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도 제대로 못 하는데…" 옆구리 통증 안고 가을야구 전 경기 출전, 강민호의 눈물겨운 부상 투혼

강민호(사진=삼성)강민호(사진=삼성)

[더게이트]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는 정상적인 스윙을 못 하고 있다. 원래 같으면 방망이를 뒤로 장전한 뒤 하체와 허리, 몸통을 회전하는 힘으로 공을 강하게 때려야 한다. 그런데 강민호는 몸통 회전 없이 팔로만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마치 타격 연습장에서 공을 맞히는 데만 급급한 초보자처럼 힘을 싣지 못하는 스윙이다.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강민호의 타격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상을 감지했을 법하다.

이유가 있다. 강민호는 현재 옆구리 통증을 안고 경기에 나서는 중이다. KIA 타이거즈와 플레이오프를 치를 때부터 시작된 통증이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지면서 정상적인 풀스윙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41세인 베테랑 포수에게는 연일 가을야구를 치르는 것만으로도 힘겨운 일인데, 통증까지 겹쳤으니 여간 고역이 아니다.

그럼에도 강민호는 포스트시즌에서 아직 한 경기도 빠지지 않았다. KIA와 플레이오프 5경기에 이어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1, 2차전까지 7경기 연속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스윙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몸으로 매 경기 쪼그려 앉아 투수들의 공을 받고, 타석에도 나선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4일 한국시리즈 2차전이 끝난 뒤 박 감독은 강민호의 몸 상태에 대해 "지금 스윙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수비에 집중하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팔로만 휘두르는 스윙…한국시리즈 4타수 무안타강민호(사진=삼성)강민호(사진=삼성)

강민호의 몸 상태는 플레이오프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통증 탓에 평소처럼 하체를 이용해 체중을 이동하거나 몸통을 강하게 돌리는 스윙이 어려웠다. 이에 팔로 방망이를 휘둘러 공을 맞히는 데 집중하는 타격으로 버텼다.

그래도 플레이오프에서는 안타가 간간이 나와서 5경기 15타수 4안타, 타율 0.267을 기록했다. 1, 2차전에서는 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3차전에서 첫 안타를 때렸고, 4차전에서는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정상적인 스윙이 불가능한 상태에서도 요령과 관록으로 어떻게든 공을 맞히고 내야 너머로 날려 보냈다.

한국시리즈에 들어와서는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 1차전 1타수 무안타, 2차전 3타수 무안타로 2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강민호의 상태를 파악한 KT 투수들이 변화구 위주로 승부하면서, 방망이에 공을 맞혀도 강한 타구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힘없는 내야 땅볼로 물러나는 장면이 반복됐다.

공격에서는 큰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차전에서 8번 타자였던 강민호는 2차전에서 9번까지 내려갔다. 2차전 9회초 2사 2루에서는 강민호 타석이 되자 대타 김현준으로 교체됐다. 최대한 강민호를 끌고 가려던 삼성 벤치도 승부처에선 다른 타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박 감독은 "앞 타선에서 안타를 쳐야 (강민호에게) 번트라도 시킬 텐데, 앞 타선에서 자꾸 못 나가고 강민호에게 치게 만들고 있어서 그런 부분도 고민"이라고 쓴웃음을 지으며 털어놨다. 정상적인 타격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타석에 세울 수밖에 없는 감독의 고민이 드러난 대목이다.

타격은 어려워도...포수 마스크는 벗을 수 없다강민호와 페덱(사진=삼성)강민호와 페덱(사진=삼성)

삼성이 강민호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할 수 없는 건, 큰 경기에서 실점 방지에 포수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강민호 외에도 김도환과 장승현이 있지만 투수들과 호흡이나 경험 면에서 강민호를 대체하긴 어렵다는 판단이다.

4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강민호는 크리스 페덱과 호흡을 맞춰 KT 타선을 막는 데 힘을 보탰다. 페덱은 10일 사이 세 번째 선발 등판이라는 강행군에도 102구를 던지며 7이닝 8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페덱이 7회까지 버틴 덕분에 삼성은 연장 12회까지 이어진 4시간 21분짜리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박 감독은 강민호가 공을 받거나 던지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타격할 때는 통증이 심하지만 수비는 가능한 상태다. 박 감독은 "본인이 수비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면서 "그래도 강민호가 베테랑 포수이고, 이런 시리즈에서는 경험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수비를 시킬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강민호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코칭스태프에게 강한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박 감독은 강민호를 기용하면서 수비에 집중해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하더라도 백전노장 강민호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투수들을 이끄는 것만으로 충분히 제 몫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강민호 개인적으로도 경기에 나와야 할 이유가 있다. 올해로 프로 데뷔 후 23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가 없는 강민호다. KBO리그 최초로 통산 2500경기 출장을 달성했고 골든글러브도 여러 차례 받았지만 오랫동안 한국시리즈 무대와 인연이 없었다. 2024년 처음 한국시리즈에 출전했으나 KIA에 패하면서 우승 꿈을 이루지 못했다.

올해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다만 41세라는 나이를 생각하면 앞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에 도전할 기회가 얼마나 더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강민호가 아픈 몸을 이끌고 경기에 나서는 이유다.

구자욱도 햄스트링 통증…삼성의 부상 투혼구자욱과 원태인(사진=삼성)구자욱과 원태인(사진=삼성)

삼성에서 부상 투혼을 펼치는 선수는 강민호뿐만이 아니다. 주장 구자욱도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다. 구자욱은 정규시즌 막판 왼쪽 햄스트링을 다쳐 포스트시즌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재활 끝에 가을야구에 합류했지만 아직 정상적인 주루와 수비는 어렵다 보니, 테이핑을 하고 지명타자로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다행히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플레이오프에서 중요한 장면마다 안타를 때렸고,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추격의 투런 홈런을 날렸다. 2차전에서도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다만 달리기가 문제다.

1차전에서는 3루 주자로 있다가 좌익수 뜬공 때 홈에 들어오지 못했다. 2차전 6회초에는 안타로 출루한 뒤 후속 타자들의 연속 안타가 나왔는데도 3루에 멈춰 1사 만루가 됐다. 정상적인 몸 상태였다면 홈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뛰지 못했다. 결국 류지혁이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득점 없이 이닝이 끝났다.

삼성 관계자는 2차전을 앞두고 구자욱의 몸 상태에 대해 "만약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이 걸린 상황이라면 아마 구자욱도 뒤를 돌아보지 않고 전력질주할 거다. 하지만 시리즈 초반인 지금은 그렇게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진만 감독도 "르윈 디아즈와 최형우가 장타를 쳐야 할 것 같다. 이제 라팍에 가니까 자욱이가 베이스러닝을 안 하게 디아즈랑 형우가 홈런을 쳐줬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로 대답했다. 또 "구자욱이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며 "주장으로서, 팀의 리더로서 아픈데도 참고 나가줘서 감독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KIA와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른 뒤 한국시리즈에 올라왔고, 2차전에서는 연장 12회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다. 박 감독은 "아픈 선수들이 있으니까 걱정이다. 강민호도 어느 순간 수비를 못 할 정도가 되면 팀에 큰 마이너스"라며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온 데다 (2차전) 연장까지 가서 체력 문제도 조금 걱정스럽다"고 걱정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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