봉을 잡아 첫 시즌부터 우승했다. 이어 2025년 캐리비안시리즈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올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스타 군단 도미니카공화국 대표팀을 이끌었다. 후안 소토 등 메이저리그 스타들이 포진한 도미니카공화국은 준결승까지 올랐지만 미국에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8강전에선 한국야구 대표팀을 7회 콜드게임으로 대파하기도 했다.

푸홀스가 휴스턴 감독 후보로 떠오른 데는 옛 동료와의 인연도 있다. 휴스턴은 최근 세인트루이스 구단 프런트 출신 랜디 플로레스를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좌완투수 출신인 플로레스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푸홀스와 함께 뛰었고, 2006년 세인트루이스의 월드시리즈 우승도 함께 경험했다.

플로레스 단장은 2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과거 세인트루이스 동료들을 감독 후보로 고려할 것인지 질문받았다. 이에 특정 인물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인맥과 경험, 전문성을 활용해 구단을 발전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푸홀스의 면접이 플로레스가 단장으로 부임한 직후 성사된 걸 보면 그 인맥에 푸홀스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휴스턴의 오랜 천적…이제는 사령탑 후보로앨버트 푸홀스 감독(사진=MLB.com)앨버트 푸홀스 감독(사진=MLB.com)

흥미로운 건 휴스턴과 푸홀스의 악연이다. 휴스턴 팬들에게 푸홀스는 오랫동안 악몽 같은 존재였다. 푸홀스가 현역 시절 때린 703홈런 가운데 가장 많은 62개가 휴스턴을 상대로 나왔다. 특히 2005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 홈런은 지금도 휴스턴 팬들 사이에서 최악의 순간 중 하나로 거론된다.

당시 푸홀스는 9회 2사에서 휴스턴 마무리 브래드 리지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비록 휴스턴은 6차전에서 승리하며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이때의 기억이 어찌나 강렬했던지 이후 휴스턴 팬들은 푸홀스가 구장에 올 때마다 격렬한 야유를 보냈다. 한때 가장 미워했던 상대가 이제는 자기 팀 감독이 될 수도 있는 얄궂은 상황이다.

휴스턴은 푸홀스 외에도 여러 후보를 검토하고 있다. 뉴욕 양키스의 브래드 어스머스 벤치코치, 텍사스 레인저스의 루이스 우루에타 벤치코치,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마이너리그의 모건 엔스버그 감독 등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어스머스는 메이저리그 감독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 우루에타 코치는 6일 면접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감독이 되면 전 직장 LA 에인절스와 남아 있는 계약을 해결해야 한다. 푸홀스는 선수 시절 에인절스와 맺은 계약에 따라 은퇴 후 10년간 총 1000만달러(145억원)를 받는 개인 서비스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계약 4년 차로, 휴스턴 감독에 선임되면 이 돈을 다 받기는 어려울 전망. ESPN은 양측이 일정 금액을 정산하고 계약을 끝내는 바이아웃에 합의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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