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농구 떠나겠다" 4000만 달러 계약했는데 한 경기도 못 뛰고...포르징기스, 활동 중단 선언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

[더게이트]

"내가 사랑하는 농구에서 잠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미 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센터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가 결국 농구를 떠나기로 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건강 문제로 올 시즌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한 끝에 내린 결정이다. 지난여름 구단과 2년 4000만 달러(약 580억원)에 재계약했지만, 몸 상태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선수 생활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7일(한국시간) 포르징기스가 자신의 SNS를 통해 당분간 농구를 떠나 건강 회복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단, 정식 은퇴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 복귀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사실상의 무기한 활동 중단이다.

포르징기스는 입장문에서 "이번 시즌 이 팀과 함께 뛰는 것을 정말 기대했다. 하지만 훈련 강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몸이 기대한 대로 반응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 상태가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어떤 수준에서 뛰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고, 아직 내가 기대하는 경기력을 발휘할 만큼 몸이 올라오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사랑하는 농구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계약 4개월 만에 활동 중단…건강 문제에 발목포르징기스의 입장문(사진=포르징기스 SNS)포르징기스의 입장문(사진=포르징기스 SNS)

포르징기스는 지난 6월 말 골든스테이트와 2년 총액 40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구단은 포르징기스가 건강을 되찾아 간판스타 스테판 커리와 함께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어 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계획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마이크 던리비 주니어 골든스테이트 단장은 지난 9월 28일 포르징기스가 건강 문제로 하와이 훈련 캠프에 참가하지 못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포르징기스는 프리시즌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정규시즌이 시작된 뒤에도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구단은 10월 중순 포르징기스의 무기한 결장을 공식 발표했다. 당시 포르징기스는 던리비 단장, 선수 건강·경기력 담당 부사장 릭 셀레브리니와 면담했다. 구단은 포르징기스가 팀과 함께 지내며 회복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일주일 뒤에는 당분간 팀에도 합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확한 건강 문제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다. 포르징기스는 2025년 기립성 빈맥 증후군(POTS) 진단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앉거나 누워 있다가 일어설 때 심박수가 비정상적으로 빨라지는 질환이다. 다만 이번 활동 중단이 이 질환과 직접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포르징기스는 지난 10월 건강 이상설이 퍼지자 SNS에 "건강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회복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온라인에 떠도는 HIV 감염과 에이즈 발병설에도 직접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활동 중단을 발표하면서 당분간 코트에서 모습을 보기 어렵게 됐다.

포르징기스가 활동을 멈추면서 골든스테이트는 잔여 계약 처리 문제를 떠안게 됐다. 구단은 현재 포르징기스의 이번 시즌 연봉 2000만 달러(약 290억원) 지급을 중단한 상태다. ESPN은 지난 4일 골든스테이트가 포르징기스의 장기 결장을 계약상 의무 불이행으로 판단해 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르징기스와 NBA 선수노조도 지금까지 구단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골든스테이트가 계약을 무효로 만들 계획은 없다. 오히려 이 계약을 활용해 전력 보강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SPN과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골든스테이트는 내년 2월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포르징기스를 다른 구단으로 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연봉 부담을 줄이려는 구단에는 포르징기스의 계약이 쓸모가 있다. 이번 시즌 연봉은 2000만 달러지만, 다음 시즌 보장 금액은 300만 달러(약 43억 5000만원)에 불과하다. 장기 계약을 정리하려는 구단이 포르징기스의 계약을 받아들인 뒤 조기 종료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포르징기스 역시 트레이드 가능성을 받아들이고 있다. 포르징기스는 입장문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최대한 존중을 표하고 싶다. 구단과 함께 모두에게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포르징기스 없이 6연승…커리와 신인의 활약보스턴 셀틱스가 즈루 홀리데이에 이어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까지 트레이드했다(사진=포르징기스 SNS)보스턴 셀틱스가 즈루 홀리데이에 이어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까지 트레이드했다(사진=포르징기스 SNS)

골든스테이트는 포르징기스의 이탈에도 최근 6연승을 달리며 시즌 6승 3패를 기록 중이다. 개막 3연패로 부진하게 출발했지만, 커리와 신인 야셀 렌데보르그를 앞세워 반등에 성공했다.

커리는 시즌 초반 평균 29.9점으로 공격을 이끌고 있다. 렌데보르그도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만큼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포르징기스의 복귀를 기다리던 구단은 이제 트레이드로 당장 쓸 수 있는 센터를 데려오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3점슛 쏘는 센터로 한 시대를 풍미한 포르징기스는 2015년 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뉴욕 닉스에 입단했다. 이후 댈러스 매버릭스와 워싱턴 위저즈, 보스턴 셀틱스, 애틀랜타 호크스 등을 거쳤고, 2024년에는 보스턴에서 NBA 우승을 경험했다. 지난 시즌에는 평균 16.7점, 5.2리바운드, 2.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포르징기스가 건강을 회복해 다시 코트에 돌아올 수 있을지, 아니면 이번 일시정지가 영원한 종료가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포르징기스는 "언제나 곁에 있어 준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도 감사드린다"는 말로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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