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공 아니었는데?”…‘승부조작 혐의’ 올스타 마무리 재판에 공 받은 포수 출석, 검찰 주장에 정면 반박

네일러와 클라세(사진=MLB.com)네일러와 클라세(사진=MLB.com)

[더게이트]

검찰은 승부조작이 명백하다고 자신했다. 그런데 문제의 공을 직접 받았던 포수는 '이상한 투구는 없었다'며 승부조작 가능성을 부인했다. 메이저리그(MLB) 올스타 출신 마무리 투수 에마누엘 클라세의 승부조작 재판에서 나온 장면이다.

미국 ESPN은 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투수 클라세와 루이스 오티즈의 승부조작 혐의 재판에서 전 동료 포수 보 네일러가 변호인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재판에서 네일러는 검찰이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투구 영상을 살펴본 뒤 특별히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세는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세 차례 선정되고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구원투수상을 두 차례 받은 정상급 마무리 투수였다. 클라세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17경기에서 투구 18개를 고의로 조작해 던진 혐의를 받는다. 오티즈 역시 2025년 6월 두 차례 투구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선수는 도박꾼들에게 투구 정보를 미리 알려주거나 일부러 볼을 던져 베팅을 도왔다는 혐의로 지난해 11월 기소됐다.

재판 첫날인 4일 검찰 측은 "에마누엘 클라세와 루이스 오티즈는 부정행위를 저지른 선수들"이라고 자신 있게 단언했다. 두 선수가 수탉과 암탉 등을 뜻하는 암호를 사용해 투구 조작을 논의했으며, 베팅 기록과 관련자들의 증언으로 혐의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는 게 검찰 측의 입장이다.

"조작 아냐, 낮고 바깥쪽으로 던진 슬라이더"…공을 받은 포수의 반박엠마누엘 클라세(사진=MLB.com)엠마누엘 클라세(사진=MLB.com)

하지만 클라세와 오티즈의 공을 직접 받았던 포수의 생각은 달랐다. 네일러는 2025년 오티즈가 선발 등판한 16경기 가운데 14경기에서 포수로 호흡을 맞췄다. 클라세가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는 투구 18개 중 7개도 직접 받았다. 현재는 밀워키 브루어스 소속이지만, 문제의 시기에는 두 투수와 같은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5일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네일러는 변호인단이 제시한 투구 영상을 하나씩 확인했다. 네일러의 결론은 검찰의 주장과 전혀 달랐다. 혐의가 제기된 공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빠지는 평범한 슬라이더였으며, 특별히 눈에 띄거나 비정상적인 투구는 없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장면이 지난해 6월 27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이다. 검찰은 오티즈가 3회말 첫 타자 페드로 파헤스를 상대로 의도적으로 볼을 던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시 포수였던 네일러는 해당 공을 "낮게 바깥쪽으로 던진 슬라이더"라고 설명했다. 경기 전 전력분석 자료에서 파헤스가 바깥쪽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내는 경향이 확인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오티즈 측 변호인단은 또 다른 문제의 투구에서도 포수가 사인 전달 장치인 피치컴으로 구종을 요구했고, 오티즈가 고개를 끄덕여 동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투수가 독단적으로 이상한 볼을 던진 게 아니라 포수와 상의한 정상적인 투구였다는 주장이다.

이날 증언에서 네일러는 개별 투구의 결과나 구속에 돈을 거는 베팅 상품이 있다는 사실조차 사건이 알려지기 전까지 몰랐다고 밝혔다. 그는 팀 외부에 경기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는 팀에 대한 배신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클라세나 오티즈가 그런 행동을 했다고 의심한 적은 없다고 증언했다.

"내부정보가 있었기 때문"…엇갈린 법정 증언엠마뉴엘 클라세(사진=MLB.com)엠마뉴엘 클라세(사진=MLB.com)

네일러의 증언과 반대되는 증언도 나왔다. 같은 날 법정에 나온 도박 참가자 에드워드 카나리오는 실제로 클라세의 투구에 관한 정보를 전달받아 베팅했다고 증언했다.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카나리오는 2023년 5월과 6월 공범 루이스 아리스멘디 파카 멘데스로부터 클라세의 투구 정보를 전달받았다고 증언했다. 클라세가 9회 첫 타자에게 던지는 공에 베팅했으며, 상대 타자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카나리오는 클라세의 구속이 94.5마일(약 152.1km/h)보다 느리거나, 볼 또는 몸에 맞는 공이 될 것이라는 데 한 번에 600달러(87만원) 이상을 걸기도 했다. 일부 베팅에 더 많은 돈을 걸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내부정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변호인 측 반대신문에서는 승부조작범이 내부정보를 갖고 있다고 직접 말한 적은 없으며, '확실히 적중할 베팅'이라고 설명했다고 인정했다.

스포츠 베팅업체 드래프트킹스의 특별조사 책임자 조엘 트렐라도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왔다. 트렐라는 2023년부터 관련 계정들에서 수상한 베팅 활동이 확인됐으며, 위치정보 분석 결과 클라세의 집에서 약 160차례의 접속 기록이 확인됐다고 증언했다. 역시 클라세와 오티즈에게 불리한 증언이다.

“5000달러 때문에 그 모든 것을 포기하겠느냐”…변호인단의 반격동료들을 배신한 클라세(사진=MLB.com)동료들을 배신한 클라세(사진=MLB.com)

두 선수의 변호인단은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게 아니라, 도박꾼들이 선수들을 이용한 사건이라고 맞서고 있다. 클라세 측 변호인은 에녹 페냐라는 도박꾼이 클라세에게 접근한 뒤, 실제로는 추측에 불과한 정보를 내부정보인 것처럼 다른 도박꾼들에게 팔았다고 주장했다. 클라세가 커터와 슬라이더를 주로 던지고, 헛스윙을 유도하기 위해 존 밖으로 공을 자주 던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티즈 측 변호인은 선수의 금전적 동기에 의문을 제기했다. 오티즈가 수백만 달러를 벌 수 있는 선수 생명을 걸고 고작 5000달러(725만원)를 받으며 투구를 조작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5000달러 받겠다고 그런 일을 했겠느냐"고 핏대를 세웠다.

클라세 측 변호인 역시 세 차례 올스타에 선정된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이미 수백만 달러를 벌고 있었으며 향후 연봉 인상도 예정돼 있었다는 점을 내세웠다. 검찰이 주장하는 범행 동기가 선수들의 경제적 상황과 맞지 않는다는 논리다. 승부조작 사건 재판은 12월 3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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