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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결승전 개최를 둘러싼 스페인과 모로코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더게이트]
"스페인이 결승전을 개최하지 못한다면, 월드컵 개최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
2030 FIFA 월드컵 공동 개최국 사이에 갈등 기류가 심상치 않다. 스페인의 차기 총리 후보가 결승전 개최권을 모로코에 빼앗기면 월드컵 공동 개최에서 아예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아직 스페인 정부의 공식 방침까진 아니지만, 11월 총선을 앞둔 스페인에서 월드컵 결승전 유치 문제가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다.
로이터통신은 7일(한국시간) 스페인 제1야당인 중도우파 국민당(PP)의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대표가 2030 월드컵 결승전 개최권을 모로코에 내주면 스페인의 공동 개최 철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페이호는 오는 29일 총선에서 페드로 산체스 현 총리와 맞붙는 차기 총리 후보 중 한 명이다.
페이호 대표는 스페인 축구 프로그램 '엘 치링기토'에 출연해 "월드컵 결승전은 공정하고 적절하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장소에서 열려야 한다. 바로 스페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스페인이 결승전을 개최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월드컵 개최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집권하면 실제로 공동 개최 철수를 추진하겠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도 "그렇다. 분명히 그렇다"고 못 박았다.
결승전 하나 때문에 월드컵 포기? 스페인·모로코 자존심 대결2030 월드컵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모로코가 공동 개최한다.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해 초대 대회 개최국 우루과이를 비롯해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에서도 각각 한 경기가 열린다. 유럽과 아프리카, 남미 등 3개 대륙 6개국에서 경기가 벌어지는 전례 없는 방식의 대회다.
현재 FIFA의 계획상으론 스페인 11곳, 모로코 6곳, 포르투갈 3곳의 경기장이 쓰일 예정이다. 그러나 대회의 대미를 장식할 결승전 개최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스페인과 모로코가 이 한 경기를 놓고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페이호 대표는 스페인이 결승전을 개최해야 하는 근거로 월드컵 유치 과정을 내세웠다. 처음에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공동 개최를 추진했고, 모로코는 나중에 합류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스페인이 남녀 월드컵의 현 챔피언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페이호는 "스페인은 어떤 스포츠 행사도 성공적으로 개최할 능력을 갖춘 나라"라며 결승전 개최가 당연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물론 모로코도 물러설 생각이 없다. 모로코는 최대 도시 카사블랑카 인근 벤슬리만에 짓고 있는 하산 2세 스타디움을 결승전 개최지 후보로 내세웠다. 완공 후 수용 인원은 무려 11만 5000명에 이를 예정이다. 세계 최대 규모 축구 전용 경기장 가운데 하나에서 월드컵 결승전을 치르겠다는 게 모로코의 구상이다.
스페인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와 FC 바르셀로나의 캄노우가 결승전 개최 후보로 꼽힌다. 베르나베우는 약 8만 3000석 규모이며, 캄노우는 리모델링이 끝나면 약 10만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스페인-모로코 관계 악화, 월드컵 갈등으로 번져결승전 개최권을 둘러싼 갈등에는 최근 나빠진 스페인과 모로코의 외교 관계도 관련이 있다. 지난 7월 30일부터 이틀 동안 모로코와 국경을 맞댄 스페인 자치도시 세우타에 약 7만명의 이민자가 육로와 바다로 몰려들었다. 스페인 정부는 이 과정에서 14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이민자 유입에 사망자까지 나오면서 스페인에서는 정부의 국경 관리 책임을 둘러싼 정치 공방이 벌어졌다.
국민당과 극우정당 복스(Vox)는 산체스 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했다. 산체스 총리도 모로코 당국이 대규모 국경 월경을 막지 못한 이유를 따져 물었다. 이를 빌미로 스페인 정치권에서는 모로코의 월드컵 공동 개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포데모스와 수마르 등 좌파 정당은 모로코의 개최국 제외를 요구했고, 복스는 스페인의 개최권을 우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페이호 대표가 공동 개최 철수까지 거론하며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총선이 29일로 다가오면서 월드컵 결승전 개최 문제가 스페인 선거전의 쟁점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FIFA는 아직 2030 월드컵 결승전 개최지를 확정하지 않았다. 지난 10월 27일에는 11월부터 12월까지 스페인과 포르투갈, 모로코의 개최 후보 도시와 경기장을 실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FIFA 실사단은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카사블랑카를 비롯한 15개 후보 도시를 방문해 경기장 시설과 교통, 숙박 등 개최 여건을 평가한다. 각 경기장에서 몇 경기를 치를지, 어떤 경기를 배정할지도 후보 도시 확정 이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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